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자의 상속분 귀속에 관하여
친족상속법 기말고사를 치르고 난 후, 한 학생이 내게 찾아와 '상속을 포기하여 다른 공동상속인들에게 상속분의 비율로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이 귀속될 때, 포괄적 유증을 넉넉히 받은 공동상속인과 그렇지 않은 공동상속인에게도 상속분의 비율로 귀속되는 것인지'를 질문해왔다. 수업시간에 이에 관하여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은 것 같아, 이에 관하여 공개적으로 다음과 같이 답변하도록 한다: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에 소급하여 그 효력이 있다(제1042조). 따라서 상속의 개시 당시에 상속포기자가 이미 상속결격이었거나 그 당시 이미 사망했던 것처럼 상속이 이루어지고 상속분이 정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상속인이 수인인 경우에 어느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그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된다(제1043조). 예를 들어 공동상속인인 세 딸 A, B, C 가운데 A가 상속을 포기하면, A가 상속받았을 적극재산과 소극재산 모두가 B와 C에게 각각 50%씩의 비율로 귀속이 되는 것이다.
다만 포괄적 유증을 받은 공동상속인과 그렇지 않은 공동상속인에게도 상속포기자의 상속분이 상속분의 비율로 귀속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공동상속인들 가운데 A가 상속을 포기하였고, 나머지 공동상속인 B와 C 가운데 B는 3분의 2의 포괄적 유증을 받은 상황이었다면, A가 상속을 포기하더라도 A가 상속받을 적극재산은 C에게만 귀속할 뿐, B에게는 귀속하지 않는다. 물론 A가 상속받을 소극재산은 B와 C에게 각각 그들의 법정상속분인 50%씩의 비율로 각각 귀속이 된다.
독일민법 교과서들의 경우 제2350조의 해석론 등에서 이에 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친족상속법 교과서들의 경우 이에 관해 명확한 답이 없다. 언젠가는 이에 관한 이론이 우리나라 친족상속법 교과서들에도 추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법원 1980.2.26. 선고 79다2078 판결을 보면 <b>"포괄적 유증이란 적극재산은 물론 소극재산 즉 채무까지도 포괄하는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의 유증을 말하는 것"</b>이라고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피상속인이 소극재산의 상속분까지 유언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이냐?
그 전부터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경일이 너는 지나치게 독일법이론에만 치중하여 우리나라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를 무시하고 이에 관하여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오류를 계속해서 범하고 있는 것 같다. 네 제자들이 이런 대법원 판례가 있는지도 모르고서 너에게서 친족상속법 수업을 들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화딱지가 나서 경일이 니가 그래도 법대 교수 맞냐는 질문을 참을 수 없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너의 윗글에 대해서 너에게 직접적으로 충고하지 않고 그 대신 뒤로 너의 흉을 보겠지만, 나는 결코 그렇게 할 수 없어서 너에게 충고하는 것이니 부디 경각심을 가져주기 바라겠다.
소극재산의 상속분까지 포괄적 유증에 의해 지정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아서요... (제가 틀리게 생각한 건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