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463조, 제464조의 해석론에 관한 정리
오늘 채권총론 강의내용 가운데 물건의 변제, 특히 처분권한이나 처분능력 없이 물건을 변제한 경우에 관해서 학생들이 질문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민법 제463조 및 제464조의 해석론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타인의 물건을 변제한 경우, 처분권한 없이 물건을 변제한 경우에 대해서이다. 채무의 변제로 타인의 물건을 인도한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다시 유효한 변제를 하지 않는 한, 채권자에게 그 물건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게 된다(제463조). 그 물건에 관해 처분권한(處分權限)이 있을 경우에는 예외이나, 이 경우는 엄밀히 말해서 타인의 물건을 변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채권자에게 소유권자가 소유물반환청구(제213조)를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변제자가 타인의 물건을 변제한 경우, 채권자는 이 물건을 일단 수령할 수 있으며, 비록 소유권자의 물권적 청구권에 대해서는 대항할 수 없다 하더라도, 변제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반환을 청구하면,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급부보유력(給付保有力)을 발휘할 수 있는 이상, 그 반환을 거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변제자가 채권자에게 대체물(代替物)인 변제목적물의 반환을 청구하면서 다른 동종(同種)의 물건을 인도하는 경우라면, 변제수령자는 그 변제자에게 변제목적물의 반환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만약 채권자가 그 물건에 관하여 선의취득의 요건사실(제249조)을 입증한다면, 그 물건의 소유권은 채권자가 취득할 것이므로, 이 경우 채권자는 원래의 소유권자에 대해서도 반환을 거절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때 원래의 소유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청구권(제390조, 제750조)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제741조)을 행사하여야만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채권자가 변제로 받은 타인의 물건을 선의로 소비하였거나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는, 그 변제가 유효한 것이 되어, 채권은 소멸한다(제465조1항). 이 경우 변제자는 물론 대단히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되겠지만, 이미 물건은 채권자에게 존재하지 않으므로, 채권자는 이 경우 불법행위(제750조)를 저지른 것이 아닌 이상, 변제자나 소유자에 대해서 그 어떤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 변제자가 채권자에게 다시 유효한 변제를 하더라도, 채권자에게는 반환할 급부가 이미 없는 이상, 변제자나 소유자가 그 채권자에 대해서 물건의 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시 말해, 이 경우 물건의 소유자인 타인도 물건을 양수한 제3자에게 소유물반환을 청구해야지(제213조), 채권자에 대해서는 소유물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물건의 소유자였던 타인은 물건을 양수한 제3자에 대하여 소유물반환을 청구하는 것과 별도로, 채무자에 대해서 부당이득(채권자로부터 취득한 반대급부)의 반환청구(제741조)를 하거나(大判 2011.6.10, 2010다40239), 변제자에 대해서 손해배상청구(제390조, 제750조)를 할 수 있다. 물론 그 제3자(양수인)가 선의취득(제249조)을 했다면, 소유자는 그 제3자에 대해 소유물반환청구(제213조)를 할 수 없을 것이며, 채무자가 부당이득의 현존하지 않음을 입증할 경우에는 채무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도 할 수 없을 것이고(물론 소유자인 타인이 채무자의 악의를 입증할 경우 현존이익 없음과 상관없이 채무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도 있음: 제748조 2항), 변제자가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해낼 경우에는 변제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역시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한편 변제수령자는 변제자의 소유가 아닌 물건을 변제목적물로서 수령했다 하더라도, 변제수령에 고의 또는 과실이 없었던 이상, 소유자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제750조). 하지만 변제수령에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면, 변제수령자는 소유자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변제수령자는 변제자에 대하여 구상권(求償權)을 행사할 수 있다(제465조2항). 변제수령자 또는 채권자가 그 물건의 소유자에게 물건을 반환했을 때에도,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제390조)을 묻거나 권리의 하자에 기한 담보책임(제570조)을 물을 수 있다 할 것이다.
그 다음은 처분능력이 없는 자가 변제한 경우이다. 비록 자기의 물건이지만 그 물건을 양도할 능력은 없는 상태(예를 들어 소유물을 압류당한 상태, 소유물이 파산재단에 속하게 된 상태)에서 변제자가 어떤 물건을 채무의 변제로서 채권자에게 인도한 때, 변제자는 마치 타인의 물건을 변제한 것처럼, 다시 유효한 변제를 하지 않는 한 채권자에게 그 물건의 반환청구를 할 수가 없게 된다(제464조). 물론 이 경우 압류채권자나 파산채권자, 파산관재인은 변제된 물건에 대해 소유권을 가진 자들이 아니므로, 변제수령한 채권자에 대해서 소유물반환청구(제213조)를 할 수도 없고, 특히 변제수령한 채권자가 선의였을 경우 파산관재인은 그 채권자에 대해 부인권(채무자회생법 제391조)을 행사할 수도 없게 된다. 특히 채무자가 이 경우 채권자에 대해서 급부반환청구권을 갖지 않는 이상, 압류채권자나 파산채권자가 채무자의 반환청구권을 채권자에 대해 대위행사(제404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만 채무의 원인행위 자체가 무효 취소된 경우에는, 변제자가 양도할 능력 없이 변제했다 하더라도, 변제자는 변제수령자에 대하여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되고(제741조), 소유권자는 소유권에 기해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제213조). 이 경우 압류채권자나 파산채권자는 변제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나 소유물반환청구권을 대위행사(제404조)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변제자가 채무 없음을 알고 변제한 때에는 변제수령자에게 반환청구권이 부정되는 이상(제742조), 이 경우에는 압류채권자나 파산채권자 등도 변제수령자에 대해 그 물건의 반환청구를 대위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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