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법학 교육과정과 독일의 법학 교육과정
교육과정을 개편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체에 칼을 대는 것과 같은 신중함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수술 내지 적출의 필요성이 있는 장기(臟器)라 하더라도, 그것이 다른 장기나 인체조직과 어떠한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함부로 칼질하고 잘라내고 했다가는 인체 전부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영화 'Avatar'에 보면 어느 군인 아저씨가 그까짓거 나무 하나 없애버리는 게 뭐가 그리 대수냐고, 지금 이교도의 주술얘기하는 거냐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에 대해 Dr. Grace는 이렇게 반박한다.
"There's some kind of electro chemical communication between the roots of the trees. Like synapses between neurons. And each tree has 10 to the fourth connections to the trees around it. And there are 10 to the twelfth trees on Pandora. Which is a lot, I'm guessing. It's more connections than in the human brain."
교육과정도 마찬가지다. 전문적, 체계적으로 치밀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수들 간의 나눠먹기에 의해 졸속으로, 주먹구구로 칼질이 이루어졌다가는 교육이 개선(改善)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악(改惡)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민법 교육과정 개편의 경우, 아무리 법과대학 학생들이 다른 법과목들에 비해 민법과목만 편중해서 많이 수강하려 하고, 그로 인해 다른 법학전공과목들이 위축되거나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라 하더라도, 민법과목의 교육시간을 함부로 줄이려 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편식처럼 보이고 쏠림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혹시 그만큼 민법과목의 수요가 현실적으로 아주 높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 학교의 법학전공과목 시수는 다음과 같이 배정되어 있다.
민법 -
민법총칙(4시간), 물권법(4시간), 채권총론(4시간), 채권각론(4시간), 친족상속법(3시간), 민법연습(3시간), 민사특별법(3시간). 기본과목 16시간, 나머지 과목 9시간, 총 25시간.
형법 -
형법총론I(3시간), 형법총론II(3시간), 형법각론(3시간), 형사소송법I(3시간), 형사소송법II(3시간), 형법연습(3시간), 형사소송법연습(3시간). 기본과목 9시간, 나머지 과목 3시간, 총 12시간.
헌법 -
헌법I(3시간), 헌법II(3시간), 헌법재판론(3시간), 헌법연습(3시간), 기본과목 9시간, 나머지 과목 3시간, 총 12시간.
상법 -
상법총칙(3시간), 회사법(3시간), 어음수표법(3시간), 해상보험법(3시간), 소비자와법(3시간), 경제법(3시간), 상법연습(3시간). 기본과목 12시간, 나머지 과목 9시간, 총 21시간.
행정법 -
행정법총론(3시간), 행정법각론(3시간), 행정구제법(3시간), 행정법연습(3시간), 생명과학과법(3시간), 조세법(3시간), EU법(3시간). 기본과목 6시간, 나머지 과목 15시간, 총 21시간.
민사소송법 -
민사소송법I(3시간), 민사소송법II(3시간), 민사소송법연습(3시간). 총 9시간.
형사소송법 -
형사소송법I(3시간), 형사소송법II(3시간), 형사소송법연습(3시간). 총 9시간.
그밖에 국제법, 지적재산권법, 법여성학, 법철학, 법사회학, 인권법, 미국법 등의 과목들도 많이 개설되어 있으나, 이런 것들의 세부내용은 생략하도록 한다.
어쨌든 요약하자면, 민법과목이 위에서 보듯이 다른 과목에 비해 시간이 많이 배정되어 있고, 민총 물권 채총 채각 등 이른바 재산법 기본과목들은 과목당 시간이 무려 4시간이나 배정되어 있는 것이라 하겠다. 더구나 민법과목은 기본과목이 모두 1~2학년 과목으로 배정이 되어 있어서,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예를 들어 물권, 채각)조차 다른 전공의 선택과목(예를 들면 3~4학년 전공선택과목)들보다 몇 배 이상 수강생들이 더 많다는 문제점이 여러 교수님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지금 다른 전공과목 교수님들 간에 민법과목에 대한 원성이 아주 자자한 상황이다. (물론 민법과목들은 기본과목이 전부 4시간이라고는 해도, 이게 다 3학점 4시간이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에서는 다른 과목에 비해 민법과목을 수강하는 데 있어 더 꺼리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숙대법대 내에서 민법과목들은 정말 이상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어쨌든 위와 같은 사정으로 민법과목이 다른 과목에 비해 마치 지나친 특혜를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 학교의 경우 다른 전공 교수님들의 압력 하에 민법과목의 시간수를 줄이려 하는 움직임이 매우 강력하게 전개되고 있다. 민법과목의 수강인원을 대폭 제한한 데 이어, 이제는 과목수까지 줄여서, 공평한 (인위적) 배분으로 각 전공 간의 (기계적) 균형과 평등을 달성하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대다수 교수님들께서 요구하신대로 모든 것이 그렇게 정해져버린다면 다음과 같이 민법 교육과정이 바뀌게 된다.
민법 - 민법I(3시간), 민법II(3시간), 민법III(3시간), 민법IV(3시간), 나머지는 전과 동일
이렇게 되면 민법 기본과목의 시수가 종래의 16시간에서 12시간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더구나 위의 민법 기본과목들은 각각 민법입문, 계약법, 불법행위법 등의 명칭을 갖게 되고, 거기에 더해 학생들에게 강압적 필수과목처럼 여겨질 민법총칙과목과 채권총론과목 등은 앞으로 폐지될 것이 여러 교수님들에 의해 요구되고 있다. 로스쿨 시대를 맞이하여, 우선 민법과목부터 영미 로스쿨식으로 완전히 바꾸라시는 것이다.
물론 위의 12시간 외에 민법V 한 과목을 더 배려해주신다고도 하는데, 그래봤자 민법입문, 계약법, 물권법, 불법행위법 외에 추가가 되는 한 과목(예를 들면 채권법 고급이론)은 더 이상 민법 기본과목이 아니게 된다. 민법연습이나 마찬가지의 심화과목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만약 학생들이 1학년때 민법입문, 계약법, 물권법 강의만 듣고 '불법행위법(혹은 법정채권법)'이나 '채권법 고급이론' 강의를 안 들어버리면, 민법과목의 시수는 사실상 9시간으로 줄어들어버린다.
물론 영미권에서 공부하신 교수님들의 입장에서는 그게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실 것이다. 영미의 법과대학이나 로스쿨에서는 민법과목이 계약법, 물권법, 불법행위법, 단 3과목으로만 아주 단촐하게 구성되기 때문이다. 그 외의 민법과목은 전부 소수학생들을 위한 심화과목이 되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나처럼 독일에서 공부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정말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민법 전공 교육과정에 대한, 다른 전공 교수님들의 부당한 간섭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박사학위를 받았던 독일 함부르크 법과대학의 경우 예나 지금이나 전공필수과목이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학년 1학기 - 민법총칙(4시간), 헌법I(4시간), 형법I(4시간)
1학년 2학기 - 채권총론(4시간), 채권각론I(2시간), 헌법II(4시간), 형법II(4시간)
2학년 1학기 - 물권법I(2시간), 채권각론II(4시간), 행정법총론(4시간), 유럽법(2시간), 형법III(3시간)
2학년 2학기 - 물권법II(2시간), 채권각론III(3시간), 상법총칙(2시간), 경찰법(2시간), 건축법(2시간), 형사소송법(3시간)
3학년 1학기 - 친족상속법(2시간), 민사소송법(2시간), 회사법(2시간), 경제행정법(2시간), 환경법(2시간), 행정구제법(2시간), 노동법(2시간).
3학년 2학기 과목부터는 모두 선택과목임.
이를 보면 독일에서는 민법 기본과목의 경우 친족상속법을 제외하고도 필수강의시간이 무려 총 21시간이나 된다. 형법도 필수강의시간이 무려 11시간이나 된다. 반면 헌법은 8시간, 상법은 4시간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민법과목이나 형법과목은 대형 출석수업강의로 편제하여 매우 자세한 내용까지 교수들이 아주 엄격하게 가르치고 평가하는 반면, 상법 등의 파생법과목은 대부분의 과목을 고학년의 세미나 과목으로 배치하고, 대략적인 기본지식과 함께 본인이 스스로 더 자세한 내용을 리서치할 수 있도록 그 방법론만을 간단히 가르치는 것이 보통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상법, 지재법, 행정법 등의 세미나 과목들은 고학년에서 매우 다양한 과목들이 개설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수에 대한 밀착지도의 시스템으로 아주 친밀한 분위기에서 인기리에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음.) 함부르크대학교만 그런 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독일 대학교들이 다 그러한 이원적 교과과정 체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부분의 법과대학들이 민법 기본과목에 대해서는 아주 많은 필수강의시간 수를 배정하고 있고, 다른 파생법 과목들에 대해서는 강의시수를 적게 하는 대신 수강인원을 제한하면서 다양한 과목들을 풍부하게 제공하고 있다.
우리 숙대법대의 경우 민법 기본과목 시수가 16시간에 불과하다. 독일의 경우 민법 기본과목 시수가 총 21시간이니, 독일에 비하면 무려 5시간이나 강의시간이 부족한 셈이다. 독일 법과대학에서 민법과목을 제대로 수강하고, 이렇게 배운 그대로 한국 법과대학에서 제대로 민법강의를 해보려 하는 민법 교수들의 경우 강의시간 부족으로 허덕이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국내 다른 법과대학, 법전원과 비교하더라도 숙대법대의 민법 기본과목 시수는 결코 많은 것이 아니다. 국내 다른 명문대에서 민법을 제대로 공부하고 강의하시던 교수님들께서 숙명여대에 오시게 될 경우, 적은 강의시간때문에 당혹해 하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강의시간이 부족한 것은 다른 교과목들도 마찬가지일지 모르겠다. 숙대법대에서는 형법도 기본과목 시수가 9시간에 불과하니, 독일에 비하면 무려 2시간이나 강의시간이 부족하게 된다. 반면 헌법의 경우 숙대법대에서는 기본과목 시수가 9시간이나 되니, 독일보다 1시간의 시수가 더 많아 좀 더 넉넉하고 여유롭게 강의할 수 있게 된다. 상법도 기본과목 시수가 12시간이나 되니, 독일보다 8시간의 시수가 더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 상법교육은 독일과 달리 세미나식이 아닌 주입식의 출석수업 형식이므로, 상법 교수님들의 경우 독일에서보다 교육부담이 오히려 더 높아진다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어쨌든 위와 같이 숙대법대의 민법 강의시수가 결코 많지 않은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교수님들의 요구대로 민법 기본과목 시수를 현재의 시수에서 더 줄여버리게 되면, 숙대법대의 민법교육은 아무래도 굉장히 부실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아랫돌이 부실하면 윗돌도 흔들리므로, 건물 전체가 와르르 무너질 수밖에 없게 된다. 민법 교육과정도 다른 전공과목처럼 전공에 대한 흥미의 유발 및 학생들의 독자적 공부를 위한 방법론 전달의 수준에만 그치면 되지 않느냐고 하시지만, 민법과목은 원래 그렇게 강의할 수 있는 성질의 과목이 아니다.
물론 내가 너무 독불장군처럼, 외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직장 내에서의 원만한 인간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다수의 파생법 전공 교수님들께서 직업적 생명에 위기를 느끼고 계시는 등의 사정도 세심하게 배려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시점에서 분명히, 좀 더 겸허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고, 내것만 챙기려는 욕심이나 전공이기주의 등을 버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개편되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교육을 그렇게 잘 하는 편도 아니면서, 교육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이 남들에게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 숙대법대의 교육이 앞으로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고,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편이다.
다른 법들은 대개 열거형의 체계를 갖고 있지만, 민법은 복잡하게 얽힌 유기적 체계를 갖고 있죠. 다른 법도 아니고 민법을 갖고서 교육내용을 함부로 바꾼다는 게 기술적으로 절대 쉬운 게 아닙니다. 직접 한번 해보시면 아마 호랑이 꼬리를 잡았다고 후회하시게 될 거에요. ㅎㅎ
민법은 어차피 과목의 순서를 바꾼다고 해서 교육이 더 잘 되는 게 아닙니다. 민법과목 자체가 전부를 다 배우기 전까지는 어차피 이해하기가 불가능한 과목이에요. 타의에 의해 교육순서를 바꾸시면, 아마 몇년은 시행착오를 겪으실 거고, 그 피해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건 전공이기주의(?)일 수도 있겠는데, 만약 계약법, 불법행위법 같은 신설과목을 개발하신다면 반드시 전공필수로 지정하도록 하세요.
민총, 물권, 채총, 채각 같은 전통적 과목들은 그 명칭에서부터 이미 기본필수과목의 포스를 풍기지만, 계약법, 불법행위법, 담보물권법, 법정채권법, 이런 과목들을 만들어 놓으면 아마 학생들 수강신청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겁니다.
다른 전공 교수님들 밥그릇을 배려해드리려다가, 오히려 민법 전공 교수님들께서 쪽박을 차시게 될 수도 있어요. ㅎㅎ
숙대법대 정도의 레벨에서 과연 교수나 학생들이나 민법을 제대로 가르치거나 배울 수가 있을지 그것부터가 의문인데, 숙대 수준에 뭘 그렇게 가르칠 것이 많다고 주인장님은 그렇게 수업시간을 많이 가지려 하는 건지 좀 우스꽝스럽네요.
저희 선배 가운데서도 서울시내 중하위권 대학에 강사 나가는 분이 계시는데, 전공과목을 겨우 10%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멍청한 애들 모아놓고 그래도 구색은 갖춘답시고, 과목이란 과목은 그냥 온갖 과목을 다 끌어다가 개설해놓는다고 막 웃으시더라구요. 그게 다 교수들 허영이고 거품인데,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SKY 서성한급 밑으로는 전공 전문 교육이란 거 자체를 감당할만한 역량들이 안 되는 거 아닐지?
숙대생들에게 솔직히 민총, 물권, 채총, 채각은 좀 사치인 것 같고, 민법입문-계약법-물권법 정도면 충분하다 싶네요. 숙대생들 가운데 어차피 사법시험 볼 애들은 극소수일텐데 걔네들은 그냥 신림동 고시학원 가서 공부하라고 하면 될 거구요.
숙명 챠밍스쿨에서 연애, 화장, 몸치장, 다이어트, 연예인 스케쥴이나 챙기는 대다수 애들을 위한다면 솔직히 민법 과목수를 대폭 줄이시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지?
열심히 할 소수의 애들을 정말 그렇게도 챙기고 싶으시다면 민법고급심화과정을 따로 운영하셔도 될 거 같고, 민법연습 수업을 I, II, III로 하셔도 될 거 같구요. (근데 숙대법대 교수님들 수준에 민법연습 과목을 가르치실 만한 실력들은 과연 다들 있으실까요?)
민법 전공이 숙대에서 그렇게 잘 나가는 전공이었는지도 주인장의 말만 들어가지고서는 잘 모르겠지만, 설령 그렇다 해도, 너무 잘 나가는 쪽으로만 인센티브를 줬다간 전체 사원들 간의 인화단결이 깨져서 회사가 망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약간 공산당식이 되더라도 참여지분과 이익을 공평배분하는 회사가 오히려 구성원들 간에 화합이 잘 되어서 더 발전하게 되겠죠. 회사도 그런데, 하물며 대학 같은 교육기관에서야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주인장님의 글을 읽다 보면 다른 전공 교수님들과의 인화, 배려라는 부분에 너무 신경을 적게 쓰신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엊그제 은퇴했던 이종범 선수도 '개인기록'이 아니라 '팀을 위한 희생'에 항상 헌신하던 선수였기 때문에 모든 야구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것임을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법대생들은 법학 공부량은 줄이고, 그 대신 다른 책을 많이 읽고, 영어공부도 하고, 부전공도 하고, 동아리활동도 하고, 세상 경험도 쌓고, 인성을 가다듬고, 교우관계를 많이 맺고, 기업인턴도 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더 신경을 많이 써라. 그렇게 배웠는데, 그 말씀이 잘못된 건지 아리송하네요.
아무리 봐도 교수님께서 우리들한테 민법 전공공부만 많이 시키시려고 하는 게 지금 시대에는 전혀 맞는 것 같지가 않은데요. 어차피 민법의 본격적인 내용은 로스쿨 가면 제대로 다 배우게 될텐데... (민법이나 형법은 과목 자체가 학부에서 배우기엔 너무 어렵기도 하고요.)
학부 시절에는 법학과목에서도 헌법, 법철학, 법사회학, 법여성학, 미국법, 국제법... 이런 과목들이 더 중요한 과목이 아닐런지요. 심히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로스쿨 입시를 위해 필요한 통섭적 사고와 영어회화능력에도 더 도움이 되고, 나중에 로스쿨 진학하면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게 될테니 지금 마스터해두는 게 더 좋을 과목들...
지금 세계는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고, 대안적 이데올로기가 나타나게 될텐데, 그렇게 되면 환경법이라든가 헌법, 법사회학 같은 학문들이 더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백경일 교수님께서는 너무 옛날 식의 사고를 학생들에게 강요하시는 거 아닌가 우려되네요...
어떤 교수님께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본주의를 전제로 하는 민법이란 과목이 앞으로 백년 내에 자본주의와 함께 없어질 수도 있다고 하시던데요...
제가 학부에서 법학을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조심스럽지만... 민법은 어차피 로스쿨에 가면 입에서 신물이 나도록 배우게 돼있습니다. 민법이란 두 글자만 봐도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로요...
저는 로스쿨에 와서 법철학, 법사회학, 범죄심리학, 법문학, 지적 재산권법, 국제법, 국제통상법... 이런 과목들을 주로 배울 줄 알고 꿈에 부풀어서 로스쿨에 왔는데,
로스쿨의 현실은 오로지 변시 합격을 위해 철저히 민법 위주, 입시과목 위주로 커리큘럼이 짜여져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정말로 공부하고 싶었던 과목들은 졸업할 때까지 수강신청도 못하고 졸업하게 생겼더군요...
지금 학부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한다면... 어차피 로스쿨에 들어갈 학생들은 학부에서는 변호사 시험과목과 무관한 과목들... 좀 더 낭만적이고 부드럽고 부담없는 과목들을 많이 들으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법철학, 법사회학, 법여성학, 미국법, 지재법 등등...)
민법은 어차피 로스쿨에 가면 엄청나게 많이 배워요... 아무래도 로스쿨 교수님들 실력이랑 非로스쿨 교수님들 실력이랑은 차이가 많이 날 수밖에 없으니까(주인장님 실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실력차를 말씀드리는 거니까 오해 없으시길... ^^;)
학부시절에는 민법을 많이 안 들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로스쿨 들어오기 전에 실력 없는 교수님들한테서 민법을 어설프게 배우면 나중에 로스쿨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민법공부를 할 때 괜히 헷갈리기만 합니다.. ^^
그리고 놀 수 있는 한 많이 노세요. 로스쿨에 가면 정말 놀 시간은 하나도 없다는 거 명심해야 합니다.
연애도, 동아리활동도, 여행도... 로스쿨 들어가기 전에 학부시절에 마음껏 많이많이 해두세요. 그래야 후회하지 않습니다. ㅋ
제가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 법의 모법은 독일법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법이고요.
지금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전반적으로 독일법의 영향으로부터 탈피해서 미국법에 접근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독일법 독일법 운운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임을 아셔야 할 것 같네요.
당장 법실무에 종사하고 계시는 분들부터 요즘 독일법서를 보는 분들을 찾아볼 수 없고, 전부 미국법으로 대세가 넘어갔는데요 뭘.
민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건 독일법에서나 그런 거지,
우리나라 법에서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민법이 가장 중요한 법이 됐는지 그것부터가 의심스럽네요. 사법시험에서 민법배점이 150점이었던 것도 아주 최근부터의 일에 불과하고, 그나마 사법시험은 곧 폐지될 거고,
로스쿨 변호사시험 과목에서는 민법배점이 다른 과목보다 오히려 더 적은데요 뭘. (로스쿨시험과목이 공법 25%, 민사법 25%, 형사법 25%, 선택과목 25% 이렇게 구성되는데, 민법은 민사법 내에서도 민법, 상법, 민사소송법 3과목 중에 하나일 뿐이니까, 25% 내에서도 3분의 1, 즉 8% 남짓에 불과하죠. 반면에 헌법은 당당히 12.5%의 배점이죠.)
주인장님을 보면 '연극성 인격장애'라는 단어가 많이 떠오르네요. 인기 없고 실력 없는 배우가 억지로라도 무대에 서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 우격다짐으로 자기 출연시간을 늘리려고 하는 것과 같은 행동.. 이런 '연극성 인격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조직 내에 하나라도 있으면 그 조직은 다 깨져버리고 마는데...
어려서부터 뭔가 관심을 제대로 못 받고 크신 후유증인 건지, 뭔지... 가정교육이 잘못되신 건지... 하여튼 주인장님을 보면 너무 자기 생각만 하고 사시는 것 같아서 측은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 않아도 요즘들어 법과대학의 면학분위기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솔직히 말씀드려 저희 대학에서 민법과목을 제대로, 끝까지 소화하려는 의지를 가진 학생은 과연 전체 수강생 중에 절반 정도나 될까 의심스럽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계약법, 물권법은 물론이고, 법정채권법 같은 과목도 만약 갑작스럽게 신설하면, 사실상 학생들로부터 외면받을 공산이 더 크겠지요.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정말로 민법공부에 열의를 갖고 있는 학생들만으로 수강인원을 구성하면, 소수정예가 되어 수업분위기도 더 좋아지고, 진도도 더 빨리 나갈 수 있고, 이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수에 욕심부린다는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고, 다른 전공 교수님들과 공존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질 거고요. 어쨌든 폐강사태가 속출하고, 쪽박을 차는 일까지 벌어지지만 않는다면, 30명 정도의 학생들만 데리고 끝까지 가는 한이 있더라도, 민법 강의시간 자체를 축소하지는 말았으면 하는데, 과연 잘 될지 모르겠네요.
다른 교수님들을 설득하는 게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오해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길이 발견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섣불리 비관하거나 포기하고 싶지는 않네요. -_-;
그외의 다른 분들께/ 숙대법대 교수들이나 학생들의 실력수준에 대해 과대평가도 금물이지만, 과소평가도 좀 곤란하지 않을까 하네요. 제가 보기에 숙대법대 학생들 가운데서 상위 20% 정도의 학생들은 SKY를 비롯한 서울 시내 어느 대학에 데려다 놓아도 상위권을 차지할 만한 실력의 학생들이고, 상위 5% 정도의 학생들은 잘만 가르치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도 남을 만한 실력의 학생들입니다. 그에 대한 구구절절 더 이상의 장황한 언급은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숙대생 여자친구를 사귀어본 적이 있고, 숙대 들어간 학생한테 과외를 시켜본 경험도 있고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주인장님께서 주관적으로 어떻게 생각하시건 상관없이 숙대생들이라고 하면 그 지적 수준이나 뭐 객관적으로 평가되는 그런 게 있지 않습니까?
법조인이 뭐 아무나 되는 것도 아니고, 고도의 지적 능력 없이는 남에게 그냥 민폐나 끼치기 쉬운, 아주 무서운 직업이 법조인이라는 직업이라는 겁입니다.
법학이란 학문이 뭐 아무나 공부하고 마스터할 수 있는 학문도 아니구요. 더구나 우리나라 대학들이 솔직히 약 6~7개 정도의 대학교 빼고 나면 뭐 학생들에게 전공전문교육을 제대로 시킬 수 있는 대학입니까? (물론 20개 정도의 대학교에서는 그래도 교양교육 정도는 제대로 시키는 것 같더군요. 숙대도 교양교육은 어느 정도 시키는 것 같더군요.)
숙대법대 교수님들께서 쓰신 논문이나 고시강평 같은 것도 여러 편 읽어봤는데, 솔직히 너무 허졉한 수준이었습니다. 기본개념 같은 것도 전혀 모르고서 고시잡지 같은 데 글을 쓰시던데, 그런 실력으로 괜히 의욕만 부렸다간 오히려 남들에게 더 민폐를 끼치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 실력수준의 교수들을 그냥 내버려두는 거 보면 학생들 수준도 알만 한 거고요. (숙법 입결 자체도 숙대에서는 거의 밑바닥이더군요.)
그런데도 주인장님께서는 숙대에서 상위 5% 정도라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도 남을 학생들이라니, 푸하~~ 과장도 정말 너무 심한 과장을 하신 것 같고, 그냥 냉수나 드시고 정신 차리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숙대에서도 1년에 한두명 정도의 돌연변이 학생들은 사법시험에 재학중 합격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학생 겨우 하나때문에, 교육수준을 거의 사법시험 수준으로 맞춰놓고, 나머지 대다수 돌대가리 여학생들을 억지로 잡아 조진다는 것도 웃기는 거 아닙니까?
그런 극소수의 특별한 학생들은 신림동 고시학원 가서 공부하라고 하고, 나머지 학생들한테는 그냥 교양수준의 법학교육이나 충실히 시키시라 이겁니다. 아마도 숙대법대 다른 교수님들께서는 그런 현실을 현명하게 잘 파악하신 것 같은데, 주인장님 혼자서만 현실파악을 잘 못하시는가 보네요.
저도 숙대생들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이 들어서 이러는 겁니다. 제가 무슨 악플에 쾌감을 느껴서 이러는 게 아님을 잘 알아주셧으면 합니다.
하지만 독일대학의 커리큘럼을 한국에 그대로 이식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독일민법은 한국민법보다 조문 갯수도 많고 판례는 그야말로... ㅎㄷㄷ
독일민법의 필수 공부량이 한국민법보다 두배 정도는 되는 만큼, 한국의 경우 민법 강의시간수는 친상까지 합쳐서 18시간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독일헌법에 비해서 한국헌법의 공부량이 또 두 배 정도는 되는 만큼(그 많은 헌재판례... ㅠ), 한국의 경우 헌법 강의시간은 12시간 정도 되어야 할 거 같습니다.
제가 주인장님 글에서 문제삼고 싶은 것은, 주인장님께서 민법 전공 이외의 다른 법학 전공은 거의 개똥이나 마찬가지로 취급하고 계시며, 민법 과목 이외의 다른 법학 과목은 열심히 가르칠 필요도 없고, 자세히 가르칠 필요도 없는 과목으로 하찮게 치부하고 계신다는 점입니다.
민법과목은 많은 필수시간을 배정해서 자세히 열심히 가르쳐야 하지만, 다른 과목은 그럴 필요가 없고, 민법과목은 학생들에게 수요가 아주 많지만, 다른 과목은 수요가 전혀 없고, 민법교수들은 자기 과목을 열심히 가르쳐야 하지만, 다른 교수들은 그럴 필요가 없고, 그런 논리인 겁니까?
그게 말이 되는 겁니까? 그건 진짜 자기 것만 챙기려는 욕심 아니에요?
민법은 필수시간이 20시간 이상이 되어야 하고, 헌법이나 상법은 필수시간이 8시간이면 충분하고, 이따위 발상이 대체 어디에서 나온 겁니까? 독일에서 그렇게 정하고 있으면 다 옳은 겁니까? 독일이 하면 우리는 다 따라야 합니까? 그거 사대주의적인 발상 아닙니까?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법과대학들이 각 전공별로 1:1:1:1:1의 원칙으로 과목을 안분한다는 거는 신경도 쓰지 않겠다는 거에요? 원래부터 그렇게 독선적이고 오만한 성격의 소유자인 겁니까? 도대체 왜 그렇게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에요?
옛부터 헌민형이라고 했지, 민형헌이라고 한 적이 있습니까? 요즘 변호사시험과목도 헌민형이 동등하게 배점을 받는데, 그럼 필수시간도 어느 학교든간에 헌법, 민법, 형법의 균형이 1:1:1로 맞춰져야 하는 거 아니에요?
민법은 아랫돌이기 때문에, 민법교육이 부실하면 모든 법학교육이 무너진다고 주장하셨군요. 근데 민법이 아랫돌이라는 근거가 있습니까? 솔직히 모든 법학의 기본은 오히려 헌법이 아닌가요?
숙대에서 민법이 가장 인기가 있다고 주장하시는 모양인데, 그 증거나 한번 제시할 수 있습니까? 혹시 그렇게 인기 있는 이유가 숙대 민법 교수들이 학생들 인기에 영합하는 질낮은 강의를 하기 때문인 거 아니에요? 그렇다면 그럴수록 숙대에서 민법강의시간을 더 줄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주인장님의 글을 읽고 다른 법학과목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씹스런 기분을 갖게 될지 그런 것도 좀 고려해가면서 글이든 똥이든 싸지르시기 바라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민법 과목에 시간배정이 많이 됐다는 것에 대해 불만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민법 교수님들께서 모두 열심히 잘 가르쳐주셔서 만족하고 있었는데, 굳이 시간을 줄이실 이유가 있었을까... 의아하기도 하네요.
그래도 교수님들께서 시간표 짜시는 거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바꾸시려는 거겠죠. 하지만, 저는 왜 굳이 바꾸려 하실까... 이해가 잘 안 가는 것 같네요.
어떻게 바꾸시든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에서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하셨으면 좋겠구요. 이런 문제로 교수님들 간에 서로 너무 의가 상하고, 상처 주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난이도에 있어서도 민법 > 형법 >>>>>>>>> 헌법 > 행정법 > 민사소송법 > 형사소송법 > 상법의 순이 아닐까 합니다. 일단 1차 시험 과목부터가 민형헌 기본3법만 들어가 있으니, 민형헌을 못하면 1차 패쓰 자체가 불가능하죠. -_-
2차에서 후4법이 들어간다 하더라도 후4법은 교수님들께서 거의 점수를 퍼다 주시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민형헌은 (특히 민법은) 교수님들께서 아주 떨어트릴 각오를 하고 채점을 하시는 분위기죠. 기본3법과 후4법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좀 아이러니 같은데요...
그리고 기본3법 내에서도 당연히 중요성의 차이가 있죠. 위에 어떤 분은 헌법과 민법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시는데, 헌법은 기본 3법 중에서 가장 양이 적고, 공부량에 있어서는 민법의 20%, 형법의 50% 정도밖에 안 되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헌법 찬양하신 분께서는 진짜 사시 공부나 한번 해보신 분인지 궁금할 정도네요. (통치구조론과 기본권은 고등학교 사회 정치, 법과사회에서 수도 없이 다루어져서 거의 대학입시 교양수준으로 인식되는 내용이고 또한 신문방송에서도 매일같이 나오는 내용이기 때문에 뭐 새삼스럽게 어렵고 할 것이 거의 없죠. 헌법재판론 빼고는 별로 공부할 게 없을 정도...)
형법은, 특히 형법 각론의 경우 각종 막장인생들이 판례화, 사례화 되어서 나오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특히 남학생들이 재미 있어 하는 분야고, 학설들이 많이 나오는데, 적당히 법철학적이고 이론적 난이도가 있어서(특히 형법총론에서 나오는 학설들은 머리가 터질 듯이 골치 아프고 어렵죠) 꽤 어려운 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민법 다음으로 사법시험 합격 여부를 가르는 과목이라고 할까요?
상법은 뭐 상법총칙-상행위-회사법-어음수표법-해상법-보험법 등등 과목은 아주 다양하게 많은 것 같은데, 이 중에서 실질적으로 사법시험에 출제되는 것은 어음수표법만 맨날 거의 100% 나오니까, 양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고, 적당히 찍어서 공부하는 것이 가능한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제위원 교수님들께서도 점수를 퍼다 주시는 과목이고... 이걸 민법이랑 감히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를 한다는 거 자체가 진짜 말이 안 되는 것 같네요. ㅠ
제가 민법 빠돌이라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모름지기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을 보는 사람이라고 하면, 민법은 1차 + 2차 + 3차 + 연수원 + 실무과정에서 어디 하나 빠지지 않고 100% 가장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과목이라는 얘기입니다.
1차 민형헌+선택과목 중에서의 절대 공부량도 다른 법학 과목의 5배 정도나 될 만큼 가장 많고, 개념들도 가장 어렵고요(특히 채권법).
민법에서 나온 내용들이 다른 6법 + 선택법에 준용되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개념들이기 때문에, 민법의 중요성은 진짜 입이 아프도록 떠들어도 부족할 정도입니다. 2차 시험에서 민법의 점수가 150점밖에 안 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니까요 뭐.. (그런데 민법은 교수님들께서 워낙 채점을 짜게 하시기 때문에, 실제로는 150점이 아니라 500점 이상의 포스를 발휘하고, 다른 법들에 비해서 당락을 가를 확률이 거의 대여섯배는 된다고 봐야죠.)
3차 면접에서도 민법의 비중이 가장 크게 나오고, 연수원 실무과정은 거의 민법으로만 95%가 구성되고, 실무과정에서는 200% 중요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민법만 잡으면 사법시험 공부의 70%가 끝난다는 정도가 아니라, 법조인으로서의 인생을 좌우하는데 있어서도 민법은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말씀 드려야, 민법의 중요성을 다들 실감하시려나요?
지난번 로스쿨 변호사시험에서도 민법문제는 47문제, 헌법문제는 20문제, 상법문제는 15문제가 출제되었는데, 로스쿨시대에는 민법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과목이라니, ㅎㅎㅎㅎㅎㅎㅠ
정말 어이가 없을 지경입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는 물론 아닙니다만... 그래도 숙대법대가 어쩌다가 그렇게 됐는지... ㅠ
민총-물권-채총-채각시간이 16시간밖에 안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게 공부시간이 부족할텐데, 만약 거기서 시간을 더 줄인다면...
이건 뭐 숙대법대는 앞으로 사법시험이나 로스쿨예비시험 등은 포기한다는 얘기가 되는 거네요. 교수님들께서 다들 미치셨는지. 숙대법대는 이제 망쪼가 들었네요, 망쪼가...
주인장님께서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지... 그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입니다...
헌법은 민법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고? 헌법은 기본 3법 중에서 가장 양이 적고, 공부량에 있어서는 민법의 20%, 형법의 50% 정도밖에 안 되는 과목이라고?
내가 생각할 땐, 민법이 헌법 공부량의 20%밖에 안 되더라. 헌재 결정문은 사실상 개별 법조문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민법 조문 다 합쳐봤자 헌재 결정문의 반의 반의 반도 안 된다. 어딜 민법 따위가 헌법에 감히 상대를 하려고 그러냐?
넌 사법시험 합격해본 적도 없지? 사법시험 합격한 내 후배가 그러더라. 민법은 교수들이 어차피 점수를 퍼주기 때문에, 1차시험 합격하면 솔직히 민법은 공부를 더 할 것도 없다고... 하자 있는 의사표시, 선의취득, 시효취득 뭐 이런 전형적인 데서만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민법 만큼 공부량 적은 과목도 없다고 하더구나.
진짜 넌 사법시험 2차시험이나 한번 보고서 까부는 거냐? 우리나라 사법시험 2차 수험생 중에 민법공부하는 넘이 어디 한명이나 있는 줄 아냐?
설령 민법과목이 헌법과목보다 시험문제도 더 많이 나오고 배점도 높다고 해도 그렇다. 우리나라 법과대학을 들여다보면, 어느 대학이나 가장 실력 없는 교수들이 민법 교수들이다. 가장 실력 있는 교수님들은 헌법, 행정법, 상법, 형법 쪽에 많이 몰려 있다.
그럼 가장 실력 있는 교수들한테 강의를 몰아주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인 거 아니냐? 민법이 중요하다고 해서, 실력도 없는 민법교수들한테 강의를 몰아줬다간 학교가 오히려 망하는 거 아니냐?
헌법만 잘 났다는 게 아니다. 모든 전공이 동등하게 중요성을 인정받고, 상호 공존하도록 해야 한다는 거다. 진짜 호나우도 너처럼 편협하게 생각하면 못쓴다.
그리고 이건 주인장 당신한테도 똑같이 드리는 말입니다. 민법 전공만 최고인 줄 아는 그런 생각은 버리세요. 교수라는 사람이 유치한 애들도 아니고, 그렇게 편협한 생각을 가져서야 되겠어요?
민법과목은 모든 법과목 가운데서도 수험법학의 대표주자격인 과목인데,
주인장님은 앞으로 통섭을 지향하고 수험법학에서 탈피해야 할 로스쿨시대의 법학교육에서 민법과목의 설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민법은 철두철미하게 자유주의와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입각해 있는 과목이죠.
근데 대자본의 독식과 전횡이 온 세계를 집어삼키고 노동자에 대한 착취, 소비자의 소외, 환경파괴 등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주인장님은 민법과목에 한웅큼이라도 리얼리티나 중요성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저는 조만간 민법이라는 학문 자체가 소비자보호법과 노동법으로 완전히 대체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구시대적 패러다임에 갇혀서 학생들에게 쓸데없는 옛날 학문만 가르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가련해보입니다.
제가 숙대법대생의 입장이라면, 케케묵고 어렵기만 한 민법 과목은 줄이고
헌법, 인권법, 노동법, 사회보장법, 환경법, 법사회학, 법철학 등의 미래지향적이고 기초적인 과목을 늘려달라고 요구할 것 같은데요?
교육자로서 이런 글이나 쓰고, 부끄러운 줄 아시오.
독일대학교에서 민법 중심의 교육과정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군요? 민법 위주의 교육은 기존의 Staatsexamen(국가시험) 과정으로 남겨두고 있긴 하지만,
그것 외에 세법, 국제법, 회사법 등의 Schwerpunktbereiche를 둬서 민법을 잘 못하는 학생들도 노동법, 보험법, 경제법 같은 과목을 잘 하기만 하면, 변호사자격 이외에 법학석사학위 자격을 별도로 받아서 기업에 취직할 수 있도록 법대 교육과정을 바꾼지 오래 되었다고 하는데요? (2004년부터 이렇게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제 남친도 그러한 개혁에 찬성하는 입장이던데, 독일의 법과대학은 학생들한테 공부를 기본적으로 너무 많이 시키고, 필수로 따야 하는 Schein(학점)도 너무 많다고 불만이더군요.
미국이나 영국의 로펌에 보면 민법은 하나도 몰라도, 세법, 국제법, 회사법, 중국법, 저작권법, 특허법, 여성법, 건축법, 유전자보호법 같은 특정의 한 과목에만 특화된 전문지식을 갖고 있어도 충분히 대접받고 먹고 사는 변호사들이 많다던데, 독일의 법과대학은 너무 민법을 기본과목으로 중요시한다고 제 남친은 독일사람이지만 독일 법대에 대해 불평불만이 아주 많더군요.
숙명여대 같은 경우 학력이 그다지 높지 않은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는 대학교인 것 같은데,
민법을 많이 가르치는 정공법으로 SKY 등의 명문대학에 정면대결하는 것보다는, 민법을 아예 안 가르치고 그런 세부과목 쪽으로 학생들을 특화시키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네요? 제가 법학도가 아니면서 너무 주제넘은 간섭을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