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에 관한 질문과 답변 정리
요즘은 다른 학교 학생들도 maybe 다 마찬가지겠지만, 내 주관적 느낌으로는 우리 숙대법대생들, 정말 질문을 징그럽게도 많이 하는 듯하다. 어쩌면 그렇게도 공부에 대해 악착스럽고 교수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히는지, 아마도 그 집요함에 있어서는 거의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다. 특히 채권각론의 임대차 부분은 수업시간에 그 중요성이 많이 강조된 때문인지, 그에 관해 정말로 질문이 홍수처럼 쏟아졌는데, 이하에서 그에 대한 답변을 한꺼번에 다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Q1) 임차인이 계약 또는 그 목적물의 성질에 의하여 정해진 용법으로 임차물을 사용, 수익하지 않았을 때 임대인은 계약을 그 어느 경우에도 즉시해지하지 못하는가?
A) 그 이유만으로 임대인이 계약을 즉시해지하지는 못한다(제610조에서 제1항만을 준용하고 있는 제654조의 반대해석). 임대인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보존행위를 한 경우 임차인이 즉시해지를 할 수 있는 것(제625조; 제624조)과 대비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임차인이 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반하여 임차물을 사용, 수익한 결과 임차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상대로 반환할 수 없게 되었고 그로써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라면, 임대인은 계약을 즉시해지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제546조의 유추적용).
Q2) 임차인이 자기용익의무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임차물을 용익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그 계약 자체가 효력이 없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A) 그 타인과의 계약 자체가 효력이 없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임차권의 양도계약이나 전대차계약은 물권계약이 아니라 채권계약으로서 일방의 처분권한을 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Q3) 임차인은 임차물을 원상반환해야 하고 자기 물건이 임차물에 부속되었을 경우 철거를 해가는 것이 원칙인데, 만약 임차인 소유의 물건이 임차물에 '부합'하였다면 어떻게 되는가?
A) 설령 임차인 소유의 물건이 임차물에 '부합'하였다 하더라도 그 부합물이 독립성을 갖고 있으며 임대차계약을 권원으로 하여 부합된 것이라면, 임차인은 그 물건에 대해 철거권을 보유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제256조 단서).
Q4) 임차인의 임차물보관의무 위반에 대한 입증책임은 임차인이 아니라 임대인이 부담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임차인의 임차물반환의무 위반에 대한 입증책임은 임차인이 부담하는 게 그 이유가 무엇인가? 왜 똑같은 임대차계약상의 의무인데, 그 위반에 대한 입증책임은 각각 다르게 부담되는가?
A) 임차물보관의무는 그 성질상 결과채무가 아니라 수단채무인 반면, 임차물반환의무는 그 성질상 수단채무가 아니라 결과채무에 속하여, 양 채무의 성질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결과채무는 일단 결과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 결과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채무자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수단채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둘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Q5) 임차인이 반환의무의 이행지체에 빠진 상태에서 임차인이 목적물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것 자체가 임대인에 대한 부당이득을 성립시키는지에 관하여 판례는 임차인이 실제로 사용ㆍ수익하고 있지 않다면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반환이 지체됨으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손실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그로 인하여 임차인이 이익을 얻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Q6) 부속물매수청구권의 근거는 "임대차계약이 종료하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그 임차목적물을 반환하면서 원상에 회복하여야 하는데, 만약 임차인이 그 부속물을 반드시 분리ㆍ수거해야 한다면, 부속물의 가치는 감소되고 사회ㆍ경제적으로도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데 있다"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부속한 물건에 대해서도 사회ㆍ경제적 손실을 감안하여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매수를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A) 임차인이 부속물을 자의로 부속하였다면, 그러한 부속물의 철거로 인한 손실은 임차인이 감수하여야 한다. 설령 그로 인해 사회ㆍ경제적으로 손실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제646조 1항). 사실상 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은 임대인이 그 물건의 부속에 동의하였다는 점에 더 크게 근거한다고 생각된다.
Q7) 부속물매수청구권의 법적 성질이 형성권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가?
A) 임차인의 매수청구권행사로 인한 매매계약의 일방적 성립에 임대인의 승낙을 요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임대인은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임차인에 대하여 부속물매수인의 지위에 서게 되며, 매매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이 임대인에게 허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Q8) 부속물매수청구권이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에는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라면 정말 잠깐 쓰고 돌려주는 것이다. 그러한 임대차라면 가급적 임차 목적물에 임차인의 물건을 부속시키지 않고 임차물의 원상을 보존하여야 하며, 일단 임차인의 물건이 부속되었다 하더라도 부속상태의 유지보다 원상의 회복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 그래서 부속물매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Q9) 지상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에서 그 임대차계약이 임차인의 의사에 반하여 종료한 경우에, 그 지상물이 철거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은 지상물에 관한 토지임차인의 소유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A) 이 경우 그 지상물이 철거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 지상물이 하필 타인의 토지 위에 있음으로써 타인의 토지소유를 방해하는 물건이 되었고, 임대차계약의 종료로 타인의 토지를 점유하는 것에 관한 점유권원도 사라지게 된 데 있다. 이 경우 토지소유자가 토지소유권에 근거하여 지상물의 철거를 청구하면, 지상물소유자는 지상물매수청구권 이외에 토지소유권자에게 대항할 방법이 없게 된다.
Q10) 매수청구권의 대상이 되는 지상물은, 토지의 임대목적에 반하여 축조되고 임대인이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가(高價)의 것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반드시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신축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무방하다고 했는데, 토지의 임대목적에 반하여 축조되더라도 고가의 것만 아니면 매수청구권의 대상이 된다는 뜻인가?
A) 사견으로, 고가의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토지의 임대목적에 반하여 축조된 지상물이라면, 매수청구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토지의 임대목적에 적합하게 축조되었다 하더라도 임대인이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가의 지상물이라면 매수청구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Q11) 만약 임차인이 임차주택을 간접점유하는 경우라면, 직접점유자가 자신의 주민등록을 마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고 했는데, 임차인이 주민등록을 마친 경우에도 직접점유자의 주민등록을 요하는가? 이 경우 직접점유자는 임차인의 대항력을 원용할 수 있지 않은가? 직접점유자가 전차인인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
A) 임차인이 주민등록을 마쳤다 하더라도 직접점유하는 것이 아닌 이상, 직접점유자가 자신의 주민등록을 마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 경우 직접점유자가 임차인의 대항력을 원용하지는 못하게 된다. 직접점유자가 전차인이라 하더라도, 임차인이 공동의 직접점유자가 아니라 간접점유자에 불과하다면,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인정받을 수 없어, 전차인은 임차인의 대항력을 원용하지 못하게 된다.
Q12) 묵시의 갱신으로 새롭게 체결된 계약은 이전 계약과 동일성을 갖고 있는 계약이 아니므로, 제3자가 제공한 보증금은 기간만료와 함께 소멸하는 것으로 본다고 했는데, 보증금계약이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그러한가?
A) 보증금계약의 당사자로서 제3자가 의사표시 상에 드러나 있지 않다면, 그 보증금은 제3자가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 다시 말해 임대차보증금계약이 임대인과 제3자 간에 체결되지 않고,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체결되었다면, 그 보증금이 제3자에 의해 사실상 제공되었다 하더라도, 그 보증금은 묵시의 갱신을 이유로 제3자에게 반환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Q13)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임차인의 임차물에 대한 점유를 정당화시킬 뿐, 계약관계 종료 이후 임차인의 임차물에 대한 사용ㆍ수익을 정당화시키지는 못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그 권리의 종류에 있어서 청구권이 아니라 항변권에 속한다. 그런데 항변권은 그 성질상 청구력을 갖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Q14) 대항력이 없는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을 신소유자로부터 매수한 경우,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은 어차피 신소유자에게 행사될 수 없는 것이었으므로, 보증금반환채권은 혼동으로 소멸하지 아니하게 된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이 경우 보증금반환채권은 신소유자가 아니라 전소유자를 향한 것이기 때문에 신소유자와의 관계에서 혼동으로 소멸하지 않는 것이다.
Q15) 용산 철거민 사태에서 철거민들이 상가건물 소유자에게 권리금의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그 대신에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A) 일단 철거민들과 상가건물 소유자 간에는 직접적으로 임대차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았고, 설령 직접적인 임대차계약관계가 존재하였다 하더라도 임차물이 철거되는 시점에서 그 부속물 기타 무형의 이익도 사라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상가건물 소유자에 대한 부속물매수청구는 실효성이 없었을 것이다.
Q16) 주택임대차의 경우에는 존속기간의 합의가 없다 하더라도 존속기간이 2년으로 그냥 정해지는데, 이 경우 임차인은 존속기간에 구속되기 때문에 임대인에 대하여 일방적 해지를 못하게 되는가?
A)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단존속기간의 규정이 편면적 강행규정임을 감안한다면, 존속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하여 언제든지 일방적 해지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새겨야 할 것이다. 물론 존속기간의 합의가 있었다면, 임차인은 존속기간 내에 일방적 해지를 할 수 없다.
Q17) 건물소부분의 전대차에 대해서는 전대차의 효과에 관한 모든 강행규정의 적용이 배제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건물이 통째로 임대될 경우 그 건물의 소부분이 전대될 수도 있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에 속한다. 그리고 건물 소부분의 전차인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로서 이들에게 일반 전차인과 똑같은 가중된 책임을 부담시키거나 그들의 계약상 지위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Q18) 건물소부분의 전대차에서 건물임대인이 건물임차인에게 청구할 차임을 건물소부분의 전차인에게 먼저 청구할 수 있는가?
A) 건물소부분의 전대차에서 건물임대인이 건물임차인에게 청구할 차임을 건물소부분의 전차인에게 먼저 청구할 수 없다. 제630조는 건물소부분의 전대차에 적용이 없으므로, 제630조 1항의 반대해석에 의하여 위와 같이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이다.
Q19) 제632조는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 간의 특약으로 제629조, 제630조, 제631조의 규정들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A) 임대인과 임차인 간에 건물소부분의 전대차를 금지하는 특약이 유효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Q20) 민법 제631조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임차물을 전대한 경우에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합의로 계약을 종료한 때에도 전차인의 권리는 소멸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 뜻인가? 전차인에게 해지사유가 통지된 때에도 임대인은 전차인의 권리를 소멸시키지 못한다는 뜻인가?
A)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임차물을 전대한 경우에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합의해지로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고, 전차인에 대한 통지의무를 임차인이 인수했다 하더라도, 임대인이 전차인에게 직접 그 해지사유를 통지하지 않은 이상, 전차인의 권리는 소멸하지 않게 된다는 의미이다(제631조, 제638조 1항).
Q21)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하려면, 그 부속한 물건은 일단 임차인의 소유에 속하는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임차물에 부합하여 임차물 소유자의 소유로 귀속된 것이 아니어야 한다(제256조 단서)"고 했는데, 부속물은 매수청구할 수 있지만, 부합물은 매수청구할 수 없다면, 여기서 부속물과 부합물의 개념이 명쾌하게 구분될 수 있는가? 그러니까 부속물은 종물과 같은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되는가?
A) 부속물은 종물과 같은 개념이 아니라 부합물에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다른 물건에 이미 결합이 되었고 물리적 훼손이나 경제적 가치감소 없이는 분리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부합물과 부속물이 같으나, 부합물의 경우 일정한 이용권원에 의해서 결합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피부합물의 구성부분이 되어버린 것이고, 부속물의 경우 일정한 이용권원에 의해서 결합된 것이기 때문에 피부합물의 구성부분이 되지 않고 독립된 소유권의 객체가 되는 물건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위의 21개 질문 이외에도 다른 질문이 여러 개 더 있었는데, 나머지는 추후에 보충하도록 하고, 오늘은 일단 이것만 정리하도록 하겠다. 채권각론 수강생들은 위의 답변들을 참고하여 부디 중복된 질문을 하지 말아주시기 바라겠다. -_-;
여자대학 스타일이란 게 원래 그런 건가, 너무 꼼꼼하게 가르치고 공부하는 것 같소.
민법을 이렇게 머리카락 쪼개듯이 공부하다간 지나치게 나무에 집착하여 숲을 못 보게 될 수도 있을 거요.
학부생들에겐 이렇게 자잘한 해석론을 대량으로 주입하는 것보다 민법을 바라보는 큰 시야와 올바른 관점을 먼저 갖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지?
그럼 의사들도 "똑같은 병 걸린 사람은 진료하지 않겠다"고 환자를 골라서 받아야 되나? 변호사도 "내가 이미 변론한 사건과 똑같은 사건은 변론하지 않겠다"고 의뢰인을 돌려보내야 되나?
하여튼 우리나라 교수란 넘들의 권위의식과 특권의식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어린 학생들한테서 등록금은 그렇게 비싸게 받아쳐먹으면서 도대체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정신이 전혀 없어요. 서비스정신이...
나이나 많으면 또 모르겠는데. 나이도 별로 안 많은 인간이 윗세대로부터 권위주의만 그대로 따라서 배웠나 봅니다. 교수임명장 받은지 몇년 되지도 않은 인간이...
수업시간에 우리나라 민법은 입법이유서가 없어서 민법 각 조문들의 입법이유는 대법원장도 모르고 국회의장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른다고 그랬는데, 교수님께서는 어디서 그런 입법이유를 찾아내서 그럴듯하게 답변을 하시는지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독일민법 교과서에서 찾으신 건가요? (근데 교수님께서 스스로 창작하신 듯한 스멜이 물씬물씬... ^_^6)
어쨌든 우리 학교 교수님들께서는 저같은 제자들이 민법 법조문의 입법이유에 대해서 물어보면 <b>"법학에서 법조문의 이유를 물어보는 게 어딨어 임마"</b> 그러시는데, 교수님께서는 그런 난처한 질문도 전부 다 대답해주시고 숙대법대생들이 정말 부러운 것 같습니다. -_-;</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