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역학, 특히 사주추명학이 확률이 높은 운명학이라고들 말하지만결론부터 말해 나는 사주팔자를 믿지 않는다. 역학은 우리 일상에서 수시로 확인할 수 있듯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그리 신뢰할 만한 지침이 되지 못하고, 오랫동안 진통을 겪으면서 진행된 우리 사회의 발전과정을 반영하지 못하며, 크게는 국가경제적인 면에서 주기적인 공황이나 인플레이션, 외환위기 등을 예방해주지도 못하기 때문이다.흔히 고대에 빛났다는 직관과 인간의 예지력을 얘기하지만 이 역시논리에 의해 검증될 수 없는 산발적인 형태를 지니는 한 가설이나 경험적 자료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우리 주위에는 혹세무민에 유의하며 정직하고 겸허하게 진리 자체를 추구하는 마음으로 역학을 공부하시는 분들이 참으로 많다. 내가 여기서 간단하나마 역학에 관한 정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그런 분들의 도움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처음부터 타고나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 외에도 어느 날짜, 어느 시간에 태어났는가가 과연 인간의 자유의지를 뛰어넘어 우리 인생을 결정짓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환상을 이용해서 비싼 부적을 팔아 악운을 피할 수 있다는 등의 수작을 부리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어쩌면 속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주가 맞고 안 맞고, 그것이 운명론의 변형태고 아니고를 떠나 정교하고 세밀하게 정리된 사주추명학의 체계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은 자기도 모르게 자기 정신 속에 숨겨진 고유한 자기 특성들에 대해 일부분이나마 눈을 뜨게 되는 경우가 많다. 미신일 수도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다급할 때마다 역술가들을 찾는 것은 아마도 그러한 이유에서일 것이다.
'天命率性'이란 '中庸' 제1장 제1절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에서 따온 말이다. 사람에겐 누구나 하늘이 명령하여 지니도록 한 본성이 있는데, 우리는 이 본성을 따라야 하며 이것이 곧 하늘의 명령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인간의 본성은 오묘하며 제 각각으로 발현된다. 그런데 서구의 학문은 지나치게 일반론에만 얽매여 개개인의 차이를 충분히 감안해주지 못한 점이 없지 않다. 역학이 우리의 진정한 본성을 찾는 데 꼭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나름대로 적절히 참고하여 우리 삶의 참고자료로 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가장 죄송한 것은 수많은 메일을 받으면서도 그에 대해 답장을 거의 못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10명 중에 1명 정도는 답장을 해주고 있지만, 그러한 분들은 아주 다급한 경우이거나 나의 상담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되는 분들이며, 대부분의 의뢰인 여러분들께는 답장을 드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이유는 같이 역학을 연구하는 분들과 자료를 공유하려는 데 있는 것이지, 역학상담을 해드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여태껏 거의 수백명에 대해 역학상담을 해주었지만, 단 한번도 금전적 대가를 받은 적이 없는 대신, 누구에게도 나는 상담에 응해줄 의무감을 가져본 적이 없다.
나는 무당처럼 신내림을 받은 사람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법학도일 뿐이다. 나의 개인신상에 관해 더 알고 싶은 분은 내 개인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시면 될 것이다. 그리고 재미삼아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의 사주를 한번 감정해보았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어쩌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위험한 고비에 처해 계실지도 모를 여러분들의 앞날에 두고두고 평화와 안분의 쾌락이 함께 하기를 바라옵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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