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18일 이사를 하고나서 그 후로 이어진 여러 가지 일들때문에 바빴다.
예전에 살던 곳에서 백여 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옮겼는데,
교통이 더 편하고 평수도 더 넓은 곳으로 옮기게 된 것은 좋은 일이었으나,
그렇게 이사를 결행하는 와중에서 벌어진
여러 가지 피곤한 일들을 수습하는 데
아주 많은 신경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물론 그 수습은 아마도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_-)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었다가
점차 실망을 느끼게 되는 여러 사람들,
각자 자기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며
나에게 자기 뜻대로의 결단을 요구하고
그것이 자기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나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되고 분노를 터뜨리는
그 수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한다는 것이
참으로 고달픈 일임을 깊게 깨달아가고 있다.
매일매일이
전쟁의 연속이다.
어떤 계기가 주어질 때마다
밟으면 터지는 지뢰밭처럼 폭발한다.
그렇다고 해서
변화를 거부할 수만도 없다.
나에 대해 채권을 갖고 있는
그 수많은 사람들의 요구사항이 충돌하는 와중에서
"그들은 나에게 속았으니
나에게 불평할 권리가 있다"
"나는 그들을 속였으니
그들에 대해 불평할 권리가 없다"
이런 죄책감과 함께
반복적인 자아비판을 강요당한다는 것은
참으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그들에게 대체
무엇을 잘못했는가?
왜 나는 그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며
그들에 대해서 항상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가?
왜 나는 그들에게 항상
채무자가 되어야 하는가?
이런 문제를 건설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일단 주변의 사람들과
심리적 거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와 전혀 다른 사고방식과
욕망을 가진 사람들임을 인정하고
그들이 나에 대해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고
불만을 갖게 되는 것을
일단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자기가 모든 것을 가져야 한다는 욕심은
무시무시한 혼돈과 고통을 길러줄 뿐이다.
자기 욕구와 자신의 삶을 완벽하게 일치시키려는 노력은
정력의 낭비, 감정의 낭비만을 초래할 뿐
아무런 결실도 맺지 못한다는 것을
나에게 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분명하게 인지를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기반 위에서만이 성숙한 문제해결이 가능하고
고통의 참된 극복이 이루어질 수 있다.
모든 인간은 묵은 고통으로부터 탈피하기를 기대하며
어떤 계기로써
그 묵은 고통과 묵은 절차의 반복을 끝내려고 노력하지만,
그 계기가 인간관계의 변화이든,
아니면 주거공간의 변화이든 간에,
모든 변화는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를 자아내는 만큼
새로운 실망과 분노를 야기하기 마련이며
결국 묵은 절차를
처음부터 되풀이해야 한다는
두려움을 자아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