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유효투표 기준에도 못 미치는 투표율로 개표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채 마감되었다고 한다. 이로써 서울시장 재선거가 실시되고,보수-진보진영 간의 정치지형이 개편되는 정치적 대격변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솔직히 어린 시절 학교에서 친구들 간에 도시락반찬때문에 생겨나던 위화감, 결식아동들의 모습 등을 많이 봐왔던 나는 무상급식 자체에 찬성이긴 했다. 하지만 오늘날 21세기의 초중등 교육현장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지를 못하는 터라, 과연 지금 시대에 초등학교 학생들 전원에 대해 전면적인 무상급식이 그렇게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닥 확신이 없었다. 또 이러한 무상급식이 그렇게나 대한민국 전체의 재정파탄을 불러오게 될 정도로 돈이 그렇게 많이 드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었다. 게다가 자세히 공부를 해보니, 서울시안과 서울시의회조례안 간의 차이 자체도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엔 그냥 투표를 하지 않아버렸는데, 의외로 결과가 투표무효로 끝나는 걸 보고나니까, 이렇게 시민들의 호응도 별로 없이 행정비용과 시간, 그리고 노력만 많이 들어갈 주민투표를 굳이 입안 추진해서 여러 사람 귀찮게 한 그 분에 대해 짜증이 확 솟구치기 시작하였다.
이번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추진하신 그 분께서는 아마도 오늘날 정치인들이 "재정적 여건이나 후손의 고통을 고려치 않은 채 무상복지의 유혹에 포섭돼 대중의 표를 구걸하고 있다"는 어마어마한 생각을 가지셨던 것 같고, 그 결과 "대한민국을 망국적 포퓰리즘의 늪으로부터 건져 올려야 한다"는 대단한 사명감에 사로잡히셨던 것 같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생각을 하셨다면, 본인부터 서울시의 재정을 건실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먼저 기울였어야 대중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한강르네상스', '디자인서울' 등등 거대규모의 '눈에 띄는 과시형 사업'에 치중하며 각종 초대형 토건사업과 겉치레사업의 비용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계시던 분이 갑자기 "학생들에게 점심값을 주는 것은 망국적 포퓰리즘이며 재정파탄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을 해대면서 고비용 저효율의 주민투표를 추진하면 그 진정성을 시민들이 많이들 인정해주었겠나 말이다. 차라리 '무상급식은 절대반대'라고 주장하면 화끈한 맛이라도 있지, "무상급식을 하긴 하되 50%만 하자"고 주장하면서 번거롭게도 '주민투표'씩이나 해달라고 졸라댄다면, 바쁜 시민들이 이에 대해 어디 고운 시선을 보냈겠는가?
뒷북이긴 하지만, 이번에 주민투표싸움에서 패배하여 시장직을 내놓게 되신 그 분께서는 바로 전임자인 이모씨를 벤치마킹한 것부터가 패착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화끈하고 눈에 확 띄는 것을 플랭카드에 걸어붙여 보여주고서 불도저처럼 밀어붙여 사람들의 인기를 모아 대권까지 도전한다는 그 시나리오는 이미 그 분 한 사람만으로도 족한 것이었고, 최근에는 그 약발도 다 한 것이 아니었을까? 무성의하게도 전임자의 성공방정식을 그대로 답습하려 하다가 '2mb 다운그레이드 버젼'이라는 평가만 받았는데, 그보다는 차라리 그 전전임자인 고모씨를 벤치마킹했으면 대권도전에도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임기 내내 특별히 화려한 청사진을 그려보이지도 않았고, 정치적인 쇼맨십을 과시하거나 잡음을 불러일으키지도 않았으며, 조용하고 묵묵히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행정에 몰두하여 조금씩 조금씩 서울을 더 나은 모습으로 바꿔나간 뒤 소리 없이 물러났던 그 고모씨 말이다.
만약에 현재의 서울시장이 조금이라도 더 '정치'보다 '행정'에 치중했다면, 그래서 야당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의 일방적인 독주와 서울시교육청장의 거듭된 무리수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협상력과 차분한 인내력을 견지하며 원만하고도 노련하게 시정을 이끌었다면, 지금과 같은 참담한 파국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막판에는 본인의 쿨한 이미지까지 희생하면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보여주셨는데, 그렇게까지 하고서도 시민 대부분의 외면을 당하고 말았으니 더욱 꼴이 우습게 되었다.
어쨌든 한 스타정치인의 왕자병과 별반 소질도 없어보이는 승부사적 주사위질로 인하여 우리나라 수도 서울특별시의 행정연속성에는 중대한 손상이 가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분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이른바 '복지포퓰리즘'은 이 땅에서 더욱 더 기승을 부리게 되고 말았으니, 정말이지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사진출처 : http://file2.nocutnews.co.kr/newsroom/image/2011/08/22105655578_60200010.jpg
정치자금법을 개정해서 우리나라의 정치풍토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기도 했고, 이번의 주민투표를 통해서 결과적으로 복지의 확대에 공헌하기도 했다. 외모뿐만 아니라 인격과 품성, 그리고 법률가로서의 가치관에 있어서도 보기 드물게 훌륭한 분이셨는데, 2000년도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신 뒤부터 정치적 방향성과 세계관이 좀 이상해지신 게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이번에 멋진 패장역할을 기꺼이 맡아서 해주심으로써 우리 진보진영에 결과적으로 큰 도움을 주셨다고 볼 수도 있다. 나는 이번 주민투표가 결코 오세훈 서울시장의 쇼맨십이라거나 무리수라거나 패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세훈 서울시장께서 순리에 따라서 현명하게 판단하고 추진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오세훈 시장은 그 방향을 거꾸로 잡긴 했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그 방향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이번 주민투표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투표였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우리나라 정치권이 '전면적 복지'를 회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경일이 너처럼 투표결과를 놓고서 어느 한 개인을 바보로 만들고 조롱하는 데 헛힘을 쓸 것이 아니다. 이 투표결과를 통해 드러난 시대정신에 주목을 해야 할 것이다. 그 시대정신은 바로 '복지의 전면화'이다.
무상급식뿐만 아니라 무상보육, 무상교육, 무상의료까지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실현해나가서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복지국가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에 명백히 규정되어 있는 '사회국가원리'와 '사회적 기본권'이 비로소 햇빛을 보게끔,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계속해서 보수 자유주의 진영과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건축계 내에서도 보수적인 인맥이 있고 진보적인 인맥이 있다는 건 상식이죠. 노통시절에도 건축계 일각에서 노무현의 신도시 난개발이나 행정수도 건설에는 침묵하면서 유독 mb의 청계천 재개발에 대해서만 비판의 소리를 드높이던 사람들이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의 결론으로는 mb가 서울시장이던 시절에 벌인 청계천 복원사업은 굉장히 나이스한 정책이고 사업이었다는 것을 진보진영에서도 대개는 인정하고 있죠.
건축가들이 한국의 관광수요나 정치적 고려 같은 다른 복잡한 것까지 모두 통달할 수도 없는 건데, 일부 건축가들이 좀 반대했다는 것 가지고 오세훈 시장의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서울사업 모두를 무조건 잘못됐다고 비판하려 하신다는 것은 정말 어이없네요.
저는 정치적으로 오세훈과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오세훈의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서울이 그렇게 잘못된 것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오세훈에 대한 각종 마타도어 가운데 틀린 것도 굉장히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네요. 다만 오세훈은 '복지'라고 하는 시대적 대세의 흐름을 읽지 못했던 것일 뿐...
이 홈페이지의 주인장이 얼마나 수준 낮은 인간인지는 제가 이미 누차 지적을 한 바가 있지만, 이번 글을 읽어보니까 정말로 이 홈페이지의 주인장은 기본부터가 전혀 안 돼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마도 극단적 신자유주의의 입장에서 "옛날과 달리 지금 21세기의 대한민국에는 무상급식이 절대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고, 그러면서도 귀차니즘과 웰빙기질때문에 전면에 나서지는 못하고 "에이, 오세훈 당신이 어쨌든 시장이니까 재주껏 술수를 부려서 우리 보수기득권을 위해 무상급식을 막아봐~~" 했던 것 같은데,
실제로 주민투표 결과가 오세훈 승리로 나왔으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오세훈 찬가를 불렀을 사람이,
반대로 오세훈 패배로 결과가 나오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오세훈의 전략적 실수에 대해 온갖 비난과 독설을 퍼부어대고 있네요. 오세훈보다도 더 비겁하고 교활한 인간 같으니라고...
투표장에 나가거나 다른 이들의 투표를 독려할 만큼의 부지런함도, 투표 자체에 대해 반대운동을 벌일 만한 용기도, 미리 이러한 결과를 예견하고 서울시의 재정낭비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만큼의 혜안도 전혀 없었던 인간이,
모든 게 다 결판 나고 완전 파장인 이 마당에, 무슨 발언의 자격이 있다고 이런 글을 다 쓰나? 이런다고 우리 진보진영에서 주인장 같은 꼴통 자유주의자 출신을 예쁘다고 받아줄 줄 알았나?
아마도 주인장은 오세훈보다는 자기가 더 낫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오세훈은 비록 지금 또라이가 다 되긴 했어도, 그나마 한나라당 공천 받기 전까지는 환경운동도 열심히 하고, 시민단체활동도 열심히 하고, 나름대로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해본 경력이라도 있는 사람인데,
이 홈페이지 주인장은 그런 오세훈의 발가락 끝에도 못 미치는 진퉁 보수기득권 웰빙뚱돼지인 주제에, 무슨 정치적 발언을... 그것도 뒷북으로 한다는 것인지 그 자체가 정말이지 가당치도 않음. 우리 진보진영 입장에서는 오세훈보다도 더 코미디 같은 인간... ㅋㅋ
만약 극우꼴통 조갑제 할아버지가 여기 주인장 같은 인간을 아셨다면, "너같은 뺀질이 넘때문에 우리 한나라당이 투표에서 패한 거야~!!"하면서 주인장의 아가리를 다 찢어놓았을 듯? ㅋㅋㅋ
하여튼간에 홍준표의 '사실상' 시리즈도 그렇고, 아마도 이번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뒤로 한나라당과 강남의 보수기득권인사들 전체가 이 홈페이지 주인장과 비슷하게 패닉상태에 빠져서 다들 헛소리만 남발하고 있는 듯?
(그러고보니 홍준표, 오세훈, 그리고 여기 주인장 모두... 대한민국 마초 돌대가리 B급 법률가들의 요람인 고대법대 출신들이네? ㅋㅋ)
그리고 내가 알기로 청계천 복원을 반대한 건축계 인물은 거의 없다시피 한 걸로 알고... MB식 방법에는 반대한 사람 많았음. 결국 반대는 "방법"에 대한 문제였지 "결과"에 대한 반대는 아니었으니, 결과가 나온 마당에 방법이 틀렸다고 결과까지 부정하는 건 좀 우습지 않나. 그걸 MB의 청계천 복원을 이제는 인정받았다고 해버리면 좀 뭐랄까, 발뒤꿈치가 간질간질하지.
정말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서울이 정치적 고려나(오시장 개인의 정치적 고려라면 뭐 틀린 말도 아니지만... 그런 의미로 쓴 건 아닌 거 같고) 관광수요 등으로 튀어나온 물건이면 차라리 이해라도 가겠는데... 전혀 상관없다는 거. 서울시에서 발표한 한강르네상스의 첫번째 목표가 "한강 본래의 모습 회복"인데 그 실행과제가 "활력 넘치는 워터프런트 타운 조성"이라면 이게 뭔가 앞뒤가 안맞는 거 같지 않음? (하나의 예일 뿐이고 이런 거 수두룩함) 디자인서울이라는데 서울의 디자인컨셉은 뭐라고 서울시에서 공식/비공식적으로 밝힌 적이나 있음? 결국 개발업자들에게 서울시 개발 명분을 쌓아주는 거밖에 안되는 허울 좋은 정책임.(개발업자들 중 오세훈에게 들러붙어서 지금 서울시에서 한 자리 하고 있는 사람을 꽤 알고있음. 그 사람들 머리에서 나왔겠지) 오세훈은 "복지"까지 갈 것도 없이 "개발"이라는 측면에서부터 헛짓거리 무진장 하고 있음. 그것도 환경운동하던 인권변호사 출신이. 욕을 안 먹을 수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