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L 수업



UBL이란 영어로 'Ubiquitous-based Learning'을 말한다.

칠판과 분필을 이용하여 강의하는 기존의 수업방식으로부터 벗어나
파워포인트 혹은 컴퓨터 모니터를 활용하는 것 뿐 아니라
학생들이 이동 중에도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학습하게끔 하는
새로운 교육방식이라고 한다.

일방적이고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개방, 참여, 공유를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수업방식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번 학기의 경우 '채권각론' 수업에서
이러한 수업방식을 일단 도입해보게 되었다.

물론 나 자신이 그러한 수업방식의 도입을 결정한 것은 아니고,
실용정부의 교육부와 학교 지도층에서 지시, 명령하고
민법전공 교수들의 협의에 따라서 결정된 것을
나는 그저 수용한 것에 불과한 것이긴 하지만,
사실 나 역시 이러한 UBL 수업방식 자체가
기본적으로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터넷과 휴대폰 사용의 보편화로 인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이 학생들이 싸이월드나 네이버 블로그에
폭발적으로 쏟아놓고 있는 여러가지 아이템들과 열정들을
어떻게 하면 기존의 교육과정에 창의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야말로 현재의 시대를 살아가는 교육자들이
가장 치열하게 머리를 싸매야 하는
주제라고 하는 주장에 나는 물론 충분히 동의하는 편이다.

윗분들의 말씀이 정말 맞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죽는다.

기존의 수업방식을 천년만년 고수할 것도 아니고,
(예를 들어 중세처럼 책이 귀하던 시대에는
대학교수가 강단 위에 서서 학생들에게 책만 줄줄 읽어주어도
그것이 충분히 의미가 있었지만
그것이 20세기 후반부터는 더 이상 통용될 수 없었던 것과 같음.)
변화된 시대환경에 맞게 강의방식의 혁신도 계속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이런 것을 잘 해나가면 나갈수록
그래서 실적을 많이 올리면 올릴수록
우리 학교의 교육혁신지수도 올라가고
우리 학교의 전국 랭킹 향상과
입학배치표 순위 상승에 도움이 될 것도 분명하다.

나도 인터넷 짬밥이 벌써 십년을 넘는 사람이고
홈페이지 운영도 벌써 십년 넘게 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인데
이런 교육방식 그리 두렵지도 않고
까짓거 못할 것도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 '좋은 것'의 문제는
학생들이 이를 별로
반기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모바일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여
이클래스(e-Class) 강의게시판이나 토론게시판에
포스팅을 많이 하면 할수록
그 학생에게 가중점수를 부여하고,
교수는 학생들이 게시판에다 쓴 글의 양 뿐만 아니라
질까지 평가하여 학생들에게 학점을 줘야 한다는 것이
과연 무슨 뚱딴지같은 시도란 말인가?

교수는 수시로 이클래스 퀴즈게시판에 퀴즈문제를 내야 하고,
자나깨나 핸드폰을 끼고 사는 학생들은
핸드폰에 띵동 소리가 날 때마다 모바일로 인터넷을 접속하여
그 퀴즈에 선착순으로 답을 적고
거기서 1등한 학생은 보너스 점수를 획득한다는 것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심각한 일상의 구속이 되겠는가?

수업관련 토론게시판 프로그램에 추천기능과 반대기능을 장착하여
동료수강생들로부터 추천을 많이 받는 학생일수록
더 높은 학점을 부여하고
동료수강생들로부터 반대를 많이 받는 학생일수록
더 낮은 학점을 부여한다는 게 대체
무슨 혁신이고 현대화인가?
(조작은 어떻게 막을 것이며, 담합은 또 어떻게 막을 것인가?)

심지어는 수강생 전원을 채팅창에 강제접속시킨 후
교수가 토론주제를 던지고
모바일을 통해 채팅창에 접속한 학생들은 난상토론을 벌이면서
교수가 그 토론순발력과 논리력을 측정한다는 게
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삐딱하게 보면, 교수의 '왕자병 놀이'가 될 수 있음.)

수강생을 여러 개의 팀으로 나눈 다음에
팀별로 까페를 하나씩 만들어주고
까페별로 과제를 하나씩 나누어준 다음에
그 까페에서 팀원들끼리 포스팅 또는 문자로 주고받은
게시판 공방전을 가지고서
교수가 평가를 한다는 것도
대체 무슨 기준으로 평가를 한단 말인가?

가뜩이나 숙대는 학점에 목숨을 건 학생들이 수두룩한데
교수가 위와 같이 주관적으로 매긴 학점에 대해
과연 학생들이 승복이나 하겠는가?

물론 잘 될 수도 있겠지만, 만약에 잘 안 될 경우
학생들을 완전히 마루타로 만들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지 않겠는가?


개인적으로 나는 이번 UBL 공모에
어쩔 수 없이 지원하기는 하였지만,
학교측에서 요구하는대로 그렇게
세부사항까지 고지식하게 따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여차하면 UBL지원을 취소할 생각도 있음. -_-**)

물론 다른 대부분의 교수님들께서는 나에게
너무 회의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이번의 UBL 수업에 대해
아주 대단한 의욕을 보이고 계시는 분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나는 이미 그 전에도 이클래스를 활용해왔으며,
이클래스를 통해 시험문제 임시정답이나
모범답안 등을 게시하고
각종 강의공지사항들도 전달함으로써
나름대로는 부분적으로나마
UBL을 실현했다고 자부하는 편이거니와,

거기서 뭔가 더 파격적으로
일을 크게 저지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물론 이클래스에 토론게시판을 설치할 수도 있고,
갑작스럽게 퀴즈문제를 낼 생각도 있긴 하다.

하지만 거기서 1등으로 문제를 맞추거나
1등으로 글 많이 올리고 활약한 학생이라고 해봤자,
보너스 점수는 0.1점 정도나 주고 말 생각이다.
"보너스 점수에 눈이 멀었구나~" 운운하는 비아냥을
그 학생이 다른 학생들로부터 듣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학생들을 쓸데없이 귀찮게 만들고 싶지가 않다.

인터넷은 여태까지와 같이 그대로
가상의 휴식공간으로서 내버려둬야지
그것을 학점 같은 것으로
오염(?)시키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UBL 수업을 하려면
기존의 칠판과 분필을 이용한 수업으로부터 탈피하여
ppt를 활용한 수업으로
강의방식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사실 거기에 대해서도
무척이나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나는 강의란 것이
하나의 라이브 퍼포먼스(Live Performance)
와 비슷한 것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파워포인트를 준비하는 데 들어가는 노력이야 물론
가상한 것이긴 하지만,
수업시간에 강의실 불을 꺼놓고
학생들은 꾸벅꾸벅 졸고 있는 가운데
파워포인트만 죽어라고 읽어내려가고 있는 교수의 모습은
한 마디로 무대에서 프롬프트화면을 보며
붕어처럼 입만 벙긋대고 있는 립씽크 가수의 모습과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것이 아닐까?

진정한 강의의 모습은
인터넷도 파워포인트도 다 필요 없고
현장에서 학생들의 눈과 얼굴을 훤히 보면서
직접 생동감 있게 맞부딪치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학생들은 바로 그것을 가장 부담스러워 하겠지만... -_-;;)


그런 점에서 나는 파워포인트의 사용 역시도
학생들의 반응이 그리 신통치 않다면
언제든지 전면중단하고
기존의 칠판과 분필을 이용한 수업으로
전격 회귀할 용의가 있다.

그렇다면 UBL에서 남는 것이 뭐가 있느냐는 질문도 가능한데,
거기에 대해서 나는
'이클래스(e-Class)가 있잖아~'하고 답변하고서
치울 생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물론 경우에 따라 파워포인트를 꼭 써야만 할 경우도 있을 수 있겠으나,
내가 개인적으로 파워포인트를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는 이유는
아래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써
충분히 설명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들 아래의 동영상을 보시고서
파워포인트 수업이 꼭 바람직하기만 한 것인가를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
하긴 이런 동영상을 인터넷게시판으로 보여주는 것 자체가
일종의 UBL 수업일 거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기는 한다. ^^










댓글 7

SIDH
SIDH
파워포인트 수업도 애니메이션의 활용이나, 펜기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라이브 퍼포먼스 분위기 물씬 낼 수 있긴 함... 연습이 좀 많이 필요하겠지만;;;
익살이
익살이
KNura/ 학생들을 위해 UBL 수업을 잘 해야겠다거나, 미래를 적극적으로 선도하겠다거나, 그런 결의는 하나도 없이, 안이함과 게으름이 뚝뚝 묻어나는 푸념만 늘어놓으셨군요.

주인장님같이 이렇게 변화를 두려워하고 게으름 피울 생각만 하는 교수들이 대학에 우굴우굴하니 우리나라 대학이 이 모양 이 꼴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워포인트가 싫다고 하셨는데, 21세기 대학강의에 있어서 파워포인트 활용은 기본이 아닙니까?

요즘 대학생들 삶이 많이 어렵습니다. 알바노릇하느라 낮시간에는 학교에 갈 시간 없는 학생들도 수두룩합니다. 대학을 다니고 싶어도 못 다니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위해서 UBL 수업을 활용하고 결과를 무상으로 전면공개하실 생각은 전혀 없으십니까? 강의를 녹화해서 유비쿼터스환경에 동영상으로 전부 올려도 되고, 시험도 화상대화를 통해 볼 수 있을 겁니다. 학교에서 비용을 대주지 않으면, 자비로라도 그렇게 하세요. 교수 월급 받아서 어디다가 쓰십니까?

그런 데까지 구석구석 생각이 다 미쳐야 하는데, 자기 귀찮은 것만 생각하고 짜증을 내시는 것 같습니다.
松下道人
松下道人
제가 이미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지요. 교육이란 단세포적 사고, 직선적 사고를 조장하여, 세뇌하는 자들에게 유리하게끔 만들려고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입니다.

뭐 PBL이 어떻고, UBL이 어쩌고 저째요? 요즘 대학들이 그런 개소리를 지껄이면서, 마치 교육이 단세포적 사고, 직선적 사고로부터 탈피하게끔 도와주는 것인 양, 설레발을 치고 있긴 하나,

대학 수뇌에 있는 작자들이 아무리 그런 황당무계한 뜻을 품었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별 소용 없습니다. 대학교육을 통해서 입체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함양하고 측정하려면, 그것을 담당하는 대학교수들이 완전히 머리가 깨어서,

학생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어가 그들과 호흡하며 학생들에게 이 세상의 이치를 케이스바이케이스로 전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결코 그렇게 할 리가 없으며 그럴 능력들도 없다는 것은 게으름장이 KNura가 위에 써올린 푸념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PBL이니 UBL이니 뭐니 하지만, 일단 KNura 같은 무사안일 교수들이 그것을 제대로 실천할 리가 만무하며,

설령 KNura같은 교수들이 능력이 있고 열심히 그 취지대로 교육을 시킨다 하더라도, 대학교육의 시스템 자체가 그 교육의 막바지에 단세포적, 직선적 평가를 통해 학생들을 일렬로 줄을 세워 평가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결국 모든 게 말짱 도루묵되게 되어있습니다. 평가는 단세포적, 직선적으로 하라고 하면서, 교육내용만 입체적, 다각적으로 하라 하면, 무엇 하나 제대로 될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지요. 하하하.
松下道人
松下道人
예를 들어,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라는 명제를 주고 시작하겠습니다.

종래의 교육, 그러니까 직선적이고 단세포적인 교육을 하는 대학의 교수라면,

뻣뻣하게 강단에 서서 칠판에다 온갖 현학적인 도덕명제들과 무미건조한 법조문들을 써재끼면서,

이때 아들딸들은 만사를 제쳐 놓고 부리나케 달려가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들여서 아버지부터 살려야 한다고 고래고래 훈계질을 해댈 것이고, 학생들은 그것을 열심히 받아적을 것이며, 시험답안에도 그렇게 쓸 것입니다.

하지만 입체적 교육을 하는 대학의 교수라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인터넷을 통해 학생들의 포스팅을 유도하면서 \'아버지가 왜, 어떻게 쓰러졌느냐, 밖에서 골프 치다가 쓰러졌느냐, 아니면 노인들끼리 잘 가는 읍내 다방에서 아가씨 허벅지 주무르다가 쓰러졌느냐, 혹은 늦은 귀가길에 아리랑치기를 당해서 쓰러졌느냐 \' 이런 모든 가능한 사례들을 ppt 동영상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아버지가 쓰러졌는데 내가 가야 하나, 병원비는 얼마나 들 것이며, 치료하면 불구가 될 가능성이 몇 퍼센트인가, 잘못하면 내가 독박쓰지 않을까\'

이것까지 시뮬레이션으로 돌려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다 계산하도록 가르쳐야 하는 것입니다. 하하하. 그런데 우리나라 교수들이 정말 이런 걸 가르칠 능력이 되겠습니까?
松下道人
松下道人
대학교육의 시스템이 그렇습니다. 이거면 이거일 수도 있지만 저렇게도 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도저히 가르칠 수 없고 평가할 수도 없는 것이, 이른바 \'대학교육의 시스템\'인 거입니다.

이러한 대학교육의 시스템 하에서는, PBL이건 UBL이건 그 어떤 그럴싸한 명분을 내걸어도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지요. 일단 교수라는 인간들 자체가 이미 그런 경직된 시스템 속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온 인간들이기 때문에,

그 태생적 한계를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거입니다. (마치 가축이 가축에게 하늘을 보라고 가르치려는 것과 같습니다. 가축들은 잡기 직전에 인간이 목을 꺾어 잡아 올렸을 때에만 눈을 들어 하늘을 본다 하더군요. 눈 자체가 위를 볼 수 없게끔 생겨 먹었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똑같은 가축들끼리 하늘을 보게끔 교육을 시켜요? 하하하.)
松下道人
松下道人
대학교육에서는 세상에서 \'이거 아니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만 가르치게 돼있고, 또 그렇게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가르쳐야만 학생들을 단선적으로 평가해서 일렬종대로 좍~ 줄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한계는 대학교육의 본질 자체가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대학교든지 간에 저얼대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보면 그런 건 절대 없지요. \'이거라야 한다\' \'이게 사람의 도리다\'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그런 소리 하면서 발광하는 꼰대들의 말은 다들 무시해버리고, 기회가 되면 아랫 사람들이 연합해서 쿠데타를 벌이거나, 답답한 꼰대들의 목을 날려버리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대학교육에서 학점 잘 받은 인간들, 석사학위에 박사학위까지 따고 가방 끈 긴 인간들은 태생적으로 단세포적 사고밖에는 못하도록 프로그래밍 돼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입체적인 사고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요. 하물며 이런 걸 제자들에게 가르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거입니다.

하지만, 교육 자체에 기대를 걸지 않고 살았으며, 자기가 알아서 환경에 적응하고 살았던 인간들은, 지식과 매뉴얼보다 더 소중한, 눈치와 임기응변을 터득한 자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단선적 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입니다.
松下道人
松下道人
공부란 게 원래 그렇습니다. 아마츄어 시절에는 열심히 할 필요가 저언혀 없는 거입니다.

공부도 해서 도움이 될 때에만 하는 거이지, 공부에 소질 없는데 공부하라는 건 멧돼지에게 날으라는 것과 같지요. 그리고 이미 말씀 드렸듯이, 재산이 5백억 이상만 되면, 공부 같은 건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 대신, 돈 많은 아빠나 삼촌을 따라다니며, 실전수업을 쌓아야 하지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에 링크된 글을 읽어보시면 될 거구요.

http://knura.new21.net/bbs/zboard.php?id=freeboard&no=306

KNura 같은 교수 나부랑이가 'UBL 수업'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이제야 다들 아실 것입니다. 우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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