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장직은 초대 소장인 에른스트 라벨 이후로 나찌시기에는 에른스트 하이만이 그 자리를 지켰고, 나찌 이후에는 역시 유명한 비교법학자인 한스 될레가 1963년까지 연구소를 이끌어갔다. 1963년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비교법학자 쯔바이거트가 소장직을 물려받았으며, 1979년부터는 쯔바이거트의 후계자 쾻츠를 중심으로, 메스트마커와 드로브니히가 공동으로 소장직을 맡았다. 현재 메스트마커의 자리는 홉트가, 드로브니히의 자리는 바제도프가 물려받았지만, 연구소의 중심인물은 여전히 하인 쾻츠라고 할 수 있다.

연구소는 23명의 연구조교와 36명의 행정조교에 의해 움직여지고 있다. 연구소의 핵심인 비교사법도서관은 전세계의 민법관련 서적 35만여권을 소장하고 있고, 그 장서는 매년 만권 이상씩이 늘어나고 있다. 그 밖에도 연구소는 매년 2,000여종의 정기간행물을 전세계에서 구입하고 있다. 얼핏 보아서는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지만, 특히 유럽과 미국의 민법관련 서적은 모두 망라되어 있고, 아주 체계적으로 분류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느껴야 한다. 원칙적으로 도서의 대출이 불가능한 이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 독일은 물론 전세계에서 매년 1,600명의 민법학자가 이 연구소를 찾고 있다.

연구소의 상징적 인물인 하인 쾻츠가 사실상 은퇴한 것이나 다름 없다면, 이 연구소 분위기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울리히 마그누스 교수(비교사법 세미나 관리장)와 페터 베렌스 교수(비교사법 세미나 부관리장)이다. 마그누스 교수는 원래 하이델베르그 대학교에서 연구조교생활을 하고 그곳에서 박사학위까지 마친 사람이지만('독일 영국 불란서법에 있어서의 제3자 과실'), 1973년에 쯔바이거트 소장에게 발탁되어 함부르크로 옮겨와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었으며, 1983년에 교수자격논문을 쓰고 이후 16년 동안을 함부르크대학 민법교수로 일하고 있는 독일 민법학계의 중진이다. 이전에도 저서를 많이 발표했지만, 독일전역에 그 이름이 알려진 것은 1994년 슈타우딩어주석서의 일부로서 UN매매법에 관한 책을 쓴 이후이고, 그 바로 다음해인 1995년엔 한자동맹 고등법원 판사로 임용되었다.

마그누스 교수와 함께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페터 베렌스 교수는 박사논문과 교수자격논문을 모두 함부르크에서 쓴 정통 함부르크맨이며, 마그누스 교수보다도 다섯살이 더 많지만, 교수가 된 것은 마그누스 교수보다 1년 늦은 1984년이었다. 연구중점은 회사법과 공정거래법의 비교법적 연구 및 유럽법에 있으며, 1986년부터 2년간은 미국 미시간 로스쿨에 객원교수로 있었다. 역시 라벨에서 쾻츠로 이어지는 독일 비교사법 연구의 맥을 잇는 학자라고 할 수 있다.

1999.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