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보존등기와 상호명의신탁에 관한 사례


X토지는 본디 K 명의로 등기되어 있었는데, X토지 가운데 X-b는 분할 되어 K에게 귀속되었다가 L에게 소유권등기가 이전되었다. 한편 X토지에 대해서는 K만이 아니라 B도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었는데, B는 X토지 전부에 대해서 자기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이중보존등기)를 한 후 그 중 50%의 지분에 관하여 A에게 소유권등기를 이전해주었다. 이때 A 명의의 지분소유권이전등기는 실질적으로 X-a토지를 목적토지로 하는 것이었고, X토지에 대한 A와 B의 등기가 공유등기인 것과는 상관없이 B는 실질적으로 X-b토지를 구분소유하는 것으로 A와 B 간에 합의되었다. 이른바 상호명의신탁(相互名義信託)을 한 것이었다.

그 후 L은 자기 소유의 X-b토지에 A와 B가 50%의 지분등기를 갖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결국 L은 이를 중복등기(이중보존등기)라고 하면서 A와 B에 대해 말소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다. 그로 인해 X-b토지는 L의 단독소유로 등기가 정리되었고, A와 B는 이로써 X토지 전부에 대하여 더 이상 50%씩의 공유지분을 갖지 못하게 되었다. 등기부상으로는 A가 특정하여 매수했던 X-a토지에 대하여 A와 B가 각각 50%의 지분을 갖는 것으로 이기(移記)되었다.

그 후 B가 사망하자, X-a토지에 대한 B의 지분은 상속인 E가 20% 상속하였고, 나머지 지분 80%는 F에게 매각되어 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F는 그 지분을 G에게 전부 매각하고 이전등기하였으며, G는 그 지분을 H에게 매각하고 이전등기하였다. 그리고 E의 지분 가운데 50%는 F에게, 나머지 50%는 G에게 각각 매각되었으며, 이전등기가 마쳐졌다. 그리고 A의 지분은 A의 사망 후에 피고 I에게 상속되어 등기가 경료되었다.

원고 F, G, H는 피고 I에 대하여 X-a토지에 대한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자 I는 F, G, H의 지분이 원래는 X-b토지에 관한 B의 구분소유권이었는데, X-b토지가 그 후 L에게 귀속되면서 B의 지분은 사라져버렸으니, B의 승계인인 F, G, H에게 X-a토지를 분할해줄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원심은 A와 B 사이에 X토지 가운데 각각 X-a와 X-b를 구분소유하기로 하는 상호명의신탁약정이 존재한 상황에서, B가 구분소유하기로 한 X-b토지에 관하여 그것이 중복등기라는 이유로 A와 B 명의의 공유등기가 모두 말소되었다면, A가 특정하여 매수한 X-a토지에 남아 있는 B 명의의 공유등기 역시 말소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판시하였다(서울고등법원 1992.8.21. 선고 91나14811 판결). 왜냐하면 X-a토지에 남아 있는 B 명의의 공유등기는 본디 목적토지 없이 등기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었다는 이유였다. 따라서 그에 기한 원고 F, G, H 명의의 지분이전등기도 허무의 지분권을 대상으로 한 매매에 기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판시하였다. 그러한 이유로 원심은 원고 F, G, H가 I에게 제기한 공유물 분할의 본소청구를 기각하고 피고 I의 원고 F, G, H에 대한 지분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반소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와 반대로 이렇게 판결하였다: 위 사안의 A와 B처럼 토지의 각 특정부분(X-a와 X-b)을 구분하여 소유하면서 상호명의신탁으로 X토지 전체에 대해 공유등기를 해둔 경우에 있어서, 그 토지가 제3자인 K에 의해 X-a와 X-b로 이미 적법하게 분할된 것이었으면 분할된 각 토지에 종전토지의 공유등기가 전사되어 상호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되는 것이고, 분할된 토지의 한쪽 토지(X-b)에 대한 등기가 중복등기로서 말소됨으로써 그 토지에 관한 상호명의신탁관계가 소멸되었다고 하여도 나머지 분할토지(X-a)에 관한 명의신탁관계가 당연히 소멸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였다(대법원 1992.5.26. 선고 91다27952 판결; 대법원 1993.04.27. 선고 92다42460 판결).

물론 주의할 것은 여기서 공유물분할이 구분소유적 공유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에 있다. 다시 말해, 이는 구분공유자 중 1인의 소유부분이 후에 구분공유자들에 의해 독립한 필지로 분할되고, 그 구분공유자가 그 필지에 관하여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경우와는 다른 경우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후자의 경우라면, 당해 구분공유자에 관한 한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는 해소된다 (대법원 2009.12.24. 선고 2008다71858 판결 참조). 왜냐하면 그 구분공유자 1인은 당해 토지에 대한 단독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는 대신, 다른 토지에 대한 공유지분은 상실하는 것으로 보아야 형평에 부합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의 사안에서 A와 B 간에는 증여의 약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B의 지분포기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중보존등기의 말소라는 예기치 못한 사정에 의하여 A는 X-a토지에 대해 단독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하는 반면, B는 X-b토지에 대하여 소유권을 상실한다고 보기가 어렵다. B가 매도인으로서 매수인 A에 대해 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한 데 따른 담보책임을 부담할 수는 있겠지만, 위 사안에서 A는 B에게 계약해제나 손해배상 등 담보책임을 묻지 않았고, X토지에 대한 A와 B의 공유등기가 X-a토지에 대한 A와 B의 공유등기로 이기되는데도 A는 이를 그냥 감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결은 일응 타당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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