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해석
2017-02-09 13:14:55

1) 논리해석의 의의 : 논리해석(論理解釋) 또는 체계적 해석(體系的 解釋 Systematische Auslegung)이란 하나의 법조문이 논리적으로 일관된 것처럼, 그리고 법률이 전체적으로 하나의 논리적 체계를 갖춘 것처럼 보이게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같은 법전 안에 있는 법규정이 서로 모순될 경우 둘 간에 원칙과 예외를 정하거나, 하나의 법규정이 다른 하나의 법규정을 뒤덮을 경우 일반과 특수의 관계로 바라보거나, 상호절충하는 등의 방법으로 법문언 간의 충돌이 없게끔 해석하는 것이 그와 같다. 법규범의 목적이나 구체적 타당성까지 고려함이 없이, 순전히 그 법조문이나 법률 내에서 논리적인 도구만을 사용하여 법의 애매한 부분을 해석한다는 점에서 목적론적 해석과 다르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는 해석의 일종이라기보다 법률의 구성원칙Konstruktionsprinzip에 더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다.

2) 논리해석의 예 : 민법 제101조 1항과 2항, 제250조와 제253조, 제374조, 제480조 1항과 제481조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a. 민법 제101조 1항과 2항 : 제101조 2항의 ‘사용대가로 받는 금전 기타의 물건’을 천연과실(天然果實)이 아닌 법정과실(法定果實)로 보는 것이 일종의 논리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제1항의 천연과실이 ‘물건의 용법(用法)에 의하여 수취하는 산출물(産出物)’이라는 문언을 곧이곧대로 해석할 경우, 법정과실 역시 제1항의 천연과실에 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나, 이 경우 제1항의 적용범위가 제2항의 적용범위까지 뒤덮어버려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제2항을 ‘사용대가로 받는 금전 기타의 물건’에 관한 특별규정(特別規定)으로 해석하고, 그 조항의 독립성을 인정하여(특별법우선의 원칙) 법정과실과 천연과실을 분리하는 것이 제101조에 대한, 가장 논리적인 해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b. 민법 제250조와 제253조 : 제250조는 물건이 유실된 경우 그 유실물(遺失物)의 반환청구권 행사기간을 유실한 날로부터 2년 내로 규정한다. 물건이 유실된 후 아직 2년이 경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물건의 소재 및 점유자가 파악되었다면, 그 물건의 소유자는 그 물건의 점유자에 대해서 물건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반면 제253조에서는 유실물공고 이후 6개월 내에 그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않은 경우 유실물 습득자가 유실물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건이 유실된 후 아직 2년이 경과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유실물공고 이후 6개월 내에 그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다면, 유실물 습득자는 유실물 소유자에 대하여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두 규정의 문언만 놓고 보면, 물건이 유실되고 아직 2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유자가 6개월 동안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실물 습득자의 소유권취득을 인정해버린다는 것이니, 이는 얼핏 모순처럼 생각된다. 소유자가 유실물공고 이후 6개월 이내에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다면, 아직 1년 6개월 가량의 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실물반환청구권을 상실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250조에 비해 더 특수한 사안을 다루고 있는 제253조가 제250조에 대한 특별규정으로서 제250조에 우선한다고 해석해버리면, 이러한 모순은 얼마든지 해소될 수 있다. 유실물 습득자가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유실물공고를 하고 6개월을 기다리는 등, 유실물법이 규정한 법정절차가 제대로 준수되었을 경우, 유실물 습득자의 소유권취득을 특별히 인정하여, 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제250조에 기한 반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석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제253조와의 관계를 고려하여 제250조를 논리적으로 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c. 민법 제374조 : 제374조에 보면 “특정물의 인도가 채권의 목적인 때에는 채무자는 그 물건을 인도하기까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하여야 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채무자가 인도를 하려 해도 채권자가 수령하지 않을 경우, 채무자는 자기 과실 없이 그 물건을 계속 보관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채무자가 계속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지가 문제된다. 그렇게 해석할 경우 제401조 “채권자지체 중에는 채무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이 없다”는 규정과 논리적으로 모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특별규정인 제401조를 더 우선시켜 채무자는 굳이 인도까지 하지 않더라도 이행제공할 때까지만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보존하면 된다고 해석하는 게 보통인데, 이는 제374조를 제401조와 모순되지 않게 논리적으로 축소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d. 민법 제460조 : 제460조를 보면 “변제는 채무내용에 좇은 현실제공으로 이를 하여야 한다. 그러나 채권자가 미리 변제받기를 거절하거나 채무의 이행에 채권자의 행위를 요하는 경우에는 변제준비의 완료를 통지하고 그 수령을 최고하면 된다.”는 문언이 나온다. 채무자가 변제제공을 할 때 원칙은 현실제공을 해야 하는 것이지만, 변제에 ‘채권자의 행위’를 요할 경우 구두제공(口頭提供)을 하는 것으로 족하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물건에 관한 계약의 성질상 변제 당시 ‘채권자의 행위’를 전혀 요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의 변제 당시 소극적 수령행위 정도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 채권자의 소극적 수령행위 역시 ‘채권자의 행위’로 보아, 채권자가 소극적 수령행위만 하면 되는 경우에도 채무자는 현실제공 없이 구두제공만 하면 되는지 문제되는데, 만약 그렇게 해석한다면 채권자는 사실상 소극적인 수령행위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추심행위까지 해야 하는 셈이 되어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 맞게 된다. 따라서 이 규정은 채권자가 소극적 수령행위 이외의 적극적인 행위를 해야 하는 경우에 한하여 채무자가 구두제공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보통인데, 이는 개념의 논리 및 법률규정의 체계에 맞게 제460조 단서 ‘채권자의 행위’라는 문구를 축소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 민법 제514조 : 제514조에 보면 “누구든지 증서의 적법한 소지인에 대하여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지인이 취득한 때에 양도인이 권리없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그 단서의 경우 문언만 봐서는 그 주어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을 하기가 어렵다. 양도인이 자기에게 권리 없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때라는 것인지, 소지인이 양도인에게 권리 없음을 알지 못한 때라는 것인지, 양도인이 소지인에게 권리 없음을 알지 못한 때라는 것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따져볼 경우, 본문에서 소지인은 일단 적법한 소지인으로 전제가 된 것이고, 그 상황에서 권리 없음이 다투어지는 자는 양도인일 것이며, 그것을 모를 수 있는 자는 소지인뿐일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 단서규정은 소지인이 그 증서를 취득한 때에 그 증서양도인에게 권리 없음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때를 전제로 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규범의 목적까지 고려할 것 없이 법률규정의 체계와 개념논리만을 고려하여 제514조를 해석한 결과로서, 이것도 일종의 논리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f. 민법 제761조 : 제761조 1항에 보면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부득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배상할 책임이 없다. 그러나 피해자는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그 단서에 나오는 ‘피해자’가 과연 정당방위의 피해자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최초에 피해자일 뻔했던 자로서 그 정당방위를 위해 가해한 자를 말하는 것인지 그 규정만 봐서는 잘 알 수가 없다. 이러한 정당방위의 사안에서 피해는 쌍방이 다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따져볼 경우, 본문에서 정당방위를 한 자에게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이미 규정하였으므로, 단서에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자는 정당방위의 상대방일 수밖에 없고, 손해배상청구권을 갖는 ‘피해자’는 정당방위를 한 자로서 정당방위를 하기 전에 이미 피해를 본 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규범의 목적까지 고려할 것 없이 법률규정의 체계와 개념논리만을 고려하여 제761조를 해석한 결과로, 이것도 일종의 논리해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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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