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대학 1학년때인 80년대 시절에는
신디사이저를 과도히 사용하면서도
댄스비트가 강렬한 음악이
당대를 풍미하고 있었다.
그 당시 내 친구들이 주로 듣던 음악은
변진섭이나 이문세의 노래들, 아니면
Début de Soirée의 "Nuit de folie (광란의 밤)"이나
박남정의 "널 그리며"
도시의 아이들 "텔레파시"
김완선의 "리듬 속에 그 춤을"
뭐 이런 따위 노래들이었고,
대략 이런 노래들에 맞춰서 디스코장에서 춤을 추고
아니면 막걸리집에서 젓가락을 두드리고
뭐 그렇게 신나게들 놀았던 것 같지만,
나는 이런 노래들이 너무 가볍고 유치하다 생각하여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난 춤 같은 것을 전혀 추지 못했다.)
그런 나의 귀에 당시 들어와서 팍 꽂혔던 곡은
New Order의 "Round & Round (둥글게, 둥글게)"
라는 곡이었는데,
사실 지금 들어보면 이 노래도 그저 유치찬란한 가사에
싸운드 역시 달짝지근하고 경박하게만 들릴 뿐이지만,
그래도 그 당시 이 노래가
나를 그토록 매혹시켰던 것은
이 노래의 바탕에 깔려 있는
우울하면서도 격렬한 베이스기타 멜로디,
거기에 펑키하면서도 클래식하고
몽환적이면서도 고딕적인 신디사이저 멜로디
뭐 이런 것들이 기묘하게
조합되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얼핏 들으면 전형적인
하우스 디스코음악인 것 같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거기서 뭔가 벗어나려는 듯한,
무겁고도 정력적인 분위기,
디스코와 신스팝에서
뭔가 강력한 것을 다시 태동시키려는 듯한
새로운 흐름이 느껴진다는 것이며,
실제로도 이 New Order의 새로운 음악 흐름,
그러니까 영국 맨체스터를 배경으로 한
팝음악계의 "새로운 질서(New Order)"는
나중에 90년대 브릿팝, 그러니까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음악과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음악이라는
새로운 혁명적 흐름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90년대 이후 학번들은 이런 계보를 잘 아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대학문화의 주류에 전혀 끼어보지 못하고,
운동권도, 날라리도 되어보지 못하고,
그냥 경계선만을 배회하며 지내면서도
그 주제에 (어쩌면 바로 그런 위치에 있었기 때문인지)
뭔가 대중음악계의 희미한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는 듯도 싶었던
내 우스꽝스럽던 대학생 시절 모습이
이 노래 "Round & Round"에 투영되는 것 같아서
문득 옛날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아래는 New Order의 당시 라이브실황 동영상이다.
(보면 볼수록 얼마나 촌스러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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