랑이아빠

위의 글에 관하여 포괄적 유증의 경우 적극재산뿐 아니라 소극재산의 상속분까지 유언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게 우리나라의 통설이라는 이의제기가 있었다. 피상속인이 포괄적 유증을 하면, 그 비율에 의해서 공동상속인 간의 상속채무 부담비율 역시 그대로 정해진다는 게 우리나라의 통설이요 다수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 교과서들을 내가 직접 뒤져보았는데, 내가 참조한 거의 대부분의 교과서가 상속채무에 관해서 그 부담비율을 유언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서술하고 있었다(예를 들어 朴東涉, 565면; 金疇洙/金相瑢, 590면; 池元林, 2029면). 만약 이를 피상속인의 의사로 자유로이 지정할 수 있다면 무자력 내지 변제능력이 없는 상속인이 상속채무자로 지정됨으로써 상속채권자를 해할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견해는 포괄적 유증에 의해 수증분에 해당하는 유증자의 권리, 의무가 법률상 당연히 포괄적으로 승계된다고 주장하거나(宋德洙, 1935면; 김재호, 포괄적 유증, 재판자료 제78집, 358면), 상속인이나 다른 포괄적 수유자가 포기한 경우에도 포괄적 수유자가 받은 유증분은 고정되어 있으므로 증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긴 하지만(金亨培/金奎完/金明淑, 1991면), 그 근거가 제시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견해가 과연 다수설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어쨌든 이에 관해서는 추후에 더 깊이 연구를 해볼 생각이다.

Hans

포괄유증에 관해서 판례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것 같구나.

대법원 1980.2.26. 선고 79다2078 판결을 보면 "포괄적 유증이란 적극재산은 물론 소극재산 즉 채무까지도 포괄하는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의 유증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피상속인이 소극재산의 상속분까지 유언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이냐?

그 전부터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경일이 너는 지나치게 독일법이론에만 치중하여 우리나라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를 무시하고 이에 관하여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오류를 계속해서 범하고 있는 것 같다. 네 제자들이 이런 대법원 판례가 있는지도 모르고서 너에게서 친족상속법 수업을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화딱지가 나서 경일이 니가 그래도 법대 교수 맞냐는 질문을 참을 수 없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너의 윗글에 대해서 너에게 직접적으로 충고하지 않고 그 대신 뒤로 너의 흉을 보겠지만, 나는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너에게 충고하는 것이니 부디 경각심을 가져주기 바라겠다.

유자씨

79다2078 대법판례는 포괄적 유증으로 인해 수증인이 적극재산만 상속하는 게 아니라 소극재산도 상속한다는 의미 정도에 불과한 거 아닐까요?

소극재산의 상속분까지 포괄적 유증에 의해 지정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아서요... (제가 틀리게 생각한 건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