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가제도가 보호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법원은 최근 인가받지 않은 지역을 경유하여 버스를 운행한 사업자의 경쟁사업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하여, 위법성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인가제도에는 과당경쟁을 방지하여 기존 사업자의 사익을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고, 그 사업상 이익은 일정한 배타성과 공시성을 가지므로 불법행위법상 보호법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4다321591 판결).

그런데 인가제도가 과당경쟁을 방지한다는 것과 기존 사업자의 수익을 민사적으로 보호한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인지 의문이다. 과당경쟁의 억제는 안정적인 운송공급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 과당경쟁의 억제가 사업자의 수익성 역시 고려하는 것이더라도, 기본적으로 공익을 위한 고려인지 아니면 개별 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인지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공익을 위해 경쟁을 제한한 결과 생긴 경제적 이점을, 어느 근거에서 기존 사업자에게 민사적으로 보호되는 이익으로 귀속시킬 수 있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독일에서도 기존 운송사업자의 보호를 인정한다. 독일연방행정법원은 여객운송법의 관련 조항이 기존 운송서비스와 사업자도 보호한다고 보아 경쟁자의 인가를 다툴 지위를 인정하였다(BVerwG, 24. 6. 2010 – 3 C 14.09). 따라서 인가제도의 사익 보호 목적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민사상 손해배상에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독일 연방대법원은 민법 제823조 제2항의 보호법규성을 판단하면서, 법규 준수의 반사적 결과로 개인이 이익을 얻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개인 보호가 그 규범의 목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아가 개별 손해배상청구권의 인정이 책임법의 전체 체계에서도 타당한지를 살핀다(BGH, 13. 3. 2018 – II ZR 158/16, Rn. 14).

행정청에 적법한 인가행정을 요구할 지위와 경쟁자로 인해 상실한 영업이익의 배상을 요구할 지위는 구별되어야 한다. 진입이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나 인가 보유자를 알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간격이 모두 메워지는 것은 아니다.

미인가 운행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행정상 금지의 위반이 왜 기존 사업자에 대한 배상의무로 이어지는지, 그 사이를 연결하는 설명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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