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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Romer
2007-10-09 18:27:34
2007-10-09 18:27:34
Stanford대학 경제학과 교수인 Paul Romer는
아직 젊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경제성장론 분야에서는 거의
세계 최고의 대가라 할 수 있는 학자이다.그는 1986년에 쓴 유명한 논문 "Increasing Returns and Long-Run Growth"에서, 그때까지의 경제학이론을 지배하던 한계생산성체감의 법칙을 부정하고,
토지와 달리 노동과 자본은 투입량이 늘어날수록 생산성이 더 증대하며,
특히 지식은 축적되면 축적될수록 한계생산성의 증가폭이 더 커져서 확장성이 거의 무한하다는 것,
앞으로의 경제는 이전에 비해 더 적은 노동과 더 적은 토지와 더 적은 자원을 필요로 할 것이고,
그 대신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기술을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성급하게 자본주의의 한계나 저성장시대의 도래를 예견하는 것은 잘못이며,
지식을 기반으로 한 경제성장은 앞으로도 끝이 없으리라는 것,
옛날에는 토지(영토)를 많이 가진 자가 이 세계를 지배했고, 그 다음에는 자본을 많이 가진 자가 이 세계를 좌지우지했지만, 앞으로의 세계에서는 지식을 많이 가진 자가 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재벌가들이 지금까지도 행사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힘을 본다면,
그리고 세계무대에서 (특히 적대적 인수합병에서) 다국적기업과 국제금융자본이 휘두르는 막강한 권력을 본다면,
그리고 오늘날 우리나라 중상류층의 정신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 '부동산불패의 신화'를 본다면,
자본과 토지에 대한 소유가 앞으로 점점 그 중요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없을런지도 모르겠다.
이미 1910년에 Marxist 경제학자 Rudolf Hilferding은
그의 저서 '금융자본론'에서
(나는 이 책을 아예 독일어원서로 갖고 있음)자본의 집적과 집중이 금융자본에 의한 산업자본의 지배를 가져오리라는 것,
제조업자, 노동자들이 아무리 땀 흘려 열심히 일해봤자, 금융(돈놀이)자본이 가만히 앉아서 그 떡고물을 받아먹는 데 조력할 뿐이며,
결국은 대금융자본이 모든 소자본과 소조직과 거기에 달라붙은 사람들을 흡수하여, 심지어는 국가권력까지 장악하게 되리라는 것(국가독점자본주의)을 밝힌 적도 있다.
또한 이러한 대금융자본은 대개 부동산에서의 버블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된 현상이고,
자본주의는 이러한 부동산과 금융분야에서의 버블이 붕괴하는 즉시 몰락의 위기에 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므로,
그러한 점에서 서구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지식 기반의 경제'는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자본주의의 존재의의를 억지로 정당화하기 위한 일종의 환상적 기만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오늘날 자본가계급이 더 이상 옛날과 같은 전횡을 일삼을 수 없고,
특히 지식계급을 더 이상 자기들 마음대로 통제, 조종할 수 없게 된 것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추세라고 생각한다.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인해 대중이 수요로 삼는 지식과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자본가들이 생산지식을, 금융인들이 고객정보를 모두 codify하여 꿍칠 수가 없게 되었고,
정보와 지식을 처리하고 가공하는 비용이 점점 증가하여
기존 경제학의 Arrow-Debreu, Taylor-Lerner의 시스템에 전제조건이 되었던 완전정보가정이 더 이상 유효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토지와 기계설비, 그리고 금전의 상대적 가치는 갈수록 하락하지만, 전문지식과 고급정보와 혁신적 기술의 가치는 갈수록 상승할 수밖에 없는 이 추세.
인간, 특히 잘 교육받거나 리더십 있거나 창의력 있는 인간의 가치가 상승하고,
아무리 땅이 많고 돈이 많고 권력이 많아도 평생 지식을 쌓고 정보를 수집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지 않으면 이 사회의 발전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게 된 이 흐름.
이로 인해 IT산업, 교육산업, 문화산업이 부상하고,
잦은 구조조정과 다운사이징을 통해 기업의 규모 및 자본가들의 영향력은 자꾸 줄어드는 대신,
반관료주의, 반권위주의, 반엄숙주의, 반비밀주의로 무장한 젊은 지식인들과 과학기술자들의 권력은 점점 확대되며,
이러한 지식기반경제의 힘이 낡은 굴뚝산업세력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대금융자본의 힘까지 압도하게 되는 이 추세.
이러한 모든 것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추세를 완전히 무시하고 과거 농경사회, 봉건군주시대에서나 통할 법한 '신분계급불변론' 'Zero-Sum의 법칙' '기득권불패론' '돈, 권력 만능론'이나 떠들어대거나
변증법적 유물론에 기반한 공산주의 혁명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학문적 가치, 인식의 발전가능성, 진리의 존재의의, 인간정신의 위대함을 부정하고, 현재의 세계에 관해 지극히 비뚤어진, 냉소적 분위기를 유포시키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자유주의를 자꾸만 물질적 가치를 최고로 삼는 이념이라 단정지으시며,
물론 과격한 공산주의적 혁명까지는 아니지만 사회주의적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시는 분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자유주의란 물질적 가치를 최고로 추구하는 이념이 아니라,
인간이 도덕적 자기각성을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의 여러 문제에 대한 독자적 판단을 내릴 수 있고, 자기 맹목적 욕망을 스스로도 현명하게 통제하며, 타인 및 사회와의 관계를 자기 스스로의 인식과 행동만으로도 충분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형성할 수 있다는, 확고한 정신적 전제 위에 서있는 이념이다.
만약 이러한 자유주의의 정신적 전제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라면
그 이념은 인간의 이성과 이타심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인간의 이기적 욕망에 대한 불신에만 터잡고 있는 것이고,
인간을 짐승이나 마찬가지인 하등한 존재로 취급하며, 국가권력이나 그와 유사한 집단적 권력을 이용해 다른 인간을 권위적, 폭력적으로 간섭, 억압하고,
'공익'이나 '공공적 가치'를 명분으로 다른 인간의 공적 생활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사생활 영역까지도 비난하고 통제하고 감시하려는 이념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 밑바탕에 다른 사람의 인격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증오와 원한, 시기와 질투, 그리고 부당한 권력욕과 간섭욕을 숨기고 있는 이념이 아닐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일자리 나누기'와 '임금 나누기'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다가 점차 기업의 국유화와 교육의 사회화로 나아가고, 마침내는 주요 생산수단(토지,자본)의 사회화까지 실현하게 되면,
노동자들의 노동은 임노동관계의 질곡으로부터 해방되고, 일하지 않는 사람들, 자본가가 아닌, 일하는 사람들, 노동자가 정치권력을 장악하며, 이로써 경제성장률과 경제적 효율성은 희생되더라도 사회적 공평성과 사회적 안정은 획득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개별적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시장에서의 자율적 거래)을 중앙계획주체의 의사결정(당중앙의 명령)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감수해야 하는 비인간적 관료제의 폐해, 개인공간의 실종, 정치적 의사결정의 비대화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신다는 것일까?
물론 국가와 정치의 영역에 속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대가를 치르지 않은 사람이라도 소비에 배제할 수 없는 재화(non-excludability),
추가로 다른 사람이 소비해도 다른 사람의 소비가능성이 줄어들지 않는 재화(non-rival),
예를 들면 치안서비스, 국방서비스, 빈민구제, 깨끗한 환경 및 사회간접시설 등을 관리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외의 사적 영역에까지 국가의 역할을 계속 확대시켜 개인이 자유롭게 의사결정할 수 있는 여지 자체를 극소화하겠다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비효율 이상의 심각한 정신적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실 수는 없는 것일까?
대선이 가깝다고 하지만,
요즘엔 신문 같은 것도 읽기 싫고, TV 같은 건 더더욱 보기 싫으며, 국가정책이니 정치니 하는 건 아무래도 좋으니까, 그저 혼자 어둠침침한 골방 같은 데서 가끔씩 재미있는 책이나 읽거나 좋은 음악이나 듣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문국현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지도 않고,
권영길이 누구인지 하는 것도 내 관심 밖의 일이다.
그저 내 머리 속에,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
내 주위를 지나가는 풍경 속에
부자연스러운 것,
일그러진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 마음 속에
나 자신조차 회피하려 하는
그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닌지,
그것만이 궁금할 뿐이다.
Wollrab
KNura님께서는 아직도 '자유주의'적 한계를 못 벗어나시는 것 같은데..... 사회주의야말로..... 인민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이념이 아닐까요? 물론 저도 소련이나 북한 같이.... 인간의 기본적 인권을 말살하는 공산주의체제는 싫습니다.... 하지만 일단 모든 인민이 기본적인 생활수요를 보장받고..... 경제적 고민으로부터 벗어나야......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자본주의는 말로만 자유를 보장한다고 할 뿐...... 실제로는 굶어죽을 자유, 빌어먹을 자유, 굽신거릴 자유밖에는...... 보장하지 못합니다.... 독일처럼 사회복지의 틀을 갖추고...... 노조와 사민당, 녹색당을 중심으로.... 노동자의 경영참여, 정치참여를 제도화하는 것만큼..... 노동자의 인격을 존중할 수 있는 방안이 또 있을까요? KNura님은 맨날 자본가, 기득권세력 편드는 말씀만 하시는데...... 현실적으로 송하도인님과..... 다른 점이 대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2007-10-11
06: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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