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놈놈놈'을 보고왔다.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 속에
감춰진 속뜻이 없는 영화라 해서,
그냥 그런 줄 알고 봤지만,
다 본 후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의외로 포스트모던한,
현대적인 세련미를 갖춘 영화였다.
그 이유는 전통적인 서부영화의 공식,
좋은 놈과 나쁜 놈의 대결에 더해
이상한 놈 하나를 더 추가했는데,
그 이상한 놈이 사실은 더 나쁜 놈이라는
나름의 반전이 있었고,
그 이상한 놈이 죽지 않고,
아니 죽기는커녕
가장 크게 챙겨서
도망갔다는 데 있었다.
결국 이 영화의 핵심은
'좋은 놈'과 '나쁜 놈'이 아니라,
'이상한 놈'이라고 하는,
정말이지 우리나라 영화는 물론이고
전세계 영화를 다 뒤져봐도 찾아볼 수 없는
전무후무한 새 캐릭의
완성에 있다고 하겠는데,
그 대업을 완수한 사람이 바로
송강호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봐
이미 그 허무함을 아는 남자,
그래서 인생이고 뭐고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푼수나 떨면서,
완벽한 위장 속에 숨어서 살아가고,
그렇게 극단적으로
'허허실실(虛虛實實)' '현자약우(賢者若愚)'의
진수를 보여주면서,
남들을 웃게 만드는 남자.
어쨌든 송강호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이러한 호화캐스팅 속에서도
아니 그러한 속에서 오히려 더
최고의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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