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채무의 변제와 부당이득에 관한 정리


채권각론 수강생 중 1인이 타인 채무의 변제와 부당이득에 관하여 다시 한번 강의내용을 정리해달라고 하여 아래에 그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바이다. 수강생 여러분들께서는 부디 아래의 내용을 참고하여 이해에 도움을 얻으시기 바라겠다:

  * 타인채무의 변제 - 자기가 채무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채무를 자기가 직접 변제한 경우이다. 일종의 비채변제에 해당하지만, 악의의 비채변제(제742조)인가, 선의의 비채변제인가에 따라서 그 비채변제 자체의 유ㆍ무효 여부가 달라질 것이고, 변제자에게 사무관리의 의사가 있었는가 없었는가, 다시 말해 변제자가 자기 채무로 '오인'하고서 변제한 것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사무관리인지 비용부당이득인지 여부가 달라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변제수령자 외에 채무자에 대해서도 변제자가 일정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는 그 채무가 유효한 채무였는지, 무효인 채무였는지 등의 여부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일단 다른 사람의 채무라는 것을 '알면서' 변제한 경우와, 다른 사람의 채무라는 것을 '모르고' 자기 채무인 줄로 착각하여 변제한 경우로 나누어서 고찰해볼 수 있다:

   (1) 타인채무임을 '알면서' 변제한 경우 - 만약 자기 채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의 채무임을 알면서 변제했을 경우라면 이는 제3자를 위한 변제로서 유효한 변제가 된다. 채권은 소멸하고, 채권자는 변제의 목적물을 유효하게 취득하게 되며, 변제자는 변제수령자로부터 아무것도 반환받을 수 없는 대신, 채무자에 대하여 만약 보증계약 등의 원인관계가 있는 경우 구상권(제441조)을, 특별한 법률관계는 없었지만 그 변제가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을 경우 사무관리에 기한 비용상환청구권(제739조 1항)을, 만약 채무자의 의사에 반한 변제였을 경우 비용부당이득에 기한 반환청구권(제444조, 제739조 3항)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물론 그 채무가 유효인가, 무효인가에 따라서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후술함). 만약 변제수령자인 채권자가 승낙한다면,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를 대위할 수도 있다(제480조 1항). 물론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통지를 받은 때까지의 사유로써 대항하거나(제451조 2항), 제3자의 변제가 자기 의사에 반한 것이었음을 주장하면서(제469조 2항) 현존이익의 한도에서만 비용을 상환할 수 있다(제739조 3항, 제748조 1항). 예를 들어 대위변제자가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한 것이었고, 채무자가 채권자로부터 융자받은 돈을 사업실패로 다 탕진해버렸다면, 대위변제자에게 채무자는 현존이익 없음을 입증하고서 부당이득의 반환을 거절할 수 있게 된다.

   (2) 타인채무를 자기채무로 '오인하고서' 변제한 경우 - 만약 다른 사람의 채무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채무인 것으로 오인하고서 변제를 했다면, 이는 선의의 비채변제로서 무효이므로, 제3자를 위한 변제로서 효력을 발생시킬 수 없고, 사무관리의 의사를 인정할 수도 없는 것이므로, 사무관리로 볼 수도 없게 된다. 따라서 채권은 소멸하지 않고, 변제수령자는 변제의 목적물을 유효하게 취득할 수 없게 되며, 변제자는 제3자(채무자)에게 사무관리(제739조)에 기한 비용상환청구를 할 수 없고, 오로지 제3자(채무자)가 면제받은 채무액만큼 그에게 비용부당이득의 반환(제741조)만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일종의 오신사무관리가 성립하는 셈이므로, 제3자(채무자)는 그 변제가 자기 의사에 반한 것이었음을 주장하며(제469조 2항), 부당이득반환을 거절할 수도 있다. 그리고 변제수령자에 대하여는 비용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나, 변제수령자가 변제자의 악의 또는 현존이익 없음을 입증할 경우 변제자는 변제수령자에게 비용부당이득의 반환조차 청구하지 못하게 된다(제741조). 한편 변제자의 변제로 인해 채권이 없어진 것으로 오인한 선의의 채권자(변제수령자)가 선의로 채권증서를 훼손했거나, 담보를 포기했거나, 시효로 인하여 그 채권을 잃게 되었다면 변제자는 자기채무로 오신한 사실을 입증하더라도 그 채권자(변제수령자)에게 부당이득에 기한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제745조 1항). 채권자에게 이익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변제자는 오로지 채무자에 대하여만 비용부당이득에 기한 반환청구권(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제745조 2항), 설령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더라도 채무자의 악의를 입증하지 못하는 한 채무자에게 현존이익 이상의 반환청구를 하지 못한다(제748조).

   (3) 무효인 타인채무를 변제한 경우 - 보증인의 변제, 착오에 의한 타인채무의 변제와 같이 제3자가 채무자를 대신해서 채무를 변제했는데, 그 채무의 법적 원인이 무효가 된 경우이다. 채무자와의 계약에 따라 또는 변제에 이해관계가 있음을 이유로 제3자가 대신 변제한 경우에는 채무자가 제3자의 변제에 원인을 제공한 경우이므로 채무자(간접이득자)가 제3자(변제자)에게 구상책임(제441조) 또는 사무관리에 따른 비용상환책임(제739조)을 부담하며, 그렇게 되면 변제수령자의 부당이득으로 채무자가 손실을 보는 셈이므로 그 다음에는 변제수령자가 채무자에게 부당이득 반환책임(제741조)을 부담하게 된다. 물론 변제수령자가 선의일 경우 현존한도에서만 반환책임을 부담하게 되며, 채무자는 그에 따른 위험을 부담한다. 반면에 착오에 의한 타인채무의 변제와 같이 채무자와의 계약이나 이해관계 없이 제3자(손실자)가 대신 변제한 경우에는 제3자(변제자)가 변제수령자(직접이득자)에 대하여만 직접 반환청구를 할 수 있고, 그 채무자에 대해서는 비용상환이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게 된다. 어차피 무효인 채무이므로 채무자에게 반사이익도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변제자의 변제에 원인을 제공해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제469조 2항). 더구나 이 경우는 사무관리의 의사가 없었던 경우이므로 반의사사무관리(제739조 3항)라고 볼 수도 없다(반의사사무관리에 관해서 자세한 내용은 채권각론 교과서 386면 이하; 또는 拙稿, "부당사무관리개념의 도입을 전제로 한 사무관리법의 새로운 체계구성 - 반의사사무관리와 불이익사무관리를 구분할 필요성에 관하여 - , 고려법학 제56호, 2010. 03, 181-220면"을 참조할 것).

   (4) 유효인 타인채무를 변제한 경우 - 설령 제3자에게 변제의 이익이 없었고,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채무가 유효하였고, 제3자가 사무관리의 의사를 가지고 있었으며, 다만 제3자가 채무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하지 않을 것으로 오신하여 변제한 경우에는, 반의사사무관리(제739조 3항)로 취급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제3자는 그 변제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은 채무자에 대해서 현존이익의 한도로 비용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제739조 3항). 다만 주의할 것은 그 반사이익을 얻은 채무자가 악의였다고 하더라도, 제739조 3항의 규정에 의해 제3자는 현존이익의 한도에서만 채무자에 대해서 비용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이에 관해서 자세한 내용은 위의 拙稿를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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