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권의 이전에 관하여 학생들의 질문이 워낙 많아서 여기에 한꺼번에 정리해 답변하도록 한다.

선택권행사의 기간(대개의 경우 이행의 준비를 위하여 변제기보다 얼마 전까지의 기한으로 정해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권자가 그 기간 내에 선택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에 그 이유만으로 그 선택권이 상대방에게 바로 이전하지는 않는다. 이때 상대방은 상당기간을 정하여 그 선택권자에게 선택을 최고할 수 있고(예를 들어 파티요리 20인분을 주문하면서 메뉴는 하루 전에 선택하기로 하였는데 채권자가 그 하루 전까지 선택을 하지 않은 경우 채무자는 약속시간 4시간 전까지 선택하라고 채권자에게 최고할 수 있음), 그 최고기간 내에 선택하지 않으면 그때에야 그 선택권은 상대방에게 이전하게 된다(제381조 1항). 선택권행사의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나 채권의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경우(예를 들어 어느 레스토랑과의 계약에서 5인 가족이 A코스요리 또는 B코스요리 가운데 하나를 고르기로 했는데, 언제까지 고를지에 대해서 정하지는 않았으나 식사시간이 정해져 있었던 경우)에는 상대방이 언제든지 최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채권의 기한이 도래한 후에야(예를 들어 약속된 식사시간이 도래한 후에야) 상대방이 상당기간을 정하여 최고할 수 있다(제381조 2항). 일단 선택권자에게 선택권이 부여되었다면, 그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3자에게 선택권이 있을 경우(예를 들어 남편이 죽어 아내가 생명보험금을 일시금 혹은 연금으로 받을 수 있었고 이에 관해 아내가 선택권을 가졌던 경우) 제3자가 선택할 수 없으면(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의 죽음에 따른 충격으로 식물인간이 되어 선택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경우) 그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선택권은 채무자에게 이전한다(제384조 1항). 물론 그 제3자의 대리인이 이에 관해 대리권한을 가진 경우라면, 그 대리인이 선택권을 대신 행사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한편 제3자가 선택할 수 있으면서도 선택하지 않고 있는 경우(예를 들어 남편이 결혼기념선물로 택일하게 한 진주목걸이와 에메랄드목걸이 가운데 하나를 고르지 못하고 몇시간째 아내가 망설이고 있는 경우)에는 채권자나 채무자가 제3자에게 상당기간을 주고 선택을 최고한 다음, 최고기간 내에 제3자가 선택하지 않는 경우 그 선택권을 제3자로부터 빼앗아올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이때 선택권이 제3자로부터 채권자에게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에게로 이전한다는 점이다(제384조 2항). 상당기간을 주고 선택을 최고한 자가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인 경우에도 제3자가 선택을 지체함으로 인해 선택권이 이전되는 대상은 채권자가 아닌 채무자(예를 들어 채권자의 주문에 의해 진주목걸이 혹은 에메랄드목걸이 가운데 하나를 제3자에게 급부제공해야 하는 보석상 매니저)라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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