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학기를 마치며


이번에도 역시 다사다난했던 한 학기를 마쳤다. 학기 중에 이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고, 교통사고로 목이 삐끗하는 부상을 입기도 해서 평일 낮동안 병원에 다니느라 낭비한 시간이 많은 학기였다. 그래서 일이 쭉 밀리는 바람에 기말 쯤에는 매우 힘들었고, 연일 밤샘이 계속되다보니 피로가 누적되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쓰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지난 학기에 진행한 강좌는 민법총칙, 채권총론, 민법연습이었다. 그런데, 민법총칙의 경우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학생들이 수업을 잘 쫓아왔고, 학생들 간에 경쟁이 과열되어 예년 같으면 A+을 받고도 남을 학생들 십여 명이 B+ 평점을 받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였다.

민법연습의 경우에는 워낙에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 몰려드는 과목이라 예년처럼 경쟁이 아주 치열했다. 그리고 민법연습 기말고사에서는 문제를 약간 비틀어서 냈는데, 물론 상당수의 학생들이 답안을 아주 잘 쓰긴 했으나, 특히 다수당사자의 채권관계 부분에서 학생들이 의외로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게 느껴졌다. 민법의 다른 과목도 그렇지만, 특히 채권총론은 아주 어려운 과목이므로, 세부적인 부분까지 꼼꼼하게 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채권총론 과목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답안 수준이 좀 낮은 편이었는데, 민법총칙부터 내 강의를 주욱 쫓아온 학생들이 13학번에 별로 없었다는 점도 물론 원인이 되었겠지만, 내가 문제를 너무 어렵게 냈다는 점도 큰 원인이 된 것으로 보였다. 그래도 13학번 수강생들 가운데에서 약 열 명 정도는 정말로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이라는 게 느껴졌고, 이 정도의 실력이면 이 학생들은 사법시험을 보든 로스쿨을 가든 뭘 하든 확실히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상위권 학생들과 중하위권 학생들 간의 실력격차가 너무 커서 앞으로 이 중하위권 학생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이 되기도 하였다. 적어도 민법총칙을 수강할 때까지는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들 간에 실력차이가 별로 없는 편인데, 채권총론 정도 수강할 때 쯤이면 이 격차가 이렇게까지 벌어지는 것을 어떻게 막아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피드백 제도 역시 아직 정착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2013-2학기에 이어서 2014-1학기에도 수강생 전원에게 서면으로 장문의 피드백을 보내주었는데, 피드백 보내는 사람이 장시간 아주 힘들게 고생하는 것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학생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는 게 느껴졌다. 물론 내가 피드백을 너무 늦게 보내준 탓이 크겠지만, 아무래도 학생들이 자신의 못한 부분을 다시 한번 지적 받는다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들 생각하는 것 같았고, 그래서인지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심지어 피드백을 아예 읽어보지도 않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그렇게 원하지도 않는데, 이렇게까지 교수가 학생들에게 일일이 개인레슨을 공짜로 해줄 필요가 있을까? 의욕적으로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건대 다음 학기부터는 희망자에 한해서만 피드백을 해주는 것으로 방침을 바꿔야 할 듯하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지난 2014-1학기에도 학기중 내 평균 취침시간은 평일의 경우 1일 두세시간에 미치지 못하였다. 이런 식으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가는 내 건강이 정말로 결딴 날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들었고, 실제로 학기말에 들어서는 체력적 한계를 느끼기도 하였다. 기말고사 채점을 마친 후 며칠 좀 쉬기도 하였으나, 또 다른 일이 몰려들고 있어서 아마도 이번 여름방학 역시 편히 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곧 여름휴가 기간인데,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 휴가를 제대로 챙길 사람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홈페이지의 방문객 여러분들께서는 모두 즐거운 여름휴가기간 보내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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