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쉽게 풀어 쓴 민법총론


심히 고루하고 지겹고 낡은 것처럼 여겨지긴 하지만, 법학이라는 학문을 발전시키면 우리가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 편이다. 특히 민법학은 인간의 도덕적 의무와 강제적 규범의 체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인센티브, 그리고 인간의 합리적 행동을 다루기 위한 학문이다. 가족법으로 범위를 넓혀서 보면 민법학은 인간의 사랑과 증오, 그리고 희망과 애착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이기도 하다. 민법에는 정말 없는 게 없다. 사법상 권리와 의무라는 개념은 우리 실생활 전반에 아주 광범하게 스며들어 있다. 다만 어려운 것은 이에 관한 지식을 어떻게 하면 학생들과 일반시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재미있게 전달하느냐 하는 데 있을 뿐이다.

이번에 '알기 쉽게 풀어 쓴 민법총론'이라는 책을 냄으로써 나도 이제 총 열두번째의 단독출판물을 발간한 셈이 되었다. 전부 소규모 출판사에서 독립출판 형식으로 낸 것이고, 학생들을 위한 강의교재 형식이기 때문에 학문적, 이론적으로도 그리 큰 가치를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처음에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교재 프린트물 같은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완결된 대중용 민법학 입문서로 발전시켜나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리 서두르고 싶지도 않고, 안절부절하고 싶지도 않다.

올해 8월에는 '알기 쉽게 풀어 쓴 계약법'을 출간하고, 내년 2월에는 '알기 쉽게 풀어 쓴 채권총론'을, 그리고 내년 8월에는 '알기 쉽게 풀어 쓴 법정채권법'을, 그리고 내후년 8월에는 '알기 쉽게 풀어 쓴 친족상속법'을 차례차례 출간할 계획이다. 아직은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앞으로는 점차 어느 정도 꼴을 갖춰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법학의 어려움과 지루함에 좌절한 사람들에게 법이 너무나 멀기만 한 이 현실을 극복하는 데, 내 책들이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댓글 14

H.호나우두
H.호나우두
와... 민총은 그럼 이번이 4판째가 되겠네요. 제가 2판 교정을 봐드린 게 벌써 3년 전인데, 그 후에 민총 두 권, 그리고 채총 한 권, 물권 한 권을 더 내신 것 같네요. 교수님의 성실함과 강철 같으신 체력에 정말 감탄할 뿐입니다.

그때 교수님 책 갖고 열심히 공부해서 민법은 기초를 잘 쌓을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사시 1차에서도 민법은 점수가 아주 잘 나왔습니다. 문제는 헌법과 형법... ㅠㅠ 정말 헌법과 형법 분야에서도 교수님 책 같은 게 나왔으면 좋겠네요. 쉬운 사례를 많이 들고 그림도 있고 그런 책이...

어쨌든 교수님 책 내신 거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이번에도 교수님 책 읽고서 주제 넘지만 교정도 봐드리고 할 생각입니다. 제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되지만, 교수님께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럼... 다음 번에도 밥 한 끼 꼭 사주실 거죠? ^^
1stwhitewhale
1stwhitewhale
H.호나우두님께/ 어디 밥 한 끼 가지고 되겠어요? 술도 한 잔 거하게 사야죠. :-)
H.호나우두
H.호나우두
거기에 노래방도 추가해주시고, 예쁜 숙대생과의 소개팅까지도 추가해주신다면 더 고맙겠습니다. ㅋㅋ
1stwhitewhale
1stwhitewhale
H.호나우두님께/ 노래방 좋죠. 하지만 예쁜 숙대생과의 소개팅은 절대 안 됩니다. -_-;
옳곤
옳곤
교과서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 그러나 본인의 책에 대해 '학문적, 이론적으로 그리 큰 가치를 갖고 있지 않다'는 말씀을 너무 쉽고 떳떳하게 하고 계시는 것 같네요.

대학교수라면 가장 먼저 학문, 이론, 연구에 힘을 써야지, 대중적 출판활동에 너무 신경을 쓰시는 건 아닌지 염려됩니다. 의대에 비유하면 대학병원에서 엄청난 실험장비와 연구예산과 보조인력을 손에 틀어쥐고 있는 의대교수가 신약개발이나 새로운 치료법, 수술법 개발을 위해 노력하지는 않고, 무슨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살을 빼야 한다, 운동을 해야 한다 같은 소리나 담고 있는 대중서 발간에만 골몰하는 격인데, 그런 식의 대중적 활동이나 하려면 차라리 대학교수직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시는 것이 더 옳지 않을런지요?

옛날의 곽윤직 교수님이나 김형배 교수님, 그리고 요즘의 지원림 교수님 같은 분들을 보면 어떤 교과서를 쓰시더라도 학문적, 이론적으로 매우 큰 가치를 갖고 있는, 매우 품격 있고 무게 있는 교과서를 쓰셨습니다. 최근에 양창수 대법관님께서는 계약법, 권리의 변동과 구제, 권리의 보전과 담보라는 전혀 새로운 체계의 교과서를 저술하심으로써 기존의 민총-물권-채권의 체계를 깨부수는, 완전히 독창적인 학문적 업적을 이룩하셨는데, 주인장님께서는 젊은 민법교수로서 그보다 더 혁신적인 것을 추구하시지는 않고 오히려 기존의 법학체계를 쉽게 답습하며 '학문적, 이론적으로 그리 큰 가치를 갖고 있지 않은' 책만 써내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 밥 벌어먹기 바쁜 변호사님들이나 공직에서의 실무에 바쁜 판검사님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공부시간과 연구예산과 시설자원, 보조인력을 장악하고 계신 것이 법대교수님들이십니다. 그런 걸 갖게 되었다면 그걸로 내가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사회에 더 공헌할 수 있을지... 학문적, 이론적 고민에 앞서서 사회적 고민부터 먼저 해보셔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냥 쉬운 교과서나 쓰면서 안이하게 본인의 저술활동을 때우려고 하시는 것은 본인의 대학교수직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배반하시는 것이고 사회적 자원을 낭비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주인장님께서는 본인이 학자로서 교수로서 본분을 다하고 계시는 것인지 냉철하게 뒤돌아보셨으면 합니다.
maria
maria
참... ㅎㅎㅎㅎㅎ 이젠 별 ㅋㅋㅋ 축하드립니다..교수님^^
1stwhitewhale
1stwhitewhale
옳곤님께/ 비판하시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님 말씀대로 대중교양서 출간에만 힘쓰지 않고 학문적 가치 있는 연구논문을 쓰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습니다.
1stwhitewhale
1stwhitewhale
maria님께/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H.호나우두
H.호나우두
옳곤님, 로스쿨 입학하시고 요즘 스트레쓰 많이 받으시는 모양인데 로스쿨 1학년 생활, 새출발 잘 하셨으면 합니다.

옳곤님께서 교수님을 비판하시는 것에 사실 저는 좀 불편한 느낌이 드는데요. 옳곤님이 교수님의 같은 대학 같은 학과 후배이신 데다, 옳곤님 연배가 교수님보다 20년 가까이 아래라는 것때문만이 아니라, 뭔가 옳곤님께서는 사회 일반에 대해서 비판하셔야 할 것을 교수님 개인에 대한 비판으로 몰아가시거나, 정 불만이면 자기가 직접 하면 되는 것을 교수님한테 못했다고 화를 내시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뭐 죄송하구요.)

옳곤님처럼 명문대 로스쿨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아무나 얻는 것도 아니고, 저같은 사람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그런 높은 곳에 들어가 계시는 분께서 불철주야 학업에 애쓰시지는 않고, (옳곤님의 비판방식대로 하자면) 왜 애꿎은 교수님 비판은 하시면서 사회적 자원낭비를 하시는지, 그럴 시간 있으면 자기가 다니는 로스쿨 교수님들부터 비판하시거나, 더 유명한 교수님, 더 힘있는 교수님부터 비판하셔야 되는 건 아닌지, 제가 그런 식으로 옳곤님을 비판하면 옳곤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그런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비판과 문제제기는 물론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도 일단은 '공정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다른 비슷한 사람들은 다 내버려두면서 꼭 특정의 누군가만을 타겟으로 해서 비판을 계속할 경우, 아무리 비판은 자유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 입장에서 봤을 때 공평무사한 행동으로 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 개인적 감정을 밑에다 깔면서 글을 쓰셔서야 되겠습니까?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비판의 목적이 비판 그 자체보다 '누군가를 치기 위한' 목적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보일 정돕니다. 볼 때마다 고대법대 선후배간은 왜 저 모양 저 꼴인가 하는 생각까지 드는데, 물론 제가 나서서 간섭할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것은 참조하시고, 건승하셨으면 합니다.
노광균
노광균
저는 교수님 책을 아주 좋아합니다. 우리나라 법서 가운데 이렇게 주관성과 오락성을 강조한 책이 각 과목당 하나씩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 책의 외관을 보면, 학교 뒷편 복사집에서 막 찍어낸 학회지 프린트물을 보는 것 같죠. 그런데 그 유치한 모습에서 아마츄어스러운 풋풋함이 느껴져서 저는 더 좋습니다.

위에 어떤 분은 교수님 책이 기존의 법학체계를 쉽게 답습했다고 그러시네요.

저는 오히려 교수님 책이 남들이랑 똑같은 소리만 하면서 적당히 묻어가는 게 아니라 모든 민법이론을 철저히 자기 말투로 소화해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게 더 대단하다고 여겨집니다.
산토스존스
산토스존스
옳곤님/ 양창수 대법관님의 공저 계약법, 권리의 변동과 구제, 권리의 보전과 담보가 기존 민법의 총칙, 물권, 채권 체계를 깨부수는 완전한 민법의 독자적 체계를 구축하였다고요??? 지나가던 개가 웃고, 공저자인 권영준, 김형석, 김재형 교수님이 웃습니다. 그 책은 로스쿨 수업교재로 만든 말 그대로의 강의 교과서로서 학문적으로 깊이있는 소개는 거의 배재하고 학생들이 읽기 쉽도록 만든 책입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네임벨류에 기대어 백 교수님의 저작물의 가치를 어떻게든 깎아내려는 태도....옆에서 보기에 웃음밖에 안 나옵니다. 이제 겨우 로스쿨 1학년 생이시라 그나마 이해하고 넘어갈테니...책 한번 잘 읽어보시고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음미해보세요.ㅋㅋㅋㅋ
카와카미나나미
카와카미나나미
ㅋㅋ 옳곤님께서 무리수를 두신 듯.

교수직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라는 말만 안 했어도 좀 괜찮았을 것을... ㅋㅋ
크누트
크누트
뒤늦게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세요 저는 언제 이런 업적을 쌓아볼까 ㅠ.ㅠ
1stwhitewhale
1stwhitewhale
크누트/ 업적이라뇨. 그냥 이건 교재에 불과합니다. -_-;
선택한 댓글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