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겨울마다 (올해로 3년째)
계절학기 강의를 맡아 해서 그런지,
겨울방학은 2학기 강의가 끝났을 때인
12월 중순 쯤에 오는 것이 아니라,
겨울 계절학기 강의가 모두 끝나는
그 다음 해 1월 초순 쯤에 오는 것처럼
생각이 될 때가 많다.
어쨌든 방학을 맞아 모처럼 해방감에 젖어서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겨울거리를 혼자서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마구 걷는 것과 같은
유치한 짓도 간만에 해보는 등의
한가함과 여유를 누리기도 하였다.
그런데 오랜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자기에 대해 얘기하고
자기 고통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사실은 참 수치스러운 일인데,
우리는 자주 그러한 사실을
잊는다고 하는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는
누구나 남들이 좇아가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얘기들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흔히 사로잡히곤 한다는 점이다.
세상 일이란 그렇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성질의 것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겨울공기는 차고 건조하며
냄새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겨울방학 기간 동안
이 겨울 공기나 실컷
마셔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생명의 기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 겨울의 대기(大氣)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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