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채권관계에서 채권자 또는 채무자의 지칭


쌍무계약관계에서 금전채권을 갖는 자(예를 들어 매도인, 임대인, 피용자, 수급인, 수임인 등)는 법률규정상 ‘채권자’가 아니라 ‘채무자’로 지칭되는 경우가 많다(제537조, 제538조, 제546조 등 ). 예를 들어 급부의 불능위험 등에 관해서 규율할 때 돈을 주고 누군가에게 일을 시키거나 물건을 갖다 놓도록 시키는 자만이 ‘채권자’로 지칭되고, 그로부터 돈을 받기 위해 어떤 일을 해주기로 약속하거나 물건을 갖다 놓기로 약속한 자는 아무리 금전에 관하여 채권을 갖고 있어도 ‘채무자’로 지칭이 된다는 얘기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쌍무계약관계에서 상대방에게 대금채권을 행사하는 자는, 물론 일정한 급부행위에 관하여 채권을 갖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 급부내용인 금전의 지급은 그 계약유형을 강하게 특징짓는 급부라고 할 수가 없다(기껏해야 유상성 여부만을 결정할 뿐임). ② 그리고 금전의 특성상 그러한 금전급부가 어느날 갑자기 불능하게 될 일도 없고, 쌍무계약관계에서 급부의 불능은 오직 물건인도급부나 서비스제공급부에 관해서만 문제될 뿐이다(예를 들어 물건의 멸실이나 서비스제공자의 부상 등). 그러므로 급부의 불능위험에 관해서 규율할 때 대부분 그 계약유형을 강하게 특징짓는 급부, 불능이 될 수 있는 급부에 대한 채권자만 ‘채권자’로 규정되고, 금전채권자는 ‘채권자’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채무자’로 규정되는 것이다.

물론 금전소비대차관계에서처럼 물건의 인도나 서비스의 제공이 아닌 금전의 반환지급, 즉 ‘돈 갚기’가 그 계약유형을 가장 강하게 특징짓는 경우, 일상언어에서 금전대여채권을 갖는 자(여기서는 소비차주)는 ‘채무자’로, 그리고 금전반환채권을 갖는 자(여기서는 소비대주)는 ‘채권자’로 불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어차피 금전의 대여이든 금전의 반환이든 둘 다 금전급부인 이상, 쌍방의 채무 모두가 급부불능에 따른 위험부담(제537조, 제538조 )이나 계약해제(제546조 )로 문제될 일은 없다. ② 그런데 그 두 개의 채무 가운데 채무의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제390조 )이나 계약해제(제544조 )가 문제되는 것은 대개 금전‘반환’채무이지 금전‘대여’채무가 아니다. 물론 무이자소비대차의 경우 소비대주만이 주된 급부의무를 부담한다는 견해도 있긴 하다(그에 반대하여 이자부소비대차만이 아니라 무이자소비대차관계에서도 쌍방이 견련관계 있는 금전채무를 부담한다는 견해로는: 明淳龜, 대차형 계약의 쌍무성, 유상성 판단에 관한 비판적 시각, 안암법학 13권, 2001, 304면 참조). 그러나 그와 상관없이 금전소비대차계약에서 보통 그 이행 여부가 가장 크게 문제되는 것은 소비차주의 금전‘반환’채무이지 소비대주의 금전‘대여’채무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전소비대차관계에서는 금전반환채무를 부담하는 소비차주만이 ‘채무자’로 규정되는 것이다.



댓글 2

한그릴-라
한그릴-라
계약유형을 강하게 특징 짓는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가고 너무 불분명한 말인 것 같네요.

그냥 불능이 문제되지 않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요?
1stwhitewhale
1stwhitewhale
한그릴-라님께/ 그렇게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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