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은 투쟁이다.


언젠가 그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인간의 삶은 투쟁을 겪지 않고서 전진한 적이 없다는 글말이다. 하긴 등 따시고 편안하게 남이야 어떻게 살건 말건 자기 혼자 즐기면서 잔잔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다가는 인간이 점차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힘들게 싸우면서 어려운 고비를 수없이 많이 넘어온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후 수년간 평화롭게 살다보면 자기가 공짜로 거기까지 올라온 것인지, 아니면 자기 스스로 싸우면서 거기까지 힘겹게 올라온 것인지, 모든 걸 금방 잊어버리며, 예전에 가졌던 호랑이의 눈빛을 잃어버리게 마련일 것이다.

사람이 누구 도움 없이 맨땅에 헤딩하며 자기 힘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란 실로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가 갖고 있는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나 인맥의 힘으로 모든 비난과 질시를 간단히 뭉개버리면서 누군가가 이미 닦아놓은 안락하고 쉬운 포장도로를 따라 평화롭게 보호받으며 일직선으로 성장하는 것은 진정으로 독립된 성장이나 발전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의 자식이면 인간의 자식답게 살아야 한다. 남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인간 대 인간으로, 견장 떼고 맞받아치면서 나아가는 것만이 오로지 인간의 자식으로서 진정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물질의 힘으로, 완장의 힘으로 나아가는 것은 진정한 나아감이 아니다.

나는 인간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싫다. 전략전술 좋아 하고, 앞과 뒤에서 하는 이야기 다르고, 뻔히 아는 것도 모른다고 잡아떼면서 자기가 만든 동아리 내에서 비밀 만들기 좋아 하고, 온갖 아부와 칭찬으로 이 사람 저 사람과 끈끈한 동맹관계를 형성하면서, 그렇게 만들어진 인간관계의 힘으로 누군가의 뒤통수를 치면서 승리를 거두는 그런 사람들이 싫고, 그런 사람들은 결코 성장도 발전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이유는, 직접 부딪쳐 깨져가면서 하나 하나 확실한 자기 것으로 만들기보다는, 전략전술을 써서 집단 다구리로 포위한 다음에 손쉽게 밀쳐내는 식으로 자기 힘을 형성할 생각만 한다는 데 있다. 적당히 제휴하고 적당히 인상 좋은 사람으로 행세하면서 밀어주고 하다가, 갑작스럽게 안면 바꿔 칼끝을 들이밀고 그 한방으로 단번에 자기 우위를 확보하려 하고 자기 목적을 이루려 하는데, 그렇게 은인자중 와신상담만 하고 살아서는 결코 좋은 세상이 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승리하고 성공한다 해도, 어느덧 자기 정체성이 변질돼버린 뒤이므로, 그러한 승리나 성공은 무의미한 것이다.

기독교도들이 흔히 말하는 식으로 말하자면, 얍삽한 바리새인 식으로 살 것이 아니라 바보 예수가 살아가는 식으로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듯이 또박또박 사는 삶이 진짜 삶이고, 완전한 삶이고, 진정한 성장이고, 진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혹독하게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돌팔매질을 교묘히 피해가면서, 좋은 소리로 다독이는 말만 듣고 우아하게 살아가다 보면 내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겠는가? 저 배부른 상류층 인사들이 연회장에서 껄껄거리면서 '우리가 남이가' '너도 최고고 나도 최고다'하며 덕담을 나누고 자화자찬하는 걸 따라서 그와 같은 식으로 이른바 '인품' 있고 '덕망' 있게 학문을 하다보면 어디 학문발전이 이루어지겠는가?

그러다 보면 남의 연애는 항상 스캔들일 수밖에 없고 우리의 연애는 항상 로맨스일 수밖에 없으며, 어떻게 된 게 떡고물은 항상 우리 손에만 묻고, 남들 손에는 이상하게도 묻지 않더라는 식의 결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게 정말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삶이라고 생각하는가?

최근에 내 홈페이지에 독한 말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지만, 나는 이런 현상이 결코 나쁜 것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해서라도 일반인들이 법에 관해 관심을 갖고 토론을 하고 논쟁을 하다보면, 우리 법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길이 더욱 넓어지게 될 것이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논의의 마당에 끼어들 수 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아무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게 말이다.

이 공간은 내가 주인이니 내가 소수파로 몰리는 것이 차라리 더 낫다. 내가 다수파의 주인이 되어 손님들로부터 떠받들리게 되면 그게 더 나에겐 안 좋은 것이다.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주제를 골라 여러 사람들의 호감을 살만한, 스위트하고도 스마트한 논리를 발굴하고, 이를 맛깔스럽게 펼쳐 박수를 받는 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짓이다. 그런데 내가 그런 짓하자고 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만약 그런 목적으로 이 홈페이지를 운영하려 했다면, 나는 인생을 쉽게 살려 했던 사람이 될 것이고,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홈페이지를 운영하려 한다면, 나는 말 그대로 시세에 편승하는 사람, 기회주의적인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

이 홈페이지의 단골고객을 부단히 확보해서 친목질 열심히 해대고, 회원들 끼리끼리 내부로 영차영차 단결해서, 그 동아리에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배제하고 동아리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뒤에서 욕하고, 이런 식으로 홈페이지 운영할 거면 차라리 이 따위 홈페이지 집어치우는 게 낫다. 그러니까 나는 앞으로도 이 홈페이지에 각종 오물들을 다 받아들이면서 꿋꿋하게 나아갈 것이다. 어차피 지금까지 내가 내 인생에서 기어올라온 길도 그랬다. 깨끗하고 쾌적한 하늘 위 구름 너머로 날개 달고 우아하게 날아서 순탄하게 올라온 길이 아니었다.

대중들이 모두 피눈물을 삼키고 아파하고 분노하니, 나도 피눈물을 삼키고 아파하고 분노하며 살아가는 게 맞다. 그렇게 살아가는 게 진짜 삶이다. 환상 속의 가짜 삶을 향하여 달아나고 도피하며 살기엔, 우리의 인생이 너무 짧다. 이 홈페이지는 다른 사람들이 고통받고 살아가는 모습, 그 찢어지고 깨어진 모습 그대로를 반영하면서 굴러가도록 해야 한다. 그런 게 바로 인터넷(inter-net) 홈페이지이며, 그런 게 바로 진정한 나의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댓글 17

Sondergänger
Sondergänger
멋있는 참을성이시네요. 그 전부터 주인장님 글을 읽어오면서 굉장히 성격이 싸움을 싫어하시고 온순하신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음 속으로는 의외로, 상당한 오기를 품고 사셨던 분인가 봅니다.

하지만 주인장님의 이번 글을 읽어봐도, 솔직히 주인장님은 결코 투사 이미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여전히 듭니다. 거친 세파에 그리 닳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여기서 '나의 삶은 투쟁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분은 오히려 주인장님의 친구분인 Hans님 같은 분인 것 같습니다. 변호사들 소송하면서 받는 직업적 스트레쓰가 장난이 아니죠. Hans님의 글을 읽으면 점잖게 예의 차리는 듯하면서도 언제나 시퍼렇게 날이 서있죠. 그 스트레쓰가 폭발하는 듯 부글부글 끓는 게 느껴져요. 송무하는 변호사들이 다 그렇지만, 이 사람은 진짜 삶 자체가 투쟁이구나, 매일마다 목숨 걸고 싸우는 검투사나 다름없구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조용한 학교에서 편안히 지내시는 주인장님께서 결코 대적하실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에요.

주인장님이 멋있는 건 이 세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대인배 스타일이시라는 거죠. 그리고 어쨌거나 사람들을 끌어당긴다는 건데 사실 저는 주인장님이나 Hans님이나 똑같이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Hans님의 글을 읽어보면 주인장님을 아주 잔인하게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주인장님이 결정적인 헛발질을 하실 때마다 자기가 일부러 총대매고 먼저 공격해서 오히려 친구를 보호해줄려는 행동이었음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죠.

송하도인님도 똑같습니다. 겉으로는 극우 마초에 꼴보수인척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죠. 원래는 운동권 출신이었던 거 같은데 극우도 아니면서 극우인 척 고도의 반어법으로 하이코메디를 구사하시는 게 단수가 엄청나게 높고 장난끼가 대단하신 분 같습니다. 그리고 주인장님께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항상 자기가 오히려 악역을 자처해서 오버하면서 주인장님을 보호하시죠.

제가 볼 때 Hans님과 송하도인님 같은 친구분들은 주인장님께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과도 같아 보입니다. 남자의 친구 중에 최고의 친구는 항상 위로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친구가 최고지만, 그런 친구가 없다면 Hans님이나 송하도인님 같은, 욕하고 갈구는 친구들도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주의적 문화인 욘세이 출신이라 그런 친구가 하나도 없는데, 고대 출신 친구들을 보면 같은 꽈친구들끼리 서로 가차없이 비판하고 험악하게 싸우면서도 술 마시고 친하게 지내는 거친 우정 같은 게 참 특이하면서도 멋있어 보여요. 법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법에 관해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논쟁할 수 있구나, 하는 걸 이번에 보면서 법학도 꽤 공부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오승석
오승석
Sondergänger/ 위엣분은 Hans님과 주인장의 관계가 아직도 우정어린 관계인 것처럼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최근 Hans님의 살벌한 문체를 보고도 그런 소릴 하십니까?

제가 보기에 Hans님은 주인장의 거듭된 보수반동적 주장에 이미 우정이고 뭐고 다 접었어요. 이젠 작심하고, 주인장님을 타격해서 땅바닥에 쓰러트리기로 마음을 굳혔어요.

한마디로 여기 주인장은 Hans님의 친구가 될 수 있는 그런 인간이 아닙니다. 제일 먼저 타도하고 제거해야 할 대상에 가깝죠.
오승석
오승석
그나저나 주인장의 위엣글은 참 웃기네요.

주인장이 진정으로 피눈물을 삼키고 아파하고 분노하며 살아가려 하신다면 먼저 교수자리부터 내던지시죠.

편안하게 살다가 도태되기 싫다고 하셨는데, 이 세상에 교수자리만큼 안락하고 편안한 자리가 어디 있습니까? 멋부리는 문장으로 폼만 잡지 말고 본인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 교수자리 사표부터 쓰세요!

인간의 삶은 투쟁이다, 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주인장한테 우리가 투쟁까지 기대하는 건 아니고 최소한 본인의 학설에 대해 방어나 좀 하고 사시기 바라겠습니다.

저는 법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아래에 있는 논쟁들을 스윽 훑어보기만 했는데, 누가 보더라도 주인장이 뻘소리 한번 잘못했다가 혼자서 일방적으로 개털리는 모습이더군요.

명색이 현직교수라는 분이 학술대회에서 발표 하나 잘못해서 네티즌들한테 가래침 날달걀이나 뒤집어쓰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탈탈 털리고.. 정말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더이다.

'인간의 삶은 투쟁이다'해놓고 대충 얼버무리면서 쥐구멍 속으로 숨어들 요량인 거 다 알겠는데요.

정말 투쟁적 삶을 살아오셨고 앞으로도 그렇게 사실 생각이라면 여기 주먹 들고 서있는 네티즌들이랑 진짜 다이다이로 막가는 투쟁 한번 해보세요.
투쟁을 아주 잘 하신다고 자부하시는 모양인데, 주인장 말마따나 똑같은 조건으로 견장 떼고 맞받아치면서 그놈의 투쟁 한번 만인 앞에서 화끈하게 선보여보시라니깐요?
어디 투쟁 얼마나 잘 하시나 보게.

나는 인간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싫다, 하셨는데요.

우리가 주인장 같은 인간을 믿지 못하는 게 다 이유가 있으니까 못 믿는 겁니다.
거듭되는 헷소리로 핀치에 몰리니까 갑자기 이상한 멋부리는 문장으로 대인배 행세하며 싸움을 얼버무리는 기득권 돼지를 대체 어떤 미친 넘이 믿을 거라고 생각하시는지?

자기가 무슨 십자가 짊어진 예수의 길이라도 걷는 양, 완전히 과대망상 속에 빠진 모양인데,

예수의 길을 걸을려면 그 안락한 교수자리부터 빨랑 내던지세요. 예수님께서 어디 교수직함 같은 거 갖고 사랑을 실천하셨답니까?

우리나라에서 대학교수라는 기득권 작자들한테는 천국에 예비된 자리가 하나도 없다고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어요.
주인장님이 연구실 비우면, 주인장만 제외하고 이 세상 만인이 좋아서 다 박수칠 테니까 주인장은 그걸로라도 부디 사랑을 실천하세요.

보아하니 전공실력도 형편 없으신 것 같은데, 빨리 대학에 사표부터 던지시고 골고다 언덕을 개처럼 기어서 올라가시기 바라겠습니다.

이왕이면 전재산도 다 집어던지시고요!
H.호나우두
H.호나우두
상속회복청구소송을 할 때 상속재산회복의 범위에 관하여 국내에서 1설과 2설이 있는데,

제1설은 참칭상속인이 선의인 경우 현존이익의 한도 내에서 반환하여야 한다는 설로서 곽윤직 교수님(287면), 김주수/김상용 교수님(538면), 송덕수 교수님(1901면), 김형배/김규완/김명숙 교수님(1918면), 김용한 교수님(297면), 박동섭 교수님(491면), 이경희 교수님(452면), 이은영 교수님(956면), 그리고 윤진수 교수님 등 압도적 다수의 교수님들이 지지하고 계시고,

제2설은 선의와 악의를 불문하고 참칭상속인은 상속재산 전부와 과실, 사용이익 등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설로서, 상속회복청구권자를 굉장히 배려하는 견해인데, 이러한 설을 주장하셨던 분은 옛날에 박병호 교수님(324면) 딱 한 분이 계셨던 것으로 배웠습니다.

물론 제2설을 따를 때에만 상속회복청구권의 효력이 더 강하게 미치긴 하겠지만, 제1설이 위와 같이 압도적 다수의 교수님들께서 지지하시는 견해이고 판례도 이 견해를 따른다면 일단은 제1설을 지배적 견해로서 존중을 해주실 필요가 있었을텐데,

주인장님께서 단지 독일법의 입장이 그렇다는 이유로 너무 경솔하게 제2설을 따르시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주인장님의 발표가 구름에 붕 떠버리고, 주위의 반응이 나빠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 상속회복청구권자의 입증책임 면제에 관해서인데,

주인장님 말씀대로, 지금 독일이 그렇게 하고 있듯이, 상속회복청구권자에게 입증책임을 경감해준다고 할 경우, Hans님께서도 지적하셨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상 적서의 차별이 폐지된다는 결과를 몰고 올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하면 현실적으로 파장이 너무 크고, 재벌기업 회장님들이랑 마나님들께서 다들 들고 일어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인장님께서도 "혹시 세컨드 아들 아냐?" 이런 소리 듣기 딱 좋으실 거구요. 너무 극단적이고 급진적인 의견을 설익은 상태에서 내놓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승박덕이란 말도 나올 수 있겠고요.

우리나라의 현실에 주인장님과 같은 서구적, 자유주의적 법사고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동양적 전통과 가족제도의 현실을 고려해서 좀 더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중도적, 실용적 견해를 제시해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사회적 약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절실한 문제는 실업자보호, 노동자보호의 문제와 계약공정성의 문제, 소비자보호의 문제, 보편적 복지의 문제 이런 건데, 이런 시급한 문제는 놔두시고, 아직 충분한 공감대도 별로 형성되지 않은, 적서차별 문제를 뚱딴지같이 걸고 넘어지시는 것은 옛날말로 좀 아햏햏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 친족법에서 호주제 폐지한 것 하나만 해도 굉장히 반대가 많았고 에너지 소모가 상당했는데, 이젠 주위 사정도 폭넓게 고려를 좀 해가면서 학문활동을 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진보도 좋지만, 그 속도의 완급도 좀 조절을 해주시고요.

어쨌든 주인장님의 말씀이 아주 틀린 말씀도 아닌데, 거기다 대고 험악한 욕설을 퍼붓는 개티즌들의 태도 역시, 별로 좋게 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松下道人
松下道人
KNura가 또 다시 우스운 소리를 했군요. 인간의 삶은 투쟁을 통해서만 전진한다... 얼핏 들으면 참말같이 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상류층을 점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강한 이유는 투쟁을 통해서 전진했기 때문이 겨얼코 아닙니다.

오히려 어려서부터 자기 자질구레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쓸데없는 투쟁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고, 언제든 자신들의 욕구가 제지되어 본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한정된 생명에너지를 필요한 곳에 집중해서 강해진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울면 하인들이 돌봐 주고, 뭘 망가뜨리면 역시 종들이 고쳐 주고, 이웃집 천한 애랑 싸움이 붙으면 역시 종들이 달려가서 이웃집 애를 패주고 해서, 안 되는 일이 없고 못 하는 일이 없었으며,

어려서부터 사람들을 부리면서 아랫것들을 멸시하고 살았기 때문에, 아랫것들을 배려하느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생각 자체가 전혀 없이 살아온 거입니다. 아랫것들은 그냥 짐승만도 못한 존재로 생각하고,

자기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일, 즉 일찍 출세해서 지배계급으로 올라서기 위해 시험공부하는 일이나, 윗사람에게 아부 떠는 일에만 에너지를 집중하니 자연스럽게 출세도 하고 성공도 하고 그러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성장한 사람에게 자비라든지, 측은지심을 바란다는 것은 산골에서 생선을 구하는 것과 같지요. 하지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상 어디를 가든지, 이 세상의 상류층은 이런 사람들로만 구성되는 것이며,

여자들도 이렇게 무자비하고 강력한 남자들에게만 시집 가는 걸 꿈꾸기 때문에, 차도남 재벌3세와 신데렐라의 스토리가 전세계 방송 드라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거야요!

어려서부터 부림을 당한 사람, 무시를 당한 사람, 아픔이 많은 사람은, 아주 자질구레한 것을 차지하기 위해서도 항상 투쟁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항상 무엇인가에 눌려 있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딱 사십만 넘어도, 그때까지의 투쟁으로 소모해온 에너지가 이미 상당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에너지가 방전되어 비실비실 골골대기 마련이지요.

그 반면에, 한번도 실패를 모르고 좌절도 모르는 사람은 어떤 상황이든 당당하고 자신감과 에너지가 넘쳐 흐릅니다. 우리나라 재벌 3세들의 눈빛을 보세요. 그 눈빛을 보통 사람들이 이길 수 있나.

대학입시든 사법시험이든 한번도 안 떨어지고 일사천리로 붙어서 20대의 나이에 영감님 소리를 들은 사람들도 그렇지요. 이들도 역시 재벌 3세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들에 못지 않게 기가 강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통 사람이 기싸움으로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하지요.

백날 도 닦고 어쩌고 해 봐요. 실전에 나가면 일합으로 끝입니다. 김시습도 노산군 죽고 오랫동안 도를 닦았지만 세조를 만나니 수채구멍으로 도망질을 쳤습니다. 왕이라는 존재에게서 나오는 기를 김시습은 이길 수 없던 것입니다.
松下道人
松下道人
어려서부터 한번도 '깨짐'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엘리트들은 냉정하고 보수적이며 사고가 획일적이라고 전에도 말한 바 있습니다.

자기 이익과 권위 말고는 절대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달려가는 데 부딪쳐 옆에 누가 쓰러져 있으면 그냥 밀어 놓고 자기 갈 길을 갑니다. 이런 형질이 있기에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며,

이 형질들은 그대로 자식에게 유전되어, 대대손손 엘리트들은 엘리트를 낳으면서 엘리트 계층으로 남는 것입니다.

상류계층이 위와 같이 가르쳐진다면, 소위 '전문직계층', 즉 관료계층, 법조인계층 등도 그에 알맞게 형성되어 갑니다. 그래서 한번 이어진 가족의 카르텔, 가문의 카르텔은 쉽게 깨지지 않습니다.

설령 존재하는 모든 카르텔을 다 없앤다고 할지라도, 어려서부터 이렇게 길들여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월하고 우세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은 내공에서 우월한 그들이 다시금 윗자리에 올라와서 아랫것들의 운명을 결정하고 심판하게 되는 겁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윗분들께서는 결코 천박하게 '투쟁' 같은 거 하지 않습네다. 오로지 아랫것들을 '심판'하고 '혼쭐'을 낼 뿐이지요. 우하하하하하.)

이런 카르텔에는 한번 들어가기가 대단히 힘들지, 들어가고 나면 대단한 일이 없이는 절대로 쫓겨나지 않습니다.

한번 윗분이면 영원히 대대손손 윗분으로 남습니다. 여기서 '윗분' 은 아랫것들이 감히 '투쟁'을 걸고 터치할 수 없는 레벨에 오른 사람을 말하지, 무슨 주식장난 해서 갑자기 부자되었다고 자랑하거나 배나무 밭, 뽕나무 밭의 땅값이 갑자기 올라서 졸지에 부자가 된 무리들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이렇게 '운빨'이 아니라 타고난 '신분'을 통해서, 젊어서부터 '투쟁' 같은 걸 할 필요 없이 윗분의 자리에 오른 이들의 정신상태가 얼마나 간단명쾌한지, 에너지가 얼마나 잘 보존되어 있는지,

그로 인해서 내공이 얼마나 큰지, 내리누르는 힘이 얼마나 센지, 또한 이들이 아랫것들을 무시하는 마음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는 사람은 모릅니다. 하기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윗분들과 붙어 볼 일이 없으니, 알 수도 없을 겁니다.
松下道人
松下道人
자기 맨주먹만 갖고 투쟁으로 일어섰다고 하는 자들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나면 더 이상 투쟁도 하기 싫어지고, 상처도 입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요.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그들을 만만하게 보고, 가만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에, 다시 싸움에 휘말리게 되고, 시범 케이스로 두들겨 맞아서, 상처를 입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때는, 다짐만 할 것이 아니라, 왜 상처를 입었느냐 하는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원인을 알아도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자신의 처지가 달라지지 않는 한 원인은 바뀌지 않으니까요.

KNura는 인간이 투쟁을 통해서 진보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투쟁을 하면 승리를 하는 만큼 패배도 많이 하기 때문에, 그렇게 계속 패배하고 상처를 입는 동안에 기대치도 많이 내려가게 되지요.

그래서 투쟁도 아픔도 없이, KNura 말마따나 깨끗하고 쾌적한 하늘 위 구름 너머로 날개 달고 우아하게 날아서 순탄하게 뭘 이루는 것이, 쓸데없는 투쟁으로 부딪쳐 싸워가면서 뭘 이루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것입니다.

온갖 우여곡절 끝에 뭔가를 이루었어도, 그 동안의 고통과 마음고생은 누가 보상합니까. 마누라도 그런 건 인정해주지 않고 자식새끼도 그런 건 인정해주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성공담도 진정한 성공담이라 보지 않습니다. 성공담 뒤에 있었을 적잖은 권모술수와 글로써는 절대로 못 옮길 고통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언제나 책에 나오는 내용은 미화되고 과장되기가 일쑤입니다. 진실은 그 자신조차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요.

숱한 패배와 굴욕, 거짓으로 점철돼있는 안 좋은 추억들은 모두 다 잊어버리는 게 인간의 본능입니다.
松下道人
松下道人
오늘 스티브 잡스가 드디어 뒈졌다고 난리가 났든데, 겨우 56년 밖에 못 살고서 세상을 떠났더구먼요. 물론 애플 컴퓨터로부터 시작해서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고 IT 업계에 혁명을 일으켰다며 칭송을 받긴 하는데, 칭송을 받으면 뭐합니까? 겨우 56년 밖에 못 살았는데...

스티브 잡스는 부모로부터 버림 받고 입양된 가정에서 자라난 녀석이었습니다. 대학도 제대로 못 나왔고, 거기에 혈통도 미국사회의 지배계급 유태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아랍계(시리아계)였지요. 그래서 일찍부터 사방팔방으로부터 견제를 받으며, 윗분들의 '방법'을 무지하게 견디면서 살다가, 그렇게 평생토록 투쟁으로 에너지를 소모한 끝에, 에너지가 방전되니까 남들보다 훨씬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빌 게이츠는 그 반대였지요. 백인 WASP 주류 집안과 좋은 성장환경에 최고대학 하버드를 들어간, 애초에 '윗분'의 싹수를 보이던 인간이었습니다. 그랬기에, 어느 누구도 빌 게이츠의 성공에 시기를 하지 않았지요. 애초에 하늘 위, 구름 위에 있었던 인간이었으니까. 그래서 줄을 잘 잡을 수 있었고, 에너지를 별로 낭비함이 없이 내공 만땅의 눈빛을 사방팔방에 쏘아대면서 젊은 나이에 엄청난 거부를 아주 손쉽게 이룰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여기저기 기부도 하러 다니면서, 매우 건강하고 때깔 좋은 만년을 보내고 있지요.

반면 스티브 잡스는 출신배경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타고난 재능으로 애플컴퓨터를 만들어 대성공을 거두긴 하였지만, 그 성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네다.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좌절을 많이 겪어온 인간이다 보니까, 항상 주눅이 들어보이고 억눌려 보이는 데다가, 쓸데없이 도전하고 투쟁하려는 밑바닥 근성을 못 버렸기 때문에, 주위로부터 항상 만만하게 보였고, 돌팔매질도 많이 당했지요.

심지어는 자기가 설립한 회사인 애플에서, 자기 부하들한테까지 왕따를 당하다가,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이걸 봐도, 태어나서부터 윗분이 아닌 것들의 한계가 드러나지요. 그게 뭐냐 하면, 이 악물고 '투쟁'만 할 줄 알지, 아랫것들을 제대로 내리누르지를 못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랫것들한테도 얕잡힘당하지요. 우하하하하.)

지금 스티브 잡스의 비참하게 죽은 모습을 보면서 새삼 느끼는 거지만, 스티브 잡스는 아마도 그때 한번 애플에서 왕따 당해 쫓겨났던 후유증이, 그의 평생을 따라다녔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중에 컴백해서 모든 걸 극복하긴 했다지만, 그때 한번 거꾸러지지 않았다면, 암에 걸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지금 아마 더 높은 위치에 있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되지도 못한 것들이 투쟁을 한다고 해봤자 발전을 할 수는 없습니다. 되지 못한 것들이 투쟁을 하겠다고 덤비면, 당장 사방팔방에서 몽둥이 찜질이 날아오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투쟁을 하겠다고 나서려는 인간들은 일단 자기가 태생적으로 윗분의 신분인지부터 확인을 해봐야 될 것입니다. 태생적으로 윗분이 아니면, 여드름이 아직 가시지도 않았을 나이에 최고대학에 들어가고 과거급제를 한다든지 해서, 20대의 나이에라도 일찍 윗분의 신분에 올랐어야 합니다.

물론 윗분의 신분이라면 투쟁을 해도 되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만약 윗분의 신분이라면 투쟁 같은 거 할 필요도 없음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 대신 아랫것들을 내리누르고 혼쭐을 내주는 데 내공을 투하해야 합니다. 마치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잡아먹는 데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는 것과 같지요. 같은 육식동물들끼리라면, 서로 '투쟁'이 아니라 '담합'을 해야 하는 겁니다. 우하하하.

만약 윗분의 신분이 아니라면, 그런 사람은 아득바득 투쟁이나 하면서 살아가야 하지만, 그것도 함부러 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함부러 투쟁하려 덤비다간, 오래 가지 못해서 뭇매를 맞아 죽거나 암에 걸려서 죽을테니까 말이지요. ㅎㅎ

그러니,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일찌감치 찌그러져 사는 것이 좋을 것이라 하겠습니다. 제 말이 무슨 말씀인지 다들 아시겠습니까? 우하하하하하하.
임인정
임인정
우리나라에서 상속회복청구권이 인색하게 인정되는 이유가 정말로 적서차별의 문제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문제가 많은 것 같네요. -_-;

유부녀들의 입장에서 양심없는 상간녀를 용서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자식의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아버지의 자식인데 첩의 자식이란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는 건 비인간적인 거 아닐까요?

같은 첩자식이라도 재벌의 첩자식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호화생활을 한다... 그러는데,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권리가 보호받을 가치조차 없는 걸까요? 머리가 많이 아파오네요.. ㅠ
곽종규
곽종규
뭔가 좀 착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객관적인 상황설명 차원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지금 주인장이 통설과 판례를 따라 무난한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리 모두가 지금 분노를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통설과 판례를 완전히 뒤엎는 의견이라 하더라도 논리만 맞으면 우리 모두는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쳐줍니다.

주인장의 진정한 문제는 통설과 판례에 따르지 않고 지배적 견해에 대해 반기를 들려고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그 반대주장에 치밀하고 분석적인 법적 논리가 없어서 문제가 된다는 겁니다. 기껏 법적인 논리라고 해봤자 제999조를 유추적용하자는 거, 그것도 조문 하나를 찢어서 1항은 유추적용하고, 2항은 유추적용하지 말자는 해괴한 논리밖에 없고,

나머지는 모두 얄팍한 감성일 뿐입니다. 실종자가 그럼 불쌍하지도 않냐는 얄팍한 싸구려 감성 하나하고, 독일은 선진국이니까 독일의 이론은 우리가 무조건 따라야 되지 않겠느냐는 무식한 사대주의적 감성 하나하고. 그런 유치한 감성들 밖에는 주인장의 학술발표문 속에서 아무것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진짜 이 정도면 법률가가 아니라 문학가가 되시는 게 차라리 나을 지경입니다. 그것도 명색이 현직 법대 교수라는 분이 말입니다. 그러니까 법대교수자리 때려치라는 욕까지 나오는 것 아닙니까.

'어차피 난 주류가 아니어서 욕먹는 거니까 욕해도 상관없다' 하시는데, 지금 주인장이 주류가 아니라서 다들 주인장을 만만히 봤기 때문에 이렇게 화를 내고 있는 걸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주인장이 태생적으로 주류건 아니건 간에, 그거랑 상관없이, 주인장의 논리가 이렇게 감성에 따라 미친 듯이 널을 뛰고 비약을 하고 있으니까, 그게 한심해서 다들 이렇게 화를 내고 있는 겁니다.

그것도 순전히 논리로 밥먹고 살아야 할 법대교수라는 분이 말예요. 이건 진짜 인간적인 충고 차원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주인장이 재벌집안 출신이 아니라거나, 최고엘리트 출신이 아니라거나, 그것때문에 욕을 먹고 있는 게 아닙니다. 너무 파격적이라거나 도전적이라거나, 그런 이유로 욕을 먹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논리적 자질이 부족해서 그런 것입니다. 부디 착각하지 마시기 바라겠습니다.

전혀 엉뚱한 이유로 욕을 먹고 있는 것처럼 갑자기 분위기를 그렇게 몰아간다는 것 자체가 주인장의 인격을 의심케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입니까? 제발 정신 좀 차리시기 바라겠습니다.
나는야피그렛
나는야피그렛
애초에 주인장님의 발표에서 문제가 됐던 게, 주인장님께서 실종자의 보호를 위해 유추적용하자고 하시던 상속보호청구권이란 게 실제로는 실종자의 보호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때문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법현실에서는 실종자의 재산반환을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민법상 제도가 하나도 없습니다. 주인장님께서는 그래서 순전히 실종자들에게 '유추적용'하기 위해 상속보호청구권을 강화하자고 주장하시는데,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논리의 비약이고요.

독일민법과 우리민법은 근본적인 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망각하신 주장이라고 제가 몇번이나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선공후사, 멸사봉공의 전통이 강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도 공법으로 해결해야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실종자보호도 공법상의 조치로 보호하면 되고, 만약 주인장님이 그렇게 하자고 했으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정도(正道)를 걸어야죠.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해서 상속회복청구권을 강화하자고 해야 원칙적인 입법론이 되는 거지, 실종자를 유추적용으로 보호하기 위해서 상속회복청구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진짜 억지스러운 논리고요. 지나가는 소도 웃을 논리입니다.

주인장님 말씀대로 상속보호청구권을 강화하면, 재벌 회장님들께서 술집여자랑 낳은 자식들만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고 Hans님께서도 이미 지적하신 바 잇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적서차별 운운하는 말이 나오는데요. 그런 것도 지나치게 일면적이고 부실한 법논리입니다. 우선 재벌의 첩자식이 보호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회적 약자인지도 의문이고요.

우리나라가 상속회복청구권을 약화시켜서 결과적으로 첩자식들의 상속권을 약화시키는 게, 그렇게 법원리에 반하는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우리나라 민법에서 일부일처제를 선언하고 중혼과 축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법규정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서자가 재산상 불이익을 좀 입을 수도 있게 한다는 겁니다. 서자의 인격권 자체를 무시한다는 건 아닙니다.

헌법의 명문규정도 잘 보세요. 국가가 가족제도를 보호한다고 돼있을 겁니다. 첩자식이란 건 가족을 파괴한 여자의 자식이란 건데, 어쨌든 하나의 인격이니까 국가가 보호를 해줘야겠지만, 그건 공법적 보호에 그쳐야지, 그 첩자식이 태어나는 과정에서 파괴될 수밖에 없었던 한 가정을 상속회복청구소송으로 첩자식이 다시 들쑤시게 함으로써 또 한번 파괴되게 한다는 것은 진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인들은 그렇게 처리하는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논리가 정말 난센스 중에 난센스입니다.
나는야피그렛
나는야피그렛
저는 같은 선배님이시지만, Hans님과 주인장님의 사고수준이나 인식수준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인장님 하는 소리는 '어디서 개가 짖나'하고 생각하지만, Hans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언제나 귀담아 듣고 진짜 존경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새기려는 사람인데요.

후배인 제가 대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을지도 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주인장님과 Hans님이 갈라서게 된 것은 아마도 '소비자보호법' 문제랑 '반값등록금' 문제때문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주인장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도 한번 돌이켜보셨으면 합니다.

"소비자보호를 왜 하냐? 그냥 시장경제 원리에 맡기면 되지. 잘 나가는 기업들은 소비자보호 안 해도 물건이 어차피 잘 팔릴 거니까, 소비자보호하라고 시켜도 어차피 잘 안 할 거고, 그런 거 강제로 안 시켜야 기업경쟁력이 높아진다."

"반값등록금을 정부가 대학한테 왜 강제하냐? 그냥 시장경제 원리에 맡기면 되지. 잘 나가는 사립대학들은 등록금을 더 올려도 되고, 기부금입학도 허용해야 대학교육의 질이 높아진다."

이런 식의 위험한 자유주의적인 사고와 반동적이고 기업중심적인 망발을 늘어놓으시고도 주인장님께서 '진보'를 논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주인장님께서는 나름대로 '투쟁'을 한다고 하시지만, 그거 '진보'적인 의미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쓸데없는 '투쟁'입니다.

주인장님께서 열심히 싸워서 '전진'을 한다고 하시면, 민중과 노동자의 복리를 위한 길로 '전진'을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부르주아들의 기득권 강화와 사대 종속의 길로 '전진'을 할 뿐인 겁니다.

'인간의 자식'이니까 '인간의 자식'답게 산다고 하셨죠?

과연 주인장님의 삶이 '인간의 자식'으로서 살아야 하는 그런 삶인지 자문해보셨으면 합니다.

주인장님을 낳아주신 부모님과 주인장님의 자식한테도 한번 물어보셨으면 합니다. '인간'보다 '시장'을 더 중시하는 인간이 '인간의 자식'입니까? '괴물의 자식'이지.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대학가에 가끔식 보이는 '모든 걸 시장 원리에 맡기자' '모든 걸 선진 외국의 예에 따르자' 고 주장하는 교수란 작자들을 굉장히 혐오하는 편입니다. 그런 작자들은 모두 교수사회에서 퇴출시켜버려야 우리나라가 보다 사람냄새 나는 나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대학선배님이라 하더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간의 자식'으로서 마땅히 가야 할 길을 가지 않고, '부자의 자식' '코쟁이의 자식' 들을 편드는 길을 가신다면, '인간의 자식'이 아니라 '짐승의 자식'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유자씨
유자씨
우리나라 토론문화의 향상을 위하여..

남이 어떻다, 나쁘다, 틀렸다, 를 얘기하기 전에 자기 얘기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관점에서 하는 얘기임을 밝히고, 자기 올바른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하다 보면, 잘못된 견해들은 굳이 비판당하지 않아도, 소수설이 되어 자연스럽게 묻힐 것 같은데요?

다들 바쁘게 사실텐데, 남 비판하는 일에 귀한 시간 낭비하시는 거 보면 참 우습게 보여요...
허정
허정
윗글을 쓰신 독자님의 의견에 나도 적극 동감함. 남을 욕되게 하는 입을 가진 사람은 우선 자기 입이 먼저 더러워 진다는 것을 알아야 할것. 남을 헐 뜯고 비방하는 사람치고 잘 되는 사람 보지 못했음. 비판글 읽으며 그 실력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끝에가서 인신공격 하는 험한 글을 대하면 기분이 확 잡치는 것은 다수의 말없는 독자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 그들 다수가 더러운 입을 가진 그들에게 잘한다고 박수를 보낼가요? 아니면 욕을 할가요? 또 그들의 인격을 어떻게 평가하고 얼마나 경멸할 것인가를 좀 생각 하고 그런 글을 쓰시는지, 좀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주길 바래서 한마디 충고하는 것임.
세상 인심이 점점 각박해 지고 인정이 매말라 가지만 좀 배운 사람들이면 그런 세상을 좀 부드럽고 아름답게 변화시키려고 노력은 못할 지언정 이렇게 남을 비방하는데 앞장서서 여러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해야 되겠는지? 좀 지성인이면 지성인들 답게 인격도 좀 고매하게, 점잖게들 삽시다. 다수의 독자들을 위해서도.....
풀연
풀연
주인장님의 이번 가족법학회 학술대회 발표문은 표면상으로는 실종자 보호에 관한 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우리나라 상속회복청구소송의 재판실무를 뿌리부터 뒤집을 요량으로 쓰신 글 같기도 하네요.

비유하자면, 표면상으로는 우리나라 포털사이트들이 회원가입시 주민등록번호 기입을 강제하는 것에 반대하는 척하시면서,

실질상으로는 인터넷실명제 자체의 전면폐기 및 인터넷상 표현의 자유 무한확대를 주장하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상속회복청구소송의 실무에 관해서는 이미 확립된 관행과 지배적인 견해들이 있고 말이죠.

여기에 우리 민법학계의 대가, 원로님들께서도 이미 다 실무에 대해 긍정적으로 취하신 입장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그 분들의 제자들도 다 코가 꿰어 있고 하다보니,

주인장님께서 이번에 쓰신 발표문은 아주 시건방진 주장이거나 개념없는 학설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용감하게 내지르신 것에 비해서는 치밀한 준비를 못하신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제대로 쓰시려면 한 권의 책으로 내야 하는 정도의 내용같은데 너무 서두르셨다는 생각도 듭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에 관한 토론내용을 아예 인터넷상에 공개를 해버렸다는 건데요. -_-;

우리나라 고시폐인 네티즌들이 워낙에 보수주의, 민족주의 성향이고 독일유학파 교수님들에 대해 반감을 크게 갖고 있는 편이라

오히려 주인장님이 욕을 실컷 먹는 분위기로 돌아가서 다행히 진압되긴 했지만,

주인장님께서 선의로, 아니면 별 생각 없이 하신 듯한 행동이 이번에도 나쁜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앞으로도 후유증이 클 것처럼 보입니다.

여러가지로 주인장님에 대해 걱정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녹두빈
녹두빈
통설(*다수설)이 태산 바위였는데 계란으로 치신 격이네요.

적어도 다이너마이트나 포크레인 정도는 갖고 오셨어야죠. 주인장님의 주장에 무게가 없어보입니다.

저는 왠만하면 소수설을 편들어주려는 성향인데, 주인장의 성향이 저랑 너무 안 맞아서 편들어드릴 수가 없군요.

개인적으로, 독일에서 법학박사 따신 분들은 독일에 죽을 때까지 계속 남아서 독일법을 놓고 독일인들과 경쟁하며 학문활동하시는 것이 모양새가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한국에 들어와서 독일법 갖고 잘난척하지 마시고요.
오쉐이돈
오쉐이돈
저는 독일법이론에 대해 거부감이 별로 없는 사람입니다.

진중권이나 유시민 같이 독일에서 공부하고서도 우리나라에서 진보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런 사람들이 독일 얘기 할 때는 아무런 거부감이 안 느껴지는데... (근데 그 분들은 독일에서 박사는 안 딴 분들이시네요. 독일에서 공부하더라도 일단 박사를 따고 나면 사람 목에 힘이 들어가나... -_-)

주인장님 견해에 대해서 사람들의 반대가 많은 거는 유럽의 상속법이 너무 강력하다보니까 상속분쟁이 너무 빈번하고, 형제자매 간에 법정다툼이 너무 치열해져서, 오늘날 가족제도 해체의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이 되다보니 그런 거 같습닏다.

물론 같은 엄마 밑에서 태어난 자녀들끼리는 상속분쟁이 법정까지 가는 일이 거의 없겠지만, 이복형제자매들 간에는 상속분쟁이 장난 아니죠... 결과적으로 혼외자녀들에게까지 강력한 상속권을 부여하고 입증책임의 전환으로 인해 치밀한 재산조사와 상속재산 수색 등이 벌어지면서 소송이 장기화하는 것을 우려하는 견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스갯소리로, 독일의 어느 변호사 장인이 변호사 사위한테 소송 하나를 물려줬다고 합니다. 상속 관련해서 수십년을 끌어오던 소송이었는데,

변호사 사위가 그 사건을 몇달만에 간신히 해결했다면서 장인한테 보고하자, 장인이 "아니, 그 사건 앞으로도 수십년을 끌라고 유산으로 넘겨준 건데 벌써 해결해버리면 어떻게 하나?"하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걸 봐도 알 수 있듯이, 독일법제도에도 장점이 많고 우수한 점도 많지만, 적어도 상속법만큼은 독일법제도를 계수하는 것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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