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론적 해석
2017-02-08 19:38:52

1) 목적론적 해석의 의의 : 목적론적 해석(目的論的 解釋 Teleologische Auslegung)이란 법률규정 본래의 문언대로 해석할 경우 구체적 사안에서 법규범의 목적telos을 실현할 수 없는 때에, 그 법규범의 취지와 목적Sinn und Zweck을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타당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엄격한 문언의 의미를 떠나서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그 종류로서는 확대해석, 축소해석, 유추해석, 반대해석 등을 들 수 있다.

2) 확대해석 : 확대해석(擴大解釋 Extension)이란 법규의 문언을 그 본래의 취지 등을 감안하여 통상 쓰이는 의미보다 더 넓게 해석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민법 제396조, 제537조, 제538조, 제581조, 제999조 등을 해석할 때 목적론적으로 그와 같은 확대해석의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a. 민법 제396조의 확대해석 : 민법 제396조에 보면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라는 문구가 나온다. 여기서 ‘과실(過失)’이란 일반적으로 주의의무위반의 잘못이 있는 것을 말하지만, 그렇게 할 경우 제396조가 규정한 과실상계(過失相計)의 폭이 지나치게 좁아져 규범의 목적이나 구체적 타당성에 반할 염려가 있다. 따라서 교통사고 피해자의 기왕증(旣往症)과 같이 피해자의 과실과 무관한 경우에도, 그 기왕증이 교통사고와 경합하여 손해의 확대라는 결과 발생에 기여한 경우 이를 참작하여 배상액을 적절하게 감액하게 한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입장이다(대판 1994.11.25, 94다1517). 이는 우리 법원이 제396조를 목적론적으로 확대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b. 민법 제537조의 확대해석 : 제537조에 보면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는 것만 불가능할 뿐이고, 상대방이 이행으로 인도한 것을 보유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해석할 경우, 이미 반대급부목적물을 수령한 채무자만 유리하게 되어 규범의 목적에 반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제537조의 본래 취지는 이 경우에 채무자가 급부위험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데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 채무자는 상대방이 이행으로 인도한 것 역시 보유하지 못한다는 쪽으로 확대해석하는 게 보통인데, 이는 제537조가 목적론적으로 확대해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c. 민법 제581조의 확대해석 : 제581조 2항에 보면 “전항의 경우에 매수인은 계약의 해제 또는 손해배상의 청구를 하지 아니하고 하자 없는 물건을 청구할 수 있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하자 없는, 완전한 물건의 청구만 가능할 뿐이고, 하자보수의 청구는 불가능하다고 해석할 경우, 규범목적과 구체적 타당성에 반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물건의 종류나 당사자의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완전한 다른 물건으로 교체하는 것보다 물건의 수리만 해주는 것이 매수인의 이익 또는 사회경제적 이익 측면에서 더 나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 매수인은 매도인에 대하여 하자보수청구도 할 수 있다는 쪽으로 확대해석하는 게 보통인데, 이는 제581조 2항을 목적론적으로 확대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d. 민법 제999조의 확대해석 : 제999조 1항에 보면 “상속권이 참칭상속권자로 인하여 침해된 때에는 상속권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상속권이 없으면서 상속권자인 것처럼 참칭(僭稱)하는 자에 대해서만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을 뿐이고, 본래의 상속권보다 더 많이 상속권을 주장하는 자에 대해서는 상속회복의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해석할 경우,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 경우 상속회복청구권 상대방에 참칭상속권자만이 아니라 표현상속권자, 공동상속권자도 함께 포함시키는 게 보통인데(‘참칭’의 의미를 확대함), 이는 제999조 1항을 목적론적으로 확대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2) 축소해석 : 축소해석(縮小解釋 Reduktion)이란 법규의 문언을 그 본래의 취지 등을 감안하여 통상 쓰이는 의미보다 더 좁게 해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민법 제527조, 제548조, 제762조 등을 해석할 때 이러한 축소해석의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a. 민법 제527조의 축소해석 : 제527조를 보면 “계약의 청약은 이를 철회하지 못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철회하지 못한다’는 게 청약의 도달 이후에는 철회하지 못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청약의 발송시점부터 철회하지 못한다는 것인지 규정만 봐서는 잘 알 수가 없다. 결국 제527조의 규범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 민법 제382조 2항, 제383조 2항, 제452조 2항 등이 모두 상대방의 동의 하에 철회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한다는 점을 고려해보건대, 철회금지규정의 목적은 곧 상대방 보호에 있는 것이므로, 상대방의 보호필요성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청약발송시점에는 철회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제527조의 규정취지에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제527조는 청약이 상대방에게 이미 도달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보통인데, 이는 제527조의 규범목적에 맞게 제527조를 축소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b. 민법 제548조의 축소해석 : 제548조를 보면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 그러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원상회복의 대상이 되는 물건에 관하여 제3자가 채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원상회복청구를 못하게 한다면, 원상회복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지나치게 줄어들 뿐 아니라, 어차피 채권이란 대항력이 없는 게 보통인데, 제3자의 그러한 채권까지 보호해가면서 계약해제의 효과를 제한하는 것은 제548조의 규범취지에 반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여기에 규정된 ‘제3자의 권리’는 제3자의 물권 또는 대항력 있는 채권에 한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보통인데, 이는 제548조의 규범목적에 맞게 제548조의 단서를 축소해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c. 민법 제762조의 축소해석 : 제762조에 보면 “태아는 손해배상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태아(胎兒)’에 ‘사산(死産)한 태아’까지 포함시킬 경우, 태아에 대하여 민법상 일반적 권리능력까지도 인정하는 셈이 되어 태아보호의 범위가 너무 넓어진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여기에 규정된 ‘태아’는 ‘사산하지 않은 태아’에 한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보통인데, 이는 규범 전체의 취지에 맞게 제762조를 축소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3) 유추해석 : 유추해석(類推解釋 argumentum ad analogiam)이란 다른 곳에 규정되어 있는 사항에서 하나의 흐름을 추출하여 그에 따라 그와 비슷한 규정을 똑같이 해석하거나, 어떠한 사안을 직접 규정하고 있는 법규가 없는 경우에,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법규를 일반화함으로써 하나의 원칙규범을 도출하고 이를 그 사안에 적용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독일어로는 이러한 유추해석을 ‘Analogie’라 일컫는다. 예를 들면 민법 제4조, 제200조, 제527조 등을 해석할 때 이러한 유추해석의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a. 민법 제4조에 대한 유추해석 : 제4조를 보면 “사람은 19세로 성년에 이르게 된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19세’가 이른바 ‘세는 나이’인지 아니면 ‘만 나이’인지 규정만 봐서는 잘 알 수가 없다. 만약 ‘세는 나이’로 보면,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내기들이 매년 1월 1일마다 한꺼번에 성년에 이를 것이고, 만약 ‘만 나이’로 보면, 각자의 생일마다 성년에 이르는 등의 실질적 차이가 발생할 것이므로, 이는 해석으로 반드시 확정해야만 할 것이다. 결국 우리 법이 대체로 사람의 나이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그 흐름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 청소년보호법 제2조 1호가 “청소년이란 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우리 민법 제807조, 제1061조 역시 모두 나이를 ‘만 나이’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건대, 이를 유추하여 제4조의 ‘19세’ 역시 ‘만 19세’로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실무의 태도 역시 여기에 일치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보호법 제2조, 민법 제807조, 제1061조 등을 유추하여 민법 제4조를 목적론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b. 민법 제200조의 유추해석 : 제200조를 보면 “점유자가 점유물에 대하여 행사하는 권리는 적법하게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점유라는 공시방법(公示方法)에 대하여 적법추정(適法推定)의 효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제186조를 보면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고 하고 있으므로, 점유로 권리가 공시되는 동산과 달리, 등기(登記)로 권리가 공시되는 부동산에 있어서는 제200조가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동산점유에만 적법추정을 인정하고, 부동산등기에는 적법추정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동산과 부동산 간에 법적 규율의 불균형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200조의 규범목적을 감안하여, 부동산에는 점유 대신에 등기에 적법추정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데, 실제로 우리 법원은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가 경료되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원인과 절차에 있어서 적법하게 경료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판 1995.4.28, 94다23524). 이는 그 규범취지에 따라 부동산등기에 대하여 제200조의 규정을 유추적용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물론 그와 동시에 제200조의 적용범위를 동산점유에만 한정하는 축소해석을 한 것이라 볼 수 있음).

c. 민법 제527조의 유추해석 : 제527조를 보면 “계약의 청약은 이를 철회하지 못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서 ‘계약의 청약’만이 아니라 ‘계약의 승낙’도 철회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계약의 청약과 달리 계약의 승낙은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인지 규정만 봐서는 잘 알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결국 우리 법이 의사표시의 철회가능성 여부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그 흐름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 민법 제382조 2항, 제383조 2항, 제452조 2항, 제543조 2항 등이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의사표시의 철회를 금지하는 것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미루어보건대, 여기서 계약의 청약만이 아니라 계약의 승낙 역시 철회가 금지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제527조는 계약의 승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되는데, 이는 일종의 목적론적 유추해석이라 할 수 있다.

d. 민법 제538조의 확대해석 : 제538조 1항을 보면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도 같다.’는 문언이 나온다. 그런데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만 채무자의 반대급부청구권을 인정할 경우,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채무자의 가벼운 과실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없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고 만다. 그리고 이는 제401조 ‘채권자지체 중에는 채무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이 없다’는 규정과 비교하여, 상당한 불균형을 발생시킨다고 할 수 있다. 제401조에 따를 경우 채권자지체중에 채무자는 자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만 신경 쓰면 되는 반면에, 제538조 1항에 따를 경우 채무자는 채권자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과실조차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제538조 및 제401조의 규정취지에 따라,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채무자는, 자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급부를 이행할 수 없게 된 것이 아닌 한, 채권자에 대하여 반대급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우리나라 통설의 입장이다. 그리고 이는 제538조의 규범목적에 따라 제401조를 여기에 유추하여 제538조 1항의 적용범위를 더 넓힌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반대해석 : 반대해석(反對解釋 argumentum e contrario)이란 어떠한 법률규정의 내용을 반대로 뒤집어서 추론해보거나, 그렇게 규정되어 있는 사항으로 미루어보아 일부러 그 사항만을 규정한 입법자의 의도를 참작한다고 하여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항에의 적용을 부정하는 식의 해석을 말한다. 독일어로는 이러한 유추해석을 ‘Umkehrschluss’라 일컫고, 영어로는 이를 ‘appeal from the contrary’라 일컫는다. 이는 유추해석의 반대개념으로서, 어떤 법률요건에 일정한 법률효과가 결부되어 있을 때, 이 요건과 유사하지 않은 다른 요건에 대해서는 같은 법률효과가 결부될 수 없다는 쪽으로 해석해버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민법 제184조, 제469조, 제496조, 제498조, 제570조 등을 해석할 때 이러한 목적론적 반대해석의 방법이 동원된다고 볼 수 있다.

a. 민법 제184조의 반대해석 : 제184조 1항을 보면 “소멸시효의 이익은 미리 포기하지 못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이를 뒤집어서 해석해보면, 소멸시효의 이익은 소멸시효 완성 이후에야 포기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소멸시효 완성 이전에도 포기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소멸시효 완성 이후에 어떻게 그 이익을 포기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아니한다. 제184조의 규범취지가 시효소멸에 따른 이익발생 이전에 심리적으로 약세에 몰려 있는 채무자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고 전제한다면, 소멸시효 완성 이후에 심리적으로 더 이상 약세에 몰려 있지 않은 채무자를 굳이 보호할 필요는 없을 거라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184조 1항은 목적론적으로 반대해석하여 소멸시효 완성 이후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이 합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b. 민법 제469조의 반대해석 : 제469조 2항을 보면 “이해관계 없는 제3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하지 못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이를 뒤집어서 해석해보면, 이해관계 있는 제3자는 채무자가 반대하더라도 그 채무를 변제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 채무자가 동의할 경우 이해관계 없는 제3자라 하더라도 그 채무를 변제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해관계 없는 제3자나 이해관계 있는 제3자나 제3자이기는 다 마찬가지이므로, 제469조 2항은 이해관계 있는 제3자에게도 유추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아니한다. 제469조 2항이 굳이 ‘이해관계 없는 제3자’로 한정해서 규정한 취지는,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변제로써 자기 이해관계를 보호할 수 있도록 그 여지를 남겨둔 데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469조 2항은 목적론적으로 반대해석하여 이해관계 있는 제3자에게는 적용하지 않는 것이 합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c. 민법 제496조의 반대해석 : 제496조를 보면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이를 뒤집어서 해석해보면, 채무가 과실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상계가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의의 불법행위나 과실의 불법행위나 불법행위이기는 다 마찬가지이므로, 제496조는 과실의 불법행위에도 유추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아니한다. 제496조가 굳이 ‘고의의 불법행위’로 한정해서 규정한 취지는, 보복적 불법행위를 민사적으로 방지하려는 데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496조는 목적론적으로 반대해석하여 과실의 불법행위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이 합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d. 민법 제498조의 반대해석 : 제498조를 보면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은 제3 채무자는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그 명령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이를 뒤집어서 해석해보면, 제3 채무자가 지급금지명령을 받기 전에 채무자에 대해서 취득한 채권으로 상계할 경우, 그 명령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제3 채무자가 지급금지명령을 이미 받은 이상, 설령 그 이전에 채무자에 대해서 취득한 채권이라 하더라도, 채권자 보호를 위해 상계가 금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아니한다. 제496조가 굳이 ‘그 후에 취득한 채권’으로 한정해서 규정한 취지는, 이미 존재하던 채권의 경우 지급금지명령과 상관없이 보호를 해줘야 하는 것으로 판단한 데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496조는 목적론적으로 반대해석하여 지급금지명령 이전에 취득한 채권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이 합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 민법 제570조의 반대해석 : 제570조를 보면 “전조의 경우에 매도인이 그 권리를 취득하여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없는 때에는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매수인이 계약 당시 그 권리가 매도인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안 때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문언이 나온다. 이를 뒤집어서 해석해보면, 권리의 하자에 대해 선의인 매수인은 계약해제권과 손해배상청구권 모두를 행사할 수 있지만, 악의인 매수인은 계약해제권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권리가 매도인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모른 매수인은 매도인에 대해 손해배상도 청구하지 못한다고 해석하거나, 이를 알았던 매수인은 계약해제도 하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아니한다. 제570조의 취지에 비추어보건대, 선의의 매수인은 악의의 매수인보다 더 보호를 받아야 하며, 악의의 매수인이라 하더라도 계약 이후 매도인의 권리조달을 기대했을 수 있으므로, 그에게 최소한 계약해제권은 보장해줘야 마땅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570조는 위와 같이 목적론적으로 반대해석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유추ㆍ확대ㆍ반대해석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 : 일정한 법률규정이 특별규정(特別規定)일 경우, 그 유추ㆍ확대ㆍ반대해석은 허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민법 제580조~제582조는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물건에 하자가 있는 경우 매도인이 6개월 내에 매수인에 대해 일정한 무과실책임을 부담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물건에 하자가 있을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해 일정한 무과실책임을 부담한다고 하여, 물건에 하자가 없을 경우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해 채무불이행책임까지 부담하지 않게 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제580조~제582조는 특별규정에 불과하고, 이러한 특별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에는 제390조의 일반규정이 당연히 적용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물건에 하자가 있을 경우, 매수인이 그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매도인이 매수인에 대해 채무불이행책임까지 부담하지 않게 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매수인이 그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났다 하더라도, 제390조의 일반규정에 따라 매수인이 매도인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을 가리켜 ‘예외법확대해석금지 singularia non sunt extendenda’의 원칙이라고 일컫는다.

* 특별ㆍ예외규정이면서도 확대해석이 허용되는 경우 : 모든 예외규정에 대해 이러한 확대해석금지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설령 특별ㆍ예외규정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그 일반규정보다 민법의 대원칙에 오히려 더 부합하는 규정일 때에는, 그 규정의 유추ㆍ확대ㆍ반대해석도 허용이 된다는 점에 주의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민법 제5조는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함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 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여기서 제5조 단서규정은 제5조 본문규정에 대해 예외의 지위를 갖는 것이 사실이지만, 민법 제5조 본문 자체가 사적 자치의 원칙에 대한 예외임을 감안하면, 제5조 단서는 그 예외의 예외로서, 민법의 대원칙에 오히려 더 부합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제5조 단서에 나오는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 행위’라는 문구는 ‘의무를 부담하는 것보다 더 많은 권리를 얻는 행위’ 또는 ‘의무를 부담하는 만큼 권리도 얻는 행위’로까지 확대해석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Rüthers/Fischer/Birk, Rechtstheorie mit juristischer Methodenlehre, 9. Aufl., 2016, Rn. 904).

5) 목적론적 해석의 한계 : 구체적 타당성과 법규범의 목적을 실현하겠다는 명목 하에 지나치게 목적론적으로만 법률을 해석해버릴 경우, 일반인들은 더 이상 법률규정을 주목하지 않고 법률가들이 이 규정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만 눈여겨보려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법률의 문언이 일반적인 어의(語義)나 상식적 언어감각과는 다르게 해석되는 일이 잦아지면, 법률가들은 어느새 ‘국민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말을 구사하면서 그들만의 좁은 세계에 갇혀 사는 권력 언저리의 종사자’ 정도로 취급받게 되고, 법률언어와 일반언어, 법률가들과 일반인들 간의 괴리는 극복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벌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목적론적 해석은 물론 오늘날 해석에 있어서 가위 왕좌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이 역시도 ‘가능한 문언의 의미’를 벗어나서 행해져서는 아니 됨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목적론적 해석이 너무 자주 행해지지 않도록, 우리 법률을 가급적 명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 역시 함께 강조되어야만 할 것이다.

* 목적론적 해석에 관한 판례 : 참고로 우리 법원은 목적론적 해석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나아가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그 제ㆍ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ㆍ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大判 2013.1.17, 2011다8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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