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의콘텐츠


오늘은 교수학습센터에서 온라인강의콘텐츠 제작방법을 배웠다. 앞으로는 나도 PC를 이용하여 직접 강의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고, 그 동영상에 영화, 신문기사, 뮤직비디오, 클래식음악, 팝음악, TV 뉴스, 애니메이션 등을 모두 집어넣어 한 편의 완성도 있는 학술 다큐멘터리 비슷한 걸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내 음성을 입히는 것도 가능하고, 전자 화이트보드나 전자 칠판에 내가 펜마우스로 판서하는 모습을 디지털화하여 학생들이 수시로 참조하게 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말 이 정도면 대학강의가 변화하는 모습 역시 거의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수준이라고 해도 될 지경이다.

그동안은 법학 과목의 특성상 진도 나가는 데 부담이 많았다. 그런데 앞으로는 부족한 진도를 온라인강의로 보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태까지는 귀중한 수업시간 내내 단순한 주입식 강의만 거듭 해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앞으로 단순한 주입식 강의는 가급적 온라인강의를 통해서 하고, 그 대신에 자유로운 질문과 토론 방식의 강의는 가급적 출석수업강의로 운영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학생들의 호응이 좋으면 주말 보강이나 휴일 보강은 폐지하고, 모든 보강은 온라인보강으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동안 강의부담때문에 국내외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데 제약이 많았고 주말이나 휴일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도 적을 수밖에 없었는데, 앞으로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학회에도 부담 없이 참석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달이 대학강의의 질을 높이고, 대학교원의 탄력적인 시간활용에도 획기적인 도움을 주게 된 셈이다.

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은 시간의 신축가능성을 증명함으로써 시간이 절대적이라는 관념을 깨트렸다(Einstein had already proved that time could be compressed and stretched, and had dynamited the notion that time is absolute). 물리학자 카프라는 "시간이 우주의 장소에 따라 흐르는 속도가 달라진다(Time is flowing at different rates in defferent parts of the universe)"고 하였다. 복수의 시간이 있어서 그것이 우리가 사는 장소에서 각각의 법칙에 따라 흐르고 있음(There appear to be alternative and plural times operating under different rules in different parts of the universe)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동안은 그런 말들을 그저 물리학에서나 가능한 말로 이해했었다. 그런데 오늘날 컴퓨터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함으로 인하여 종래의 보편적이고 직선적인 시간개념은 이제 폐기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 모든 교수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할 수 있고,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자세와 리듬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교육에 있어서도 동시화(synchronisation)의 대원칙이 깨어져버린 것임을 의미한다. 교육과 강의의 탈대중화, 탈규격화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교강사들 간의 무한경쟁이 시작되고, 그동안 교육권력과 학문권력을 독점해온 사람들의 지위가 앞으로는 점점 무너질 것이며, 교수와 학생들이 앞으로는 각자의 시간을 좀 더 집약적,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앞으로 지식과 정보는 점점 '비동시적으로(asynchronously)' 교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직역과 전공 간의 구분개념도 점점 희미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태까지의 교육은 모든 학생들을 각자의 개인사정과 상관없이 한꺼번에 한 공간에 몰아넣고, 무슨 일관작업의 공정 속에서 통조림 찍어내듯 학생들을 규격화된 전문가로 만들어내는 방식의 교육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교육은 기계적으로 암기해야 할 단순지식들을 교수가 한꺼번에 떠먹여주기보다 각자가 각자의 리듬에 맞게 흡수할 수 있도록 하고, 규격화된 단순암기형 지식의 주입보다는 진정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부분으로 교육이 집중될 수밖에 없게끔 될 듯하다.

앞으로 교수의 역할은 단순히 기존 지식의 충실한 전달과 계승에만 집중하던 역할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보다는 독자적인 언론매체의 보유자, 혁신적인 교육생산수단의 소유자, 그리고 예술가이자 경영자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이미지, 상징, 사상의 생산자 역할로 그 영역이 확대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물론 경계가 그렇게 걷혀가면서 그동안 전혀 겪어보지 못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고, 그동안 당해보지 못했던 비난에 봉착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교수와 시간강사, 학원강사들 간에 놓여 있던 벽 역시 앞으로는 급속히 허물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세상 바깥의 변화 물결로부터 언제나 한 걸음 벗어나 있는 곳으로만 여겨졌던 대학공간이 앞으로는 그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점차 빨려들어가게 될 것임을 실감하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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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dergänger
Sondergänger
강의 동영상에 영화, 신문기사, 뮤직비디오, 클래식음악, 팝음악, TV 뉴스, 애니메이션 등을 모두 집어넣어 한 편의 완성도 있는 학술 다큐멘터리를 만드시면 그걸로 당장 저작권법에 걸리실텐데, 그런 건 생각을 해보셧는지요?

그리고 강의란 것은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와 학생 간에 인간적 만남의 장이며 인격적 대면의 기회라고 할 수도 있는 건데, 사이버 온라인 강의를 명목으로 함께 얼굴을 보고 호흡을 하는 인간적 과정을 생략한 채 소통 없는 간접적 지식주입만 하려 하신다면, 이거야말로 쌍방향 의사소통의 인터넷시대에 역행하는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학원에서 인터넷강의를 하는 거야 그곳은 어차피 돈벌이공간이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이젠 대학에서까지 직접적인 마주침이 없는 강의, '인간소외'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강의가 보편화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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