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교재 제3판 작업 마무리 기타
1. 지난 주에는 매우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강의교재 제3판 작업을 마무리했고, 그 과정에서 며칠을 연속으로 밤을 새우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하루에 약 2~3시간 이내의 수면으로 버티면서 커피를 물처럼 마시고 책상에 하루 약 20시간 가까이 붙어 있는 생활을 약 4주 이상 계속했더니, 지난 목요일로 작업을 마무리하고나서도 아직까지 심장이 쿵쾅거리고 머리와 뒷목은 지끈거리고 가슴이 뭔가 무거운 쇠몽둥이 같은 것으로 찍어내리누르는 듯한, 가슴 어딘가에 독한 납덩이 같은 것이 들어차 호흡과 순환을 방해하는 듯한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하루에도 큰 한숨을 수백번이나 내쉬고 땅이 꺼져라 가슴 속과 머릿속의 독기를 내뿜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상태는 정상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하긴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하다가 3월말경이나 되어서야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었다. 아마 올해에도 그와 비슷한 사이클을 겪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한동안은 그 무엇보다도 내 몸의 건강을 추스르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할 듯하다.
2. 그런 와중에서도 지난 화,수요일에는 충남대에 국제학술대회가 있어서 대전에 1박 2일 일정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물론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하니 좋은 기회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전혀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도 독일,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 각지에서 찾아온 민법학자들의 발표를 듣고 그에 대해 독일어로 토론이 이루어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옛날 독일유학시절 생각도 많이 났고, 지적 자극도 많이 받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한동안은 국제학술대회라는 것이 대단히 형식적으로 치러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는데, 요즘은 전혀 그렇지가 않은 것 같고, 그 영양가 또한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듯하였다. 발표도 매우 성의있게 준비되고, 질문과 토론도 매우 치열하게 행해지고, 그 규모 역시 점점 더 커지고, 그 빈도 역시 점점 더 잦아진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법학분야에 있어서도 그동안 꿈같이만 느껴왔던 국제화, 세계화가 이젠 우리의 피부 가까이에 거칠게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편으로는 그 모든 흐름의 한 중심에 서계신, 충남대 로스쿨의 신유철 교수님이야말로 정말 대단하신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3. 지지난 주 금요일에는 우리 학교에 졸업식이 있었다. 05~08학번의 백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졸업가운을 입고 학사모를 쓴 채 한 사람 한 사람 차례대로 단상에 나와 졸업장을 받는 모습을 꾸벅꾸벅 조는듯 마는듯 지켜보면서, "다들 어쩌면 저렇게도 예쁘단 말인가?" 이런 생각을 계속 했다. 한참 나이의, 그야말로 절정의 미모가 피어오른 나이의 여학생들이 이제는 만만찮은 지성까지 갖춘 채로, 그렇지만 동시에 약간의 불안한 마음을 갖고서 저 위태로운 세상에 나아가고, 이젠 저 학생들의 얼굴들을 다시 보긴 어렵겠구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까지 동시에 겹치니까, 더욱 그 학생들의 얼굴들이 아름답게 보였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쨌든 내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그 유명한 미스코리아대회도, 또는 슈퍼모델대회도, 우리 숙명여대 졸업식장만큼 이렇게 예쁘고 청초하고도 애처로운 한떨기 꽃송이들과도 같은 여성들을 이렇게 한꺼번에 한 자리에 모아놓지는 못할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 정도였다. 아마 다시는 만나보기도 힘든 여성들이 되겠지만, 이번에 우리 학교를 떠나는 이 아름다운 여학생들이 다들 자기 뜻하는 바를 이루고 각자의 자리에서 다들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4. 오늘 낮에는 아들녀석을 안고서 슈퍼마켓에 갔다가 어떤 초라한 옷차림의, 내 나이 또래 뚱뚱한 남자가 추운 날씨에 혼자 서서 벌벌 떨며 외롭게 명함 나눠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 남자, 나에게도 다가와 명함을 건네주고는, 공손히 허리를 굽혀 절을 하고, 내 아들을 보면서 "잘 생겼다. 정말 너무 잘 생겼다, 진짜" 운운하는 (별로 진실성 없어보이는) 덕담을 하여 호감을 갖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이번 총선에 출마한 예비후보자라는 사람이었다. 객관적으로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당선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사람인데, 그토록 열심히 선거운동하는 모습을 보니까, "아, 이런 사람때문에라도 사람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투표장에 가는구나"하는 생각도 들고, "옳은 정견을 갖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정견을 펼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하루 종일 추운 곳에 서서, 겸손하게 머리 수그리고 하면서, 낮은 자세에서 박박 기는 몸빵을 한다는 것도 그 이상으로 중요한 거구나"하는 생각 역시 들었다. 옛날에는 국회의원 출마하는 사람들이 나보다 열살 이상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으나, 이제는 나랑 별로 나이차가 안 나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에 출마하여 열심히, 각자 가진 체력의 극한까지를 소모하며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나라면 죽었다 깨어나도 저런 짓은 못하겠다 싶은데, 옛날에는 저런 정치인들의 모습이 마냥 꼴사납게만 보였으나, 요즘은 불쌍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하여튼 정치인들을 대하는 나의 시선이 요즘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부정적이고 냉소적이며 아무런 실천적 행동 없이 그저 남을 뒤에서 흉보기만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이 세상에, 그래도 뭔가 소신을 갖고 열심히 뭔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다들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쪽으로, 나의 생각이 요즘은 많이 바뀌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강의교재를 이제 3판까지 찍었다고 그러면서 매일 날밤을 샜다고 말하는 것도 사실은 웃기는 거다. 어느 책이든 제1판을 내는 게 젤 어려운 거고 그 다음 판부터는 비교적 쉽게 가는 게 정상이다. 근데, 니 말로는 제1판은 후다닥 금방 찍었다고 그랬으면서 제2판, 제3판 뒤로 갈수록 더 고생을 한다는 소리가 되니, 그 말을 누가 곧이곧대로 믿겠느냐? 겉으로는 강의교재 제3판 작업을 한다고 하면서 필시 속으로는 다른 꿍꿍이가 있어서 뭔가 비밀작업을 한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 홈페이지에 들리는 네티즌들이 절대 경일이 너만큼 바보가 아님을 잘 알아뒀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b>"부정적이고 냉소적이며 아무런 실천적 행동 없이 그저 남을 뒤에서 흉보기만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이 세상에, 그래도 뭔가 소신을 갖고 열심히 뭔가를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다들 훌륭한 사람들"</b>이란 말도 그렇다. 경일이 넌 그깟 강의교재를 겨우 제3판까지 냈다는 게 무슨 대단한 실천적 행동인 것처럼 말을 하지만, 실천적 행동이란 것은 모름지기 남들이 모두 하지 않으려는 어려운 희생적 봉사를 목숨까지 내놓을 각오로 용기있게 결행해야 그거를 알아주는 것이다. 경일이 너처럼 고작 책상 앞에 앉아서 강의교재 나부랑이나 만들거나 아니면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처럼 고작 몇 주 정도 길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명함 몇 장 나눠주거나 그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실천적 행동이란 말인가? 옛날처럼 노동현장에 위장취업해서 파업을 조직하거나 민주화시위에 앞장서다 감옥에 다녀왔거나 그 정도의 실천적 행동을 했다면 모르겠다. 근데 경일이 너는 평생 그런 희생적 봉사 같은 거랑은 거리가 멀게 철저히 니 이익만 챙기면서 살아온 넘 아니더냐? 니 글을 읽으면서 어이가 없어서 비웃음을 흘리는, 나같은 사람도 있다는 거를 좀 알면서 글을 써주기 바라겠다.
설마 그렇게까지 가지는 않겠습니다만 앞으로 연구실에서 언제 시체 치울지 알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은데, 하여튼 각 대학들은 교수 뽑을 때 신체검사를 강화하고 건강진단서도 의무화하는 등 가급적 건강한 자들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보시지요. 연구실에서 막 시체가 나오고 하면 다들 기분이 어디 좋겠습니까? 푸하하하하
KNura가 건강이 그 지경이면서도 강의교재를 만들기 위해서 발악을 하는 건 죽어가는 인간들이 유작(遺作)에 집착하는 것의 흉내라 보는데 (옛말에도 그랬지요. 똥개도 죽을 때가 되면 똥을 더 많이 싸려 노력한다고 말이지요. 푸하하),
그런 것도 다 따지고 보면 어리석은 짓꺼리에 지나지 않는 거입네다. 평생을 빌빌하게 산 인간이 죽기 직전에 좀 괜찮은 유산 하나 남겼다고 해서 그 인간의 사후평가가 올라갑니까? 특히 법학 강의교재 같은 것은 법이 바뀔 때마다 모조리 휴짓조각이 되는 것에 불과한데 말입네다. ㅍㅎㅎ
하여튼 머리 나쁜 인간은 죽을 때까지도 삽질만 하는 데 예외가 없습네다. 삽질하다 죽으나, 빈둥거리다 죽으나, 죽어서 썩어 악취를 풍기는 건 모두 마찬가지인데 말입네다. 우하하하하하하하.
숙대가 지금 개강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는데, 주인장한테 만약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으면 개강 전에 휴직계를 내든지 사표를 쓰든지 그렇게 좀 하시죠? 당연히 홈페이지 주인장은 월급을 계속 벌기 위해서 출근과 강의를 강행할 것 같은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겠군요. 헐~
제가 대학 2학년때 저희 과 교수님 한 분도 몸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은데 휴직도 안 하고 강의를 계속해서, 휴강과 결강을 밥먹듯하여 여러 학생들한테 민폐만 끼치고, 1~2년 완전히 거지같은 강의만 계속하더니만 슬금슬금 건강 회복해서 지금은 학교 잘만 댕기더군요. 이 모든 게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해서 비양심적 대학교수들이 자기 부당이득을 꾀하는 건데, 학교가 무슨 요양원입니까? 이건 진짜 제도적으로 규제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아픈 인간은 일하지 말고, 일하지 않는 자는 돈벌지 마라.
이런 원칙은 대학교수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리 우리나라 대학이 학생들을 봉으로 아는 파렴치범 소굴 같은 곳이라 하더라도 말임니다. -_-
또 자기 학교 졸업식에 참석해서 자기가 가르치던 여제자들 모습들을 보고 교수라는 인간이 예쁘다며 침을 질질 흘리는 모습도 꼴불견이긴 마찬가지군요. ㅎㅎ 여제자들이 졸업을 하면 스승으로서 앞날의 행운이나 빌어주면 되는 거지, 도대체 예쁘단 소리는 뭣하러 쓸데없이 하는 겁니까? 상식적으로 가려서 할 말이 있고 가려서 하지 않을 말이 있는 거 아닙니까? 아으, 징그러~
본인이 교육자라고 생각한다면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지켜야 합니다. 몸이 아무리 많이 안 좋아도 아프단 말 같은 거 바깥에다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정 그렇게 몸이 안 좋으면 학생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무급휴직이라도 좀 하든가. 옛날에 우리 스승님들께서 당신들 몸 설령 많이 아프시다고 해서 대외적으로 아프다느니 힘들다느니 징징대시는 거 어디 한번 본 적이 있습니까?
이런 게 다 요즘 젊은 선생들이 정신력이 약해져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정신력도 없고 사명감도 없고 자기관리능력도 없고... 본인이 교육자로서 얼마나 한심한지에 대해 솔직히 이 인간은 최소한의 자각이나 하고 있는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