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광주를 생각하며 (통진당 사태와 광주)
해마다 이맘때면 광주민주화운동과 그것이 오늘날 갖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1972년 유신 이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직접선거가 정기적으로 시행되고, 3권분립이 지켜지고, 자유시장경제와 국민의 인권이 적어도 기본적인 수준으로는 존중되고 있던 나라. 그러던 나라가 10월 유신 이후 갑자기 1인 독재 치하의 전체주의적, 군국주의적 국가로 변모한지 약 7년반이 지났던 시점. 짧았던 '서울의 봄'이 지난 후, 군부쿠데타세력의 총칼 앞에서 온 국민이 다시 노예적 겁쟁이의 지위로 전락하고, 민주주의의 회복에 관한 실낱같은 희망조차 사라질 듯하던 시절. 그 시절에 오로지 용감한 광주시민들만이 야만적 군사독재세력의 거친 발톱 앞에 맨몸으로 저항하려 하다가 이슬처럼 산화했다. 이러한 역사는 과연 오늘날에 어떠한 의미를 또 다시 가져야 할 것인가?
대학시절 이른바 '광주사태'의 비참함과 군부의 잔혹한 학살만행, 그리고 그 이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군사독재의 역사에 대해서 알게 된 후 내가 가졌던 가장 큰 문제의식은 "왜 그들은 군림과 복종이 다수 국민들의 일상이 되기를 바랐던 것인가?"하는 것과 "왜 국가의 지배집단은 자기 자신을 국가와 동일시하고 이러한 지배체제를 지키기 위해 그토록 거짓을 일삼고 잔인한 폭력을 휘둘렀던 것인가?"하는 점이었다. 광주의 시민들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단순히 머릿속에만 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몸으로 밀어붙여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실천하였다. 모든 군림과 거짓과 폭력을 부정하였고, 바로 그러한 이유로 권력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수천 명의 의로운 사람들이 그렇게 억울하게 사망하였고, 그 가족들 수만 명이 직접적인 후유증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떠나, 그러한 불의를 보고도 군사독재의 위협이 두려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무력감이 1980년대 초반 국민들 대다수의 마음을 짓눌렀던 것 같다. 물론 당장의 현실에 타협하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광주시민들의 희생이 너무나 슬프고 참혹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후 그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일부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시민들과 학생들 사이에서는 여러 가지 진보적인 운동들이 기획되기 시작하였다.
그러한 운동들은 우선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집약되었다. 시민들을 마음대로 억압하고 학살하는 무지막지한 폭력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휘두르고도 반성이 전혀 없는 군사독재와 이에 협조하여 이익을 취하는 기득권세력, 독재비호세력들을 청산하지 않고서는 제2, 제3의 '광주사태'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으리란 인식이 대다수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에 기반한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흐름은 1987년에 우선 직선제개헌의 요구로 폭발하였다. 기본적 상식을 갖고 있는 국민 대다수가 최고지도자를 직접 뽑을 수 있게만 한다면, 군사독재세력들은 자연스럽게 물러갈 것이고 민주화의 목표도 어렵지 않게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민주화운동의 흐름을 잇는 사람들은 1987년 12월 광주살인마 노태우의 당선이라는 어이없는 현실을 목도하고서도 낙심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유화, 민주화, 문민화를 위한 개혁을 추진하여, 권위적 군사독재세력을 정치판에서 몰아내고 그들의 문화적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지속적 노력을 기울였다. 정치군인들이나 독재정권 부역자들에 대한 인적 청산작업을 부단히 요구하여 점진적으로 관철하였고, 그런 자들이 주로 몸담고 있던 정당을 심판하기 위해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을 연달아 출범시켰다.
물론 그러한 반독재 민주화운동은 수많은 자기모순과 타협들 속에서 매우 복잡하고 우스꽝스러운 방식으로 전개되었으며, 그때그때마다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예를 들어 김대중 정권의 경우 동교동계와 재야의 민주화세력만으로는 국가경영의 경륜이 아무래도 부족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과거의 군사독재 부역자들과 연합하고 나서야 비로소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 당연히 그러한 태생적 한계로 인해 재벌개혁을 포함한 모든 개혁은 미완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권위주의와 부패는 여전히 만연하였으며, 대통령의 지위는 여전히 제왕의 지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경제자유화와 개방화를 통해 기존의 관치경제 시스템을 상당부분 해체할 수 있었다는 점, 금융권력의 분립을 통해 정권이 자기 맘대로 은행 돈을 주무르는 비정상적 폐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는 점 등이 긍정적이었지만, 그러한 개혁 역시 그리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었고, DJ 시절에도 우리나라 경제시스템은 여러가지 면에서 여전히 후진적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쨌든 김대중 정권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통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선거가 단순히 요식절차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고, 정관계 엘리트집단의 교체를 통해 지난 1960년대부터 약 40년간 대한민국 정관계의 요직을 독점하고 있던 특정지역 중심의 인맥을 무력화하였다는 점에서 일말의 진보적 의미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본다.
노무현 정권의 경우 군사독재 부역자들과 연합하지 않고서도 단독으로 정권을 장악하였고, 탄핵사태 이후 원내 과반수의 뒷받침까지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모든 개혁의 완수에 관한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 재벌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 사법개혁, 노동개혁 등이 그 예였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자유시장경제체제를 과연 긍정할 것인지에 관한 아주 기본적인 문제를 놓고서 내부적 이견이 발생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었지만, 그러한 논쟁으로 인해 집권세력이 분열하면서 모든 일은 답보상태에 머무르게 되었다. 거기다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들의 부패가 발목을 잡으면서, 재벌개혁은커녕 언론개혁과 교육개혁, 사법개혁, 노동개혁조차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채 임기가 끝나버리고 말았다. 일단 집권은 하였으나, 집권 후에 대한 준비가 거의 안 되어 있었기 때문에, 임기 내내 로드맵만 그리다가 짐을 싸고 말았다는 것이다. 물론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인치주의가 아닌 법치주의의 시스템을 구축해보려 하였다는 점에서 평가를 해줄 점이 없지는 않았으나, 이명박 정권의 출범 이후 그러한 모든 성과는 거의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 결과로, 지금 우리는 법적인 정당성을 갖고 있지 않은 기관이 민간인을 사찰하고, 정권과 재벌의 비호를 받는 보수언론이 왜곡보도와 축소은폐보도를 일삼으며, 사법부는 계급판결을 일삼는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정권의 하수인들이 선거관리위원회를 마비시켜도 꼬리만 자른 채 그냥 넘어가고, 대통령사저를 짓는다며 부동산투기를 벌여도 꼬리만 자른 채 그냥 넘어가며, 정치실세가 저축은행에 외압을 행사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부실을 막기 위해 정부가 천문학적인 세금을 공적 자금으로 투입해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어물쩡 넘어가는 나라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편파적 환율정책이나 편파적 세제정책으로 인해 대기업은 천문학적 이득을 보고, 그로 인해 발생한 재정손실은 국민이 부담해야 하지만, 이에 관해 책임지는 사람 없이 스리슬쩍 넘어가고, 모든 건 그렇게 유야무야 되어가는 나라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반면에 정권에 밉보인 자들, 예를 들면 미네르바나 정연주 사장 같은 사람들은 죄가 없어도 구속이 되거나 기소가 된다. 정권이나 재벌의 치부를 들춰내는 사람들, 예를 들면 정봉주 의원, 노회찬 의원이나 주진우 기자 같은 사람들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분투했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받고 구속을 당한다. 이런 점에서, 반독재 민주화운동은 아직 미완성단계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거꾸로 후퇴해가고 있으며, 자유롭고 공정한 국가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개혁은, 아직도 걸음마단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태이다.
그 밖에도, 광주시민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한 또 하나의 큰 흐름은, 바로 반미 자주화운동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군사독재세력이나 국내재벌세력이 악의 근원인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을 비호하며 한반도 정치전반에 포괄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미국 역시 광주의 희생에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되었기에, 이러한 반미 자주화운동의 흐름 역시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우리 사회의 근원적 모순을 해결하고자 하는 진보운동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사실 1980년 그때까지만 해도 한미동맹은 공산독재세력의 남하를 막기 위한 지정학적 생존전략의 필요성때문에라도 광범위한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미국의 선진문화나 발달된 정치경제체제가 갖는 전반적 우월성에 대해서는 전국민적 신뢰와 동경심이 확고히 뒷받침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대체로 이익이 될 수밖에 없는 한미동맹에 대해 감히 의심을 품는 사람들은 국내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미국이 계엄군의 광주진입을 허용 혹은 묵인했다는 사실은 미국에 대한 모든 국민적 호감과 신뢰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말았다. 이로 인해 촉발된 반미운동의 흐름은 박정희 정권 이래의 산업화과정에서 일어난 노동운동의 흐름과 합쳐져서 미국식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도덕적 거부감으로 이어졌다. 거기에 덧붙여, 민족주의가 새롭게 대두하면서, 외세인 미국 대신 동족인 북한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북한을 긍정함으로써 우리 민족 모두가 하나가 될 수 있으리라는, 민족해방과 민족통일에 관한 믿음이 팽배해졌다. 그런 흐름을 틈타서, 주체사상과 종속이론이 대학가에 유행하여 빠른 속도로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대학가에는 정통 사회주의이론을 공부하고 정통 맑스레닌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 노동자혁명을 꿈꾸는 PD계열 소속의 학생운동가들 역시 매우 많았다. 그러나 그러한 PD 계열 학생운동가들의 세력은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NL 계열 학생운동가들의 세력으로 급속히 대체되어갔다. 일단 영어로 된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이론이나 독일말, 쏘련말로 이루어진 서구식 사회주의 이론은 우선 그 용어부터가 생경하고 난해했던 데 비해, 쉬운 순우리말로 씌어진 북한의 주체사상 이론은 이해하기도 쉽고 받아들이기도 매우 자연스러운 편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워낙 국력의 막대한 비중을 인민들의 사상교육에 쏟아넣는 나라였으므로, 주체사상의 이론은 대단히 부드럽게 잘 다듬어져 있었고, 겉보기에도 상당히 그럴듯해 보였다. 더구나 PD세력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선거운동 등에 매우 냉소적인 입장이었던 반면, NL세력들은 통일전선전술에 입각하여 이러한 민주화운동에도 헌신적으로 참여하는 등, 매우 현실적이고도 유연한 입장을 취하였기 때문에, NL 계열들은 PD 계열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 민중들 사이에서는 전두환정권에 대한 거부감과 별도로 미국 등 서구외세에 대한 거부감 역시 매우 컸던 게 사실이었다. 북한과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는 민족주의적 감성과 함께, 북한은 항일민족운동의 정통성을 잇고 있지만 남한은 친일파의 후예들이 기득권을 점하고 있지 않느냐는 반감 역시 매우 강하였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주체사상은 1980년대 초반 이후 대학생들과 노동자들 사이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널리 유포되었다. 그리고 당시 주체사상을 믿었던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도덕적이고, 가장 희생적인 사람들, 가장 훌륭한 품성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다른 평범한 사람들이 광주시민들의 희생에 대한 부채의식을 거부하고, 자기 사리사욕이나 채우며 살아갈 동안, 이들은 광주시민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자기가 나서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던 사람들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에게 하필이면 - 다른 사상도 아니고 - 주체사상이 스며들어간 데에는, 사실 주체사상가들의 인적 관리시스템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도 할 수 있었다. 주체사상의 조직이론은 적어도 수천만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실제로 적용되고 나름대로 현장에서 오래 통용되면서 교정과 검증을 마친 이론이었기 때문에, 남한식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몇몇 아마츄어 운동가들(이른바 ND, PD 운동가들)이 어설프게 급조한 조직관리시스템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완결성을 가지고 있었다. 통일적이고 체계적인 상명하달의 지시체계와 조직적 행동체계를 갖고 움직이는 운동가들과 그렇지 않은 운동가들 간에는 애시당초 서로 게임이나 경쟁이 될 수가 없는 것이었으므로, 주체사상은 단순한 민주주의 이론이나 맑스레닌주의 이상으로 학계나 노동계에서 정말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였다. 그러니까 주체사상 자체가 위대했다기보다는 인간의 고독한 심리를 파고드는 주사파 특유의 조직관리 시스템 및 전략수립의 테크닉, 그리고 업무추진의 노하우가 워낙 탁월했기 때문에,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대학가나 노동계에서 갈수록 늘어만 갔고, 그들은 운동권 내에서도 자연스럽게 패권과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러한 주체사상의 외연적 확대와 성장, 패권의 과정이 우리 사회의 진보와 개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것은 전혀 아니었다. 주사파들은 그러한 응집의 과정 속에서 본인들이 광주민주화운동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은 점점 더 폐쇄적 독선과 선민의식으로 치닫았다. 처음에는 옳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으나, 그 귀결이 옳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바로 북한 김일성-김정일 지배체제야말로 소수의 군림과 다수의 복종을 일상화하는 독재체제라는 사실을 점차로 망각해갔다. 북한의 지배집단들이야말로 자기네들이 갖는 기득권을 위해 폭력과 거짓을 일삼는 자들임을, 그들은 점점 간과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우리가 광주의 희생을 잊지 않기 위해 함께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였던 남한의 군사독재세력과 미제국주의세력이 그들의 대안이었던 북한의 지배세력과 결코 다르지 않은 존재임을, 그들은 점점 부정하고 외면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그 대신에 미국을 비롯한 서구외세를 몰아내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였다. 미국과 대화하고 미국과 올바른 관계를 수립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 내부에서 미국적인 것을 배제하고 미국적인 것을 축출하려는 것에 목적을 두고 결사적으로 반미자주화운동을 벌였다.
그 일환으로, 그들은 시장개방과 국제화와 자유무역에 적극 반대하였고, 미군철수와 미국산 쇠고기수입반대를 주장하며 반미와 반외세감정을 증폭시키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물론 이들의 주장은 다수의 농민들과 영화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점도 없지 않았지만, 실제로 이들이 추구하였던 목적은 미국과의 자유교류, 자유무역의 과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소수자들의 이익을 배려하고, 공정무역의 이상을 추구하려는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북한에 수립된 민족적 사회주의경제체제, 자력갱생의 경제체제를 본받고자 하는 등의 주체이념의 실현에 관한 것, 원리적인 것에 더 촛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체제의 유지를 위해 설정된 체제외부의 적, 민족외부의 적인 미국이라는 절대악에 대한 의식적 증오심을 남한에도 그대로 이식시키려는 것에 더 촛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밖에도 그들은 북한의 사상교육이 가르치는대로 자유주의는 나쁜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개인주의는 나약하고, 자유주의는 무책임하며, 개혁은 사탕발림이고, 민주주의는 관념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였다. (이런 점에서는 같은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PD 계열 소속의 학생운동가들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필요에 따라서는 개인의 인권을 밥먹듯 주장하면서도, 북한주민의 인권에 대해서는 눈감았고, 운동권 내부에서도 개인의 인격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자아비판의 강요를 일삼았으며, 개인의 신념, 개인의 소유권, 개인의 소비선택에 대한 자유는 부르주아적인 것이라며 허락하지 않으려 하였다.
실제로 그들은, 공동체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일상생활에 대한 감시와 관료적 간섭 역시도 얼마든지 옹호될 수 있는 것이라 주장하였다. 그리고 민주적 평등의 문화보다는 서열이나 정치의식의 수준에 따른 상하위계질서를 확립하는 데 더 주력하였다. 자유로운 공개경쟁대신 소수의 '의식 있는 자들(?)'에 의해 비밀리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더 선호하였고, 소수 노동자 개개인의 권익에 신경쓰기보다는 대규모 단위의 노조를 강화하고, 위대한 수령동지의 탄생일이나 청년학생축전 등을 기리기 위한 대규모 군중집회를 성황리에 개최하는 데 더 주력하면서, 그것을 비판할 때에는 이것이 뭐가 나쁘냐, 대안이 있느냐고 강변하는 고질적 행태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물론 그들이 그렇게 자기들만의 길을 걸어갈 동안 세상은 빠르게 변해가고 있었다. 미국은 1990년대 이후 남한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면서 사실상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고수하였고, 한반도 전쟁위기를 증폭시키긴커녕 군사적인 면에서 북한보다 오히려 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주었으며, 핵협상에 있어서도 외견상 북한에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일관하여, 도대체 누가 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인지를 알 수 없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미국경제는 자본주의 특유의 모순과 한계에 의해 필연적으로 멸망해가긴커녕 오히려 점점 더 번영해갔다.
반면에 북한의 경제상황은 급속도로 나빠져갔고, 북한의 정치기득권집단과 민중들 간의 사회적 격차는 더욱 더 벌어져갔다. 북한의 인권탄압과 경제파탄에 관한 객관적 데이터와 경험적 사실보고가 국민 대다수에게 시시각각으로 정확히 알려지면서, 미국이 모든 잘못의 근원이고, 북한식의 민족적 사회경제체제만이 우리 미래의 대안이며,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가계야말로 우리 민족의 정통성을 가장 확실하게 대표하는 '백두산 줄기'라는 이들의 정치적 확신은 대다수 일반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것으로 굳어져갔다. 오히려 미국은 자기네들의 경제적 이익때문에라도 한반도의 평화를 더 열심히 지켜줄 수밖에 없을 것이며, 북한의 전시독재체제야말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더 위협이 되고 있다는 인식이 퍼져나갔다. 미국과 남한 정부는 그나마 자기네 국민들을 굶기지는 않고, 그들에게 자유라도 보장하지만, 북한은 자기네 주민들 생계도 못 챙겨주고, 자유도 보장을 못해주고, 대체 공허한 민족주체성과 자주권의 과시 외에 무엇을 내세울 수 있느냐 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사파들이 무조건적으로 북한만을 옹호하고 미국만을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들의 인식은 일반국민들의 인식으로부터 점점 더 괴리되어갔다. 이들이 기본적으로 자기 패거리 내부에서만 정치적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나머지 대다수 국민들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 존재들로 변해갈수록, 이들은 자기들끼리 더욱 더 똘똘 뭉치고 외부인들을 더욱 더 배척하거나 의심, 멸시하는 방향으로 변해갔다. 외부에 자기들의 정체를 숨기려 하는 이들의 폐쇄적 경향 역시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졌다.
그러한 과정에서 이들의 행태는 점차 사이비종교 광신도들의 양태를 띄기 시작하였다. 처음엔 그토록 도덕적이었고 희생적이었던 이들이 어느새 거짓과 망상과 탐욕으로 가득한 괴물로 변해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들은 숫자상으로 제법 대단한 규모를 갖고 있었고, 특히 그 행동력과 응집력에 있어서는 거의 막강한 수준에 도달해 있었으나, 실제로 이들의 위험성은 그 진보적 의미를 압도할 정도로 점점 더 심각해져 거의 폭발일보직전의 단계에 도달해 있었다.
실제로 그들은 자본주의의 폐해를 비판하고, 강남부유층의 사치나 위선 등을 폭로하며,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패나 우리나라 지도층들의 사대주의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데 있어서는 분명히 자기 몫을 담당한 측면이 있었다. 더구나 이들은 정부비판과 노동자권익을 위한 집회참여에 열심이었고, 온라인에서의 의견개진에도 열심이었기 때문에, 사이버공간에서의 여론형성이나 장외투쟁시 인원조달 등에 있어서 대단한 쓰임새를 갖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항상 거기서 더 나아갔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그들이 한반도 전쟁위기를 과장하고, 그에 관한 모든 책임과 문제점을 미국에게 돌리면서 북한의 잘못을 축소은폐했다는 점은 그렇게 중요한 폐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들이 미국의 제국주의적 문제점을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 이로 인한 우리의 피해가능성에 관해 터무니없이 과장한 것 역시 사실 그렇게 중요한 폐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들이 그러한 어마어마한 위협에 너무나 압도되어버린 나머지, 개인의 자유를 부정했고, 민주주의를 부정했으며, 평화를 부정했고, 객관적 진실을 부정했다는 점에 있었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의식화되어 있지 않은 인간을 인간취급도 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국민 대다수의 보편적 여론을 부정했고, 대의민주주의와 절차적 정당성의 규칙을 거부했다. (이런 점에서는 같은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PD 계열 소속의 학생운동가들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은 그들 눈에 의식화되어 있지 않은 국민 대다수의 정서나 여론으로부터 철저히 괴리되었기에, 미국이나 한국의 선거문화에 대해 금권정치라거나 정치쇼라고 경멸해대면서도, 북한정권의 종신독재시스템과 권력세습시스템에 대해서는 주체의 승리라며 뜨겁게 박수치고 긍정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미국의 전술핵배치나 남한의 핵발전소 건설에 대해서는 결사반대하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한미군사훈련이나 신무기배치, 그리고 미군의 만행 등에 대해서는 온갖 비난과 욕설을 퍼부어대면서도, 북한군의 전력증강이나 북한군의 연평도 민간인 포격에 대해서는 정당방위였다고 두둔하기에 바빴다.
그 밖에도 그들은 북한언론의 폭력적이고 전투적이며 살벌한 언어선택에 길들여져 있어서인지, 온라인 공간에서 과도한 언어폭력으로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폐해도 적지 않았다. 오로지 자기들만이 옳다는 독선에 빠져 있었고, 세계최강대국의 정보기관과 보수언론이 비밀리에 자기네들에 대해 음해공작과 살해협박을 펼 것이라는 피해의식에 빠져 있었다. 이른바 '의식화'되어 있지 않은 다른 사람들의 충고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으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신념 하에 진보정당의 각종 선거에 개입하여 온갖 반칙과 부정을 저질러댔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다 알고, 그들과 그들 주위에 누차 이런 사실에 대해 경고를 해댔다. 진보진영 내에서도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우리 국민들의 인권과 자유를 신장하며, 한반도에 평화질서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이러한 자들과 결별하는 것이 더 낫다, 이들과 연대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을 꽤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 이후 정치적으로 끔찍할 만큼 위축되어 있었던 이른바 진보진영의 대다수 정치지도자들은 이런 사실을 간과하였다. 그들은 이명박 정권의 실정 이후 모처럼 그들에게 유리한 분위기가 형성되자, 자력으로도 충분히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사파 세력들에게 연대의 손길을 뻗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총선 이후 지금 우리 모두가 보고 있는 바와 같이 흘러가고 있다.
요즘은 통진당사태가 점입가경인 것 같다. 이젠 이에 대해 더 말하는 것조차 염증을 느낄 정도이다. 어쩔 때는 어이 없어 웃음이 나오고, 어쩔 때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는 혼란의 상황이다.
실제로 광주민주화운동 이후 그 정신을 잇기 위해 반독재 민주화와 반미 자주화라는 두 개의 큰 흐름이 만들어졌지만, 반독재 민주화는 아마도 앞으로 계속 지지부진할 것 같고, 반미 자주화는 여태까지 계속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잘못된 방향으로만 계속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대착오적 반미 자주화의 흐름이 앞으로 갈수록 반독재 민주화의 흐름에 방해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러한 교착상태가 쉽게 해소될 것 같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이런 점에서 32년 전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셨던 수많은 민주선열 여러분들께 그저 부끄러운 마음만을 갖게 될 뿐이다. 오늘이 5월 18일이라는 사실부터가 그저 슬프게 느껴지기만 할 뿐이다.
이런 수준 낮은 글에 뭐 댓글 같은 걸 달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무식한 학생들이 현혹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짤막하게 몇마디 합니다. 당신 말대로라면 우리나라 서울 한복판에 미군기지와 미군정보기관은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자리잡고 있어야 하고, 남한은 영원무궁토록 미국의 속국으로 남아야만 하겠군요!
광우병 쇠고기가 들어오건 말건 한미FTA는 그대로 밀어붙여져야 하고, 대학등록금은 천정부지로 치솟아야 하고, 북한주민들이 굶어죽는 것도 미국의 경제봉쇄때문이 아니라 북한 공산당 빨갱이들이 무능하기 때문인 거고, 아무튼 미군미사일 수만기가 북한 전역을 초토화하고 미군탱크 수천대와 미군보병 수만명이 북한 전역을 점령하고 우리 동포인 북한의 수천만 양민들이 학살되고 북한 노동당 수백만 간부들이 모두 처형되어 그 피가 홍수를 이루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 미국에 대해서는 입도 뻥긋 말아야만 하는 거겠군요!
하필이면 거룩한 5.18. 기념일에 미제 치즈 상한 거라도 처먹고서 정신이 나갔습니까? 당신 같은 극우반공 친미사대 또라이가 대학교수를 해먹는다는 것 자체가 우리 대학교육시스템의 비극인 것 같습니다!
광주에서 경찰들이 데모진압 너무 과격하게 하다가 우발적으로 발포해서 사람이 죽으니까 시민들 (시민은 무슨 시민... 대부분 깡패 아니면 실업자 건달 노동자들이었겠지) 일부가 빡쳐가지고 폭동 일으킨 건데... ㅠ
이걸 가지고 일부 민주장삿꾼 넘들이 '민주화운동' 운운하는 거 자체가 '오버' 아닐지... ㅠ
다들 쉬쉬해서 그렇지....
솔직히 말해서 광주사태에 북한간첩들이 개입되지 않았다고 100% 장담할 수도 없는 거고요. (내가 북한 김일성이면 당빠 최정예 간첩들을 수백수천씩 풀어서 전남 해안가에 상륙시켜서 광주폭동을 수십배로 확산시켰을 거 가틈..ㅠ)
당시 누가 대통령이라도 폭력진압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 같네효... (물론 억울한 희생자들도 많이 있었겠지만, ...... 어쨌든 다들 국가에 대해서 정면으로 반기를 든 자들인데... 국가보안법까지 갈 것도 없이 형법상 내란죄로도 다 사형감이져.... ㅠㅠ)
억울한 희생자들, 민주화유공자들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고 명예회복해줬으면 됐지...
그걸 갖고 무려 30년 이상을 우려먹으면서... 전라도 지역이 비리정치인 DJ와 그를 따르는 포퓰리즘 정치꾼들과 친북 주사파들의 요람 역할을 해왔고....
이번에 통진당 당권파 이석기도 전남 목포 출신이고, 김재연도 전라도, 김선동도 전라도라던데... ㅠ
국민들 사이에서 이젠 좀 광주사태 우려먹는 것도 고마해라 소리가 나올만 한 거 아닐지... ㅠㅠ
이번에 노무현이형 노건평이가 500억 비자금 갖고 있는 거 발각됐다는데요... (그게 솔직히 노건평이 개인돈이라고 믿을 사람이 누가 있을지... ㅠ)
DJ시절, 노무현 시절에도 숱한 비리가 '꼬리자르기'로 얼버무려졌고,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님께서 노무현땜에 억울하게 자살했고 그런 걸 보면 민주당이 정권 잡는다고 해서 반드시 민주화가 된다는 환상도 버리셔야 할 듯 싶은데효... ㅠ
이젠 잊혀져도 될 법하고... 반드시 잊혀져야 마땅한 게 광주사태 같은데... ㅠ
주인장님께서 유난히 광주사태 그거에 집착하시는 특별한 이유라도 좀 알고 싶네여... ㅠㅠ
그리고 거기에 유시민의 역할이 대단히 컸습니다. 사실상 지난 대선에서 민노당 득표율이 3.0%에 그친 이후, 민노당과 그 주류인 주사파 집단의 입지가 대단히 곤란해졌었는데요. 유시민과 주사파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통진당이 탄생하고, 결국엔 야권연대까지 성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시민의 입장에서는 주사파들이 민주당내 386들이나 PD계열 사민주의자들보다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주사파들은 사실 '반미'밖엔 아무것도 모르는 꼴통들이므로, 경제정책의 면에서는 의외로 더 유연한 면이 많습니다. 유시민의 자유주의적 성향에 대해서 PD 계열은 노골적인 거부감을 표시하지만, NL 계열은 오히려 "반미역량과 민족자본만 키울 수 있다면 자유시장도 흑묘백묘 아니겠는가"하고 연대할 수 있는 입장이었다는 거죠.)
통진당 당권파의 비상식적 경선부정으로 인해 유시민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가 만천하에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통진당과의 야권연대와 통진당 주사파들의 경선부정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애매모호한 태도로 인해 민주당이 득을 보긴커녕 오히려 중도세력 이탈로 새누리당의 승리만 도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민주당과 연대하고 유시민과 연대한 주사파 출신들의 극적인 기사회생과 대대적 약진으로 인해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야권내부에서 주사파들의 지분만 너무 키워줬다는 불만이 나왔고, 유시민의 국참당 지분은 야권 내에서는 물론이고 통진당 내에서도 거의 소멸되다시피 하는 결과가 나왔죠.
여기저기서 유시민은 정말 바보가 아니냐는 말이 나왔는데, 그나마 그 뒤로 유시민이 경선부정폭로와 당내개혁을 밀어붙임으로써 점수를 많이 만회했습니다. 낙관적으로 보자면, 이번에 유시민, 심상정 등 신당권파가 통진당의 당권을 장악할 경우, 통진당이 종북좌파정당의 이미지 대신 '합리적 진보'의 이미지로 부각되면서 야권연대에 중도층의 표를 끌어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대중들의 종북좌파에 대한 거부감은 상상 이상인데, 그들과 결별하고, PD세력의 민생복지에 관한 정책역량과 유시민식의 미래지향적 마인드가 결합할 수 있다면 이른바 진보진영의 지지층 확산에 시너지효과가 발휘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유력한 정보에 따르면, 이석기와 김재연이 끝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될 경우 국회의원과 당원들의 숫자에서 구당권파가 신당권파를 훨씬 압도하기 때문에, 어차피 당내 권력투쟁에서 신당권파가 구당권파를 이기기는 어렵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될 경우, 통진당사태는 장기화하거나, 아니면 구당권파와 신당권파 간의 전격적 타협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신당권파가 사실상 종북좌파에게 무릎을 꿇는 셈이죠.
만약 그렇게 마무리된다면, 통진당도 망하고, 야권연대도 망하고, 이번 12월 대선은 새누리당이 100% 가져간다고 해도 거의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현재로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하는 점에 있겟죠.
광주 망월동 묘역에 잠들어 계신 민주영령들께는 고개를 들 수도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건 진보진영에서 자초한 일이니, 남탓을 할 수만도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라도 상식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여론을 결집하고, 정치권을 압박하여, 가급적 합리적인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하는 수밖엔 없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주인장님께 많은 도움을 부탁드리고 싶고, 앞으로 모든 일이 잘 풀려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주인장 니넘은 한미FTA 찬성했을 때부터 알아봤는데, 너같은 박쥐 부스래기가 한미FTA가 뭐가 나쁘냐며 편하게 딩가딩가 거리고 있을 동안, 니넘이 주사파라고 부르던 민노당 당원들이 앞장선 투쟁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그나마 30개월 월령 이상의 것이라도 막은 거다. 니같은 기회주의자가 거기에 한 것이 뭐 있냐, 이 인간아.
지금 보수언론이 이석기, 김재연, 이정희를 마녀로 만들지만, 미국의 호전광들이 북한 핵발전소에 미사일 폭격이라도 한번 해봐라. 우리나라에서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광우병 환자가 단 한 명이라도 발생해봐라. 그때 가면 모두가 이석기, 이정희가 옳았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거다.
정치적 상황이 조금만 바뀌면 진보언론, 보수언론 할 거 없이, 이석기, 이정희는 어디로 갔냐고찾고 난리를 칠 거다. 이석기, 이정희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게 될 거다.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잘 지키지 않는, 그깟 절차적이고 지엽적인 문제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고 하늘이 무너질 일이라고... 보수언론에 부화뇌동하며 기름낀 문장으로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싸우는 몇 명 안 되는 소중한 정치인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나... 니가 그럴 만한 자격이 되냐? 니가 진중권이나 조국 정도 되는 인간이라면 또 모르겠다, 쯧쯧.
너 자신을 좀 돌아보면서 글을 써라. 5.18.의 정신에 가장 부합하지 않는 기회주의적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감히 5.18.을 들먹이다니... 주인장 너같은 인간에게는 진짜 하늘의 천벌이 내릴 거다.
<b>"한미동맹은 공산독재세력의 남하를 막기 위한 지정학적 생존전략의 필요성때문에라도 광범위한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유지되고 있었으며, 미국의 선진문화나 발달된 정치경제체제가 갖는 전반적 우월성에 대해 국민적 신뢰와 동경심이 확고히 뒷받침되고 있었으므로, 대체로 우리에게는 이익이 될 수밖에 없는 한미동맹에 대해 감히 의심을 품는 사람들은 국내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니, 시대착오적 반미 자주화의 흐름이 갈수록 반독재 민주화의 흐름에 방해만 되고 있는 실정이다."</b>
전형적인 강남 중산층, 쁘띠 민주당 지지자의 궤변입니다. 김대중독재건, 노무현독재건, 이명박독재건, 그 배후조종자가 바뀌지 않는 한, 독재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모르나?
미국자본이 우리나라 대다수 노동자들의 단물을 다 빨아먹고 착취하는 현실은 눈에 보이지도 않나? 정권교체 암만 해봐야 미국이 뒤에 버티는 한 암껏도 안 바뀐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도 깨닫지 못하나?
하긴 이런 인간은 미제 물건 맘대로 쓰면서 세상은 너무나 편하고 아름답겠죠. 세상에서 오직 한가지 불만은 민주당이 정권 못 잡는다는 게 유일한 불만인 인간인가보네요. 이런 인간의 글은 읽고 평할 만한 가치도 없을 듯~
진보성향의 지식인들이 대개는 이번에 통진당 내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위반하신 분들에 대해서 자진사퇴를 권고하시고 정당의 혁신을 권고하라는 선에서 의견을 모으고 계신 것 같은데,
주인장님께서는 거기서 더 나아가 과거 민노당 하시던 분들 전체에 대해서 아예 '자폭명령' '박멸협박' 내지 '폐기선언', 심지어는 '사형선고'까지 하려 하시는 것 같아서 가슴이 섬뜩하고 눈쌀이 찌푸려지네요. 그분들께 다시 한번 기회를 더 드려보자는 생각은 전혀 안 해보시는 건가요?
개인적으로 이정희 의원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무리 실수가 좀 있었기로서니, 사람을 이렇게까지 무참하게 난도질하고 돌팔매질할 수가 있나 싶어지네요. 그만한 인물을 또 어디서 길러낼 수가 있다고....
너무 한쪽 방향에서만 모든 사물을 보려 하시는 거 아닐까요?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도 있고 그런 건데, 비판을 하시더라도 인간적 따스함과 여유를 밑바탕에 깔고서 하실 필요가 있ㅇ르 것 같네요....
그것을 빌미로 <b>"반미자주화는 시대착오적이다" "주사파들은 우리나라의 진보와 개혁, 민주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b>는 결론으로 비약하신 것은
논리적으로도 옳지 않은 것이었고 사실적으로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었고 도덕적으로도 대단히 좋지 못한 태도였다고 판단이 되네요.
주체사상이 철학적으로는 대단히 훌륭한 철학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고, 이른바 주사파라는 사람들이 적어도 '더불어 사는 삶'과 "자본이 아닌 인간이 주인되는 세상"의 공동체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에서는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이 보수야당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민족자주성과 애국애족의 가치을 수호하는 데 있어서는 나름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비록 주사파가 아니긴 해도 운동판 내에서 주사파 그룹들을 모두 말살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네요.
적어도 광주민주화운동의 흐름을 계승한 사람들이라면, 작은 허물이 있더라도 그동안의 고생과 쌓아놓은 업적에 비해 작은 것이라면 덮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주인장님의 주장대로라면 늦봄 문익환 선생님이나 문정현 신부님, 문규현 신부님, 그밖에 반미자주적 신념으로 운동하신 여러 선생님들께서는 모두 헛수고한 것밖에는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주인장님께서 갖고 계신 자유주의적, 반민족주의적인 편향이 너무 잘못된 방향으로 분출되어, 아주 볼썽사나운, 극단적인 주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좀 반성해보셨으면 좋겠네요.
저는 운동권도 뭣도 아닌 사람이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좀 반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예를 들면 광우병 쇠고기...)
민주당 같은 중도보수야당한테 그런 걸 기대할 수도 없고요... 북한에 대해서도 좀 친화적 스탠스를 갖고 있는 정당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주인장님의 글은 사실상 통진당 사람들에게 통진당의 핵심일꾼을 포기하고 핵심강령을 포기하라는 건데....
저는 물론 통진당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통진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주인장님의 말씀은 너무 지나친 주장이 아니었을까요?
경선과정에서 약간의 부정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경선을 다시 하든가, 그 부정이 없었어도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을 정도라면, 당선된 사람들의 지위는 유지하고 다만 경선담당자만 징계하든가 그렇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경선 비례대표더러 모조리 사퇴하도록 한다든가, 경선부정에 연루된 특정 정파에 대해서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마타도어식 비난을 쏟아붓는다든가 하는 것은 암만 봐도 상식적인 것으로 비쳐지지 않네요. 독일에서도 좌파당 내에 각 정파가 존재하지만 이런 식으로 서로를 극단적으로 부정하면서 싸우는 꼴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오히려 당권파에게 동정이 간다고 하면, 제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건가요?
주인장님께 충고를 드리자면, 정치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도 생태학적인 개념을 적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주인장님은 이른바 주사파에 대해서 거의 뭐 해충같은 이미지로 받아들이고 계시는 것 같은데, 저는 주사파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 거에 관심도 전혀 없지만, 설령 주사파 그들이 정말 우리 정치계에 아무 쓸모도 없는 해충 같은 존재들이라 해도, 그들을 그렇게 함부로 배제하거나 박멸하려는 식의 주장을 함부로 펼쳐서는 안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자면요. 배추벌레나 호랑나비애벌레 같은 해충들이 겉보기엔 해충처럼 보여도, 막상 그것들을 없애버리면 식물의 번식이 안 이루어져서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투구새우나 왕우렁이는 그동안 해충처럼 여겨져 왔지만, 오늘날 이식 벼농사에서 제초에 도움이 되는 익충으로 간주된다는 것도 좀 고려하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주인장님은 절차적 민주주의, 형식적 민주주의에 대해서 대단히 집착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시는데요. 과연 당내 경선에서 열성당원이나 뜨내기당원이나 모두 1인1표를 부여하는 게 합리적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동안 당내에서 열성당원들이 대리투표나 명부조작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1인 2표나 1인 3표씩을 행사해왔다 하더라도 그것이 실질적 대표성을 구현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적정하게 행해진 것이었고 또 그것이 관습으로 굳어진 것이라면, 그게 다 이유가 있어서 관습이 된 것일테니까, 그런 것도 폭넓게 감안을 하면서 좀 더 점진적인 개혁을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되네요. 신당권파라 불리는 사람들이 보다 더 지혜롭고 여유로운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저는 독일에서 교환학생을 하다가 눌러 앉아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는 법학도인데, 한국의 정치제도와 독일의 정치제도에 대해 자주 비교하고, 한국에도 독일과 같은 멋진 좌파정당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학생입니다. 특히 대학등록금과 관련해서요.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너무 자기 권리를 못 찾아먹는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인데요. 절차적 민주주의 같은 별로 대단치도 않은 문제 갖고 이렇게 좌파당내 정파 간에 소모적인 싸움을 하고 좌파들의 역량을 갉아먹을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요. 주인장님께서는 이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일방적인 비난을 퍼붓고 계시는데, 주인장님에 대해서는 진짜 뭘 좀 알고서나 비판을 하셨으면 좋겠다, 잘 모르시면 나서지나 마셨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지네요. 주인장님같이 보수적으로 굳어져버린 두뇌로는 어차피 진보진영의 내부사정을 이해하려야 이해하실 수가 없을테니까...
만약 주인장님께서 진보정당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으시다면, 직접 통진당에 당원으로 가입하셔서, 밑바닥부터 박박 기면서 차근차근 올라가시면서, 지구당 사무실 청소부터 시작해 온갖 궂은 일에 대한 열성과 노력으로 인정을 받으신 다음에, 그 다음에 무슨 비판적 발언을 하셔도 하실 일이지, 본인이 아무리 교수라고 해도, 이렇게 입만 나불거리면서 외부에서 비판만 퍼부어대신다면, 아무리 그 말에 옳은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말 듣고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는 충고말씀을 드리고 싶어지네요. -_-;
지난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이 큰 착각을 한 게 있는데, 그게 정권교체와 정권심판이 대세이니 무조건 정권교체와 정권심판으로 다 뭉쳐서 하나가 되면 과반수는 물론이고 원내의석 3분의 2까지 휩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백낙청 할아버지를 비롯해 이남주 교수, 김동춘 교수, 김종엽 교수 등 창비 지식인들이 앞장서서 그런 논리를 구사하면서 자기들이 언제부터 민주당의 원로였다고 야권연대와 연합정치를 배후에서 주문했는데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98145
http://weekly.changbi.com/533
http://weekly.changbi.com/613
http://weekly.changbi.com/618
대체 이들이 무슨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해댔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 결과로 민주당만 대승의 기회를 놓치고, 새누리당만 기사회생하는 결과가 됐다는 겁니다. 수도권에서야 연대효과를 본 곳이 몇 군데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민주당은 쓸데없이 양보한 곳은 많고 전체 의석수로 따지면 기대했던 의석수보다 오히려 더 줄어드는 결과를 받았죠.
거의 일방적으로 이익을 본 것은 통합진보당인데, 만약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았으면 투쟁이미지, 급진적 이미지때문에 거의 1석도 차지할 수 없었을 통진당이 무려 13석을 차지하고 그 중에 절반 이상인 7석을 주사파 경기동부가 가져가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죠. (민주당 공천과 비례대표에서도 임수경같이 실질적으로 통진당 당권파에 더 가까운 인사들이 대부분 발탁됐기 때문에 통진당 당권파의 실질적 의석수는 더 늘어난다고 봐야 할 것임.) 대체 누구 좋으라고 야권연대를 했는지, 그 결과가 보여주는 겁니다..
이번에 통합진보당 문제는 이들의 주체사상이니 반미자주화노선이니 하는 것을 떠나서 일단 민주주의의 제도적 절차 준수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에 해당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지금이야말로 확실하게 선을 긋고 단절할 일종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총선패배로 힘을 잃은 한명숙, 문성근 같은 사람은 물론이고, 문재인, 이해찬 같은 사람들도 아직 야권연대에 미련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아무리 통합진보당 고정지지층이 5퍼센트 가량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 표 잡을려다 통합진보당에 극도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중도층 30%의 표를 잃는다면, 대선에서 과연 이길 수 있을지... 주인장님의 글을 읽고 저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