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에서 성북동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 갔다 왔다. 대학 후배인 박세준이가 거기서 사진전시회를 열었기 때문이었다. 아들 녀석을 데리고 찾아가보니, 발레리나 김주원과 김지영에게 한복을 입혀서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무슨 특별한 사유나 감성 같은 것을 전달하기보다 모델의 몸 자체, 그리고 한복 자체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린 것 같은 사진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사진의 때깔이 아주 곱고, 구도와 연출 역시 대단히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세련되어보여, 역시 업계에서 인정 받는 사진작가의 사진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좀 더 역동적인 뭔가가 있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었다. 발레리나들 특유의 종종걸음 걷는 모습이나 손짓, 발짓 같은 게 한복과 어울리면 어떤 느낌을 자아낼까 하는 원초적인 기대감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네 멋대로 해라'라는 영화에서 귀엽게 종종걸음치던 진 세버그에게 만약 한복을 입혀본다면? 영화 '웨스트사이드스토리'에서 뱅글뱅글 돌며 걷던 나탈리 우드에게 만약 한복을 입혀본다면? 같은 기대감) 사진 전시만 갖고서는 이거 뭔가 너무 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펼쳐진 춤, 연주, 연극 등의 콜라보 무대까지 보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사진을 보고 난 뒤에는 아들 녀석과 평창동에서 세검정까지 내려왔다가 창의문에서 성북동길까지 약 10킬로미터의 길을 걸어서 오르내리는 긴 산책을 하였다. 창의문에서 숙정문까지의 길은 군사작전지역으로서 경계가 매우 삼엄하였는데, 산세가 생각보다 훨씬 더 험준하였다 (해발 300미터 이상 지역은 경사가 대략 50~60도 정도였음). 그래도 여섯살짜리 아들 녀석의 체력이 워낙에 좋다보니 백악산 정상을 어렵지 않게 정복할 수 있었다. 사실 이렇게 북한산성길을 완주한 것은 내 평생 처음으로 해보는 일이었지만, 막상 해보니 크게 힘들지 않다는 게 느껴졌다. 앞으로는 더 가파르고 험한 길도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동학대 수준이네여... -_-
요즘 도시인들은 아이를 너무 약하게 키운다고 생각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