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학년도 2학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자유롭고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교정을 즐겁게 거닐고 있는 한 무더기의 학생들을 보면서, 저렇듯 순수하고 발랄한 학생들에게, 창조적 즐거움을 안겨주는 대신 딱딱한 규칙만을 가르치는, 못된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두려운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저 학생들이 법공부를 열심히 하느냐, 열심히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 저 학생들의 행복한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닌데, 내가 혹시 거짓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 생각도 가져보게 된다. 그 정도로, 연일 화창한 날씨 덕분인지, 어려운 경제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 학생들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나는 저렇듯 밝게 웃는 학생들을, 이번 학기에만큼은 더욱 즐겁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그 즐거움 속에서 자유를 느끼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만약 대학이라는 자유롭고 성스러운 공간 속에서조차 저 학생들이 자유와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게끔 만들어버린다면,
저 학생들은 졸업후 학교 밖 험난한 세상으로 나아갔을 때 과연 자유와 즐거움을 누리고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걱정이 눈 앞을 가린다. 난 이번 학기에, 학생들의 자유와 즐거움을 증대시키고 학문을 전수하는 자로서의 소임을 다 할 수 있을까?
이번 학기에 내가 담당한 강의는 물권법과 채권각론, 그리고 대학원 민사법일반이론 강의이다. 그리고 9월 19일에는 재산법학회 발표도 예정되어 있고, 10월 하순에는 일본에 가서 발표를 해야 한다.
그리고 12월말까지는 민법개정위원회 프로젝트도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일들이다.
학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그리고 성실하게 열심히 생활할 것을 다짐해보면서.
이 글을 읽는 학생 여러분들께도 다들 지금처럼, 언제나 싱그럽고 푸르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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