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 제1조 법원(法源)에 관한 단상


1. 우리 민법 제1조는 “민사에 관하여 법률(法律)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慣習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條理)에 의한다”고 규정한다. 이러한 제1조의 법문은 오스트리아 민법 제10조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10. Auf Gewohnheiten kann nur in den Fällen, in welchen sich ein Gesetz darauf beruft, Rücksicht genommen werden.).

2. 법원(Les sources du droit) 이론은 본디 18세기 프랑스에서 비롯되었다. 그간 관습법과 지방법이 혼재되었던 상황에서 법관의 자의적 법적용이 만연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18세기 시민혁명 이후 성문의 민법전을 편찬하면서 구체적 사안에 적용할 법의 원용문제와 효력의 우열문제를 체계적으로 명확히 하기 위하여 이러한 법원 이론을 만들었다.

3. 조리는 과연 법원인가? 조리는 단순히 법이성(ratio iuris)을 의미하므로, 이를 법적 판단기준으로 볼 수는 있어도 법원으로 보기는 어렵다. 프랑스에서도 조리를 법원으로 보지는 않는다. 덴마크의 법학자 Alf Ross(1899-1979)가 조리를 법원으로 보았는데, 이게 우리나라 민법 제1조에 영향을 미쳤다.

4. 참고로 우리 법원은 조리를 ‘사회공동생활의 규범’, ‘사회적 타당성’, ‘사회관념과 법의식’ 등으로도 표현하지만(大判 (全) 2023.5.11, 2018다248626), ‘사회공동생활의 규범’, ‘사회적 타당성’, ‘사회관념’, ‘법의식’ 등과 조리는 본디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다. 조리는 단순한 사회적 합의나 사회통념 또는 경험칙을 넘어, 법의 근본적 목적과 가치를 이루는 이성적 원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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