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k와 Punk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하의 글은 2000년 11월 3일 저의 개인게시판 "고담준론"에 올라온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아무런 수정 없이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경민이~ wrote:
>님의 홈피 잘 봤습니다.
>록과 펑키의 차이를 알구 싶어서 사이트 뒤지다가 알게되었습니다.
>일케 메일 보내는 것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록과 펑키의 차이점을 묻고자 함입니다.

고래 wrote:

이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오늘도 Rock과 Funk, 그리고 Punk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겠군요. 물론 님께서 Funk를 물어보셨는지 Punk를 물어보셨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록음악깨나 안다고 뻐기는 많은 록매니아들조차 Funk와 Punk를 구분하지 못하고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아, 오늘은 겸사겸사 아예 이 모두를 묶어서 설명하기로 합니다. (하긴 님께서는 펑크가 아니라 펑키라고 하셨으므로 Punk가 아닌 Funk를 질문하신 것처럼 보이지만)

먼저 Funk에 대해 설명하자면, 1960년대 초반 Beatles에 의해 강력한 비트를 바탕으로 한 록음악이 탄생되고, 기성세대에 반항하는 젊은이들의 억눌린 사회적 불만(soziale Frustration)과 거친 생동감이 록음악에 반영되면서, 변화된 흑인음악가들의 자의식에 Funk는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당시 Malcolm X와 같은 흑인운동지도자들은 Black Muslims를 결성해 무장투쟁을 벌이면서 흑인들의 자의식을 새롭게 북돋웠고, James Brown이라는 가수는 쏘울이라는 장르를 창안하면서 비틀즈를 비롯한 영국백인들의 때려부수는 듯한 비트음악에 맞서 기존의 리듬앤블루스와 아프리카적 문답형식을 융합한 보다 부드럽고 구슬픈 흑인음악을 들려주게 됩니다.

이후 1966년부터 나타난 것이 Funk입니다. Aretha Franklin, Stevie Wonder, Supremes 등으로 대표되던 감미롭고 상업적인 쏘울음악과는 반대로(이러한 주류 쏘울음악은 디트로이트의 Motown이라는 거대음반사에서 주로 제작되었습니다), Funk는 더 신랄하고 퉁명스러운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베이스기타 라인은 더 강조되었고, 풍부한 퍼쿠션의 가세로 인해 우리 귀에 익숙한 펑크 특유의 뚱땅땅 뚱땅땅하는 분절적 리듬감이 도입되었습니다.

이때 Funk를 이끌었던 가수들이 Sly & The Family Stone, Bootsy Collins, Parliament, George Clinton 등입니다. Sly & The Family Stone은 원래 피아니스트, 섹스폰, 트럼펫 등을 강조하며 James Brown적인 풍부한 음색의 쏘울음악을 연주하던 밴드였는데, 점차 백인들의 록음악에 영향을 받아 이를 자신들만의 역동적인 Funk 스타일로 발전시키게 됩니다. 특기할 만한 건 이 밴드가 흑인멤버와 백인멤버가 거의 동일한 비중을 갖고 활동한 세계 최초의 밴드라는 겁니다. 이들의 대표앨범 "Stand !"나 "A Whole New Thing", "Dance to the Music", "Hot Fun in the Summertime", "Everyday People" 등은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고 있는 곡입니다.

이상은 Funk에 대한 설명이었고, 이제는 Punk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Punkrock은 1960년대 후반 이후 무수히 분화발전한 록음악내에서, 비교적 뒤늦게 나타난 갈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 록음악은 소위 아트록을 표방하며 고도로 세련되고 기교적인 음악을 구사하던 Genesis, Yes, Emerson Lake & Palmer가 풍미하던 참이었는데, 이들의 과도하게 화려한 음악에 설사가 날 지경이었던 The Troggs, Sex Pistols 등의 Punkrock 밴드들은 1976년부터 갑작스럽게 나타나 짧고, 어수선하고 공격적인 멜로디에 독설적이고 체념적인 노랫말을 내뱉은 후 아주 단순하기 짝이 없는 하모니로 뒤를 잇는 식의 우스꽝스런 노래들을 불러대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머리카락을 뻘겋게 물들이고 머리모양을 삐죽삐죽 외계인스럽게 만들거나 천박한 장식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식으로, 거의 의도적으로 흉측한 차림새를 하고 다녔으며, 사회비판과 자기파괴적 성향을 노골화하고 무대에서는 외설적, 반사회적 행태를 보였습니다. 게다가 마약까지 공공연히 흡입하고 다녔으니 보수언론에서는 이들을 거의 죽일놈 취급하다시피 하는 게 당연했지요. 하지만 이들의 조잡하고 난폭한 생활방식은 단순히 음악계 차원을 뛰어넘어 1977년엔 하나의 지배적인 청년문화로까지 발돋움했습니다.

Punkrock의 음악적 선구는 이미 1960년대 비트지향적인 주차장밴드로서 유명했던 Stooges, MC5 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The Velvet Underground의 아방가르드 록뮤직이었고, 이후 Punkrock은 1970년대 초반 Patti Smith, The Ramones에 의해 발전되어 1975년에는 Punk라는 잡지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절정은 Punk의 대표자라고 하는 Sex Pistols를 비롯하여 The Damned, The Clash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었죠 (1977년 Sex Pistols의 "God Save The Queen"은 그 너절하고 지저분한 음악성에도 불구하고 영국챠트 2위에까지 올랐음).

그러나 Punk는 이후 Sex Pistols의 베이시스트 Sid Vicious가 1979년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죽고, The Clash가 더 이상 노래가사에서 사회문제를 다루지 않은 채 평범한 록밴드의 하나로 복귀하게 되면서 대대적인 퇴조를 경험하게 됩니다. The Damned는 Punk의 이데올로기를 희화화한 노래들을 발표하고, 다른 Punk밴드들도 예전 The Velvet Underground의 아방가르드 수준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하지만 Punkrock은 그 비판적인 내용과 과격하도록 힘찬 형식으로 이후의 록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80년대 뉴웨이브, 하드코어는 물론이고, 90년대의 그런지 뮤직도 Punk의 자식이라 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 "삐삐 롱스타킹" 같은 밴드들이 이런 비슷한 음악들을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이상 답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님께서 Funk를 질문하셨건, Punk를 질문하셨건 말이죠. ^^

2000.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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