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지분의 환매에 관한 정리
공유지분의 환매에 관해 학생들의 질문이 빗발쳐서 여기에 다시 한번 정리를 해보고자 한다.
환매(還買)란 매도인이 계약과 동시에 환매권을 유보하고서 계약목적물을 매수인에게 이전하고, 나중에 수령한 대금 및 비용을 매수인에게 반환함으로써 매수인으로부터 계약목적물을 되찾는 것을 말한다(제590조 1항). 독일어로는 이를 "Wiederkauf"라 하고, 프랑스어로는 이를 ‘rachat’라 하며, 영어로는 이를 "Repurchase"라 한다.
여기서 공유지분(共有持分)을 환매(還買)한다는 것은 곧, 공유자 중의 1인이 공유재산에 대한 그의 지분을 환매권의 유보하에 처분하였다가 그 환매권에 기하여 이를 다시 매수함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공유지분의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환매대금을 제공하면서 환매권을 실행할 경우, 공유지분의 매수인은 그 공유지분을 다시 환매권자에게 이전하여야 하며, 만약 그 공유물이 부동산이라면 매수인은 매도인에게 소유권등기를 다시 이전해줄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그 목적물이 이미 협의상ㆍ재판상 분할되었거나 그 전부에 대해 경매가 행하여졌을 때, 공유지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경우 환매권자는 존재하지도 않는 공유지분에 대해 환매권을 어떻게 행사할 수 있는지 문제된다.
우리 민법 제595조는 이렇게 공유지분이 존재하지 않게 된 경우 지분매수인은 공유지분의 환매권자에게 일단 통지(通知)부터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595조 단서). 만약 지분매수인이 통지를 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공유물분할 또는 공유물경매는 공유지분의 환매권자와 지분매수인 간에 환매권유보약정을 위반한 행위, 즉 주의의무를 위반한 행위가 되어버리고, 그로써 지분매수인은 공유지분환매권자에 대해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제390조). 물론 공유지분의 환매권자가 매수인으로부터 공유지분의 소멸에 관해 통지를 받았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공유지분의 환매권은 소멸하지 않는다. 다만 공유지분의 환매권자는 그렇게 지분매수인으로부터 통지를 받았을 경우 지분매수인에 대해 공유물분할 또는 경매를 이유로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게 된다. 왜냐하면 지분매수인은 그에 관한 통지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함으로써 환매권유보약정으로부터 발생한 주의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공유지분의 환매권자는 지분매수인으로부터 공유물의 분할 또는 경매에 관해 통지를 받든 안 받든 상관없이 공유지분환매권을 그대로 보유한다. 그러나 공유물의 분할 또는 경매로 인하여 공유지분은 이미 없어진 상태이므로, 이 경우 공유지분의 환매권자는 무엇에 대해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우리 민법 제595조는 이 경우 공유지분환매권자가 공유지분 대신에 공유지분의 매수인이 받았거나 받게 될 현물의 부분이나 대금에 대하여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595조 본문). 환매권의 추급효(追及效)를 인정한다면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지분은 본디 관념적 권리인 반면 현물이나 현금은 실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규정을 일부러 둔 것으로 보인다. 이때의 법리구성을 공유목적물의 분할과 경매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공유물의 분할시 : 공유지분에 환매권이 유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공유자와 공유물의 분할에 합의한 지분매수인은 일단 공유지분환매권자에게 통지부터 하여야 한다(제595조 단서). 이 경우 공유지분환매권자가 공유물분할 직전에 환매권을 실행할 수 있게끔 지분매수인은 일정한 기회를 제공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분매수인이 이를 통지하든 통지하지 않든, 공유물분할행위 자체가 공유지분환매권유보약정에 대한 지분매수인의 채무불이행이 되는 것은 아니고(이 경우 공유지분환매권은 그 내용만 변경될 뿐, 그 목적이 불능해지는 것은 아님), 공유물분할은 그 자체로 유효하다. 그리고 그렇게 공유물이 분할되면서, 지분매수인이 그 지분에 상응하는 현물의 부분을 분할받았다면, 그 후에 공유지분환매권자가 환매권을 실행할 경우, 지분매수인은 그 공유지분의 환매권자에게 그 지분 대신 현물의 분할부분을 반환하여야 할 것이다(제595조 본문). 물론 지분의 원래 가치와 분할받은 현물의 가치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아무리 공유물분할이 결과적으로 잘못 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법적으로 유효한 이상, 공유지분환매권자는 공유지분매수인에 대해서 그 현물의 부분만을 반환 받는 것이지, 분할 당시의 지분시가나 그 건물 전체가격의 2분의 1을 반환하라고 요구하지는 못한다. 지분매수인으로부터 분할통지를 받았을 때부터 이미 공유지분환매권자는 그 분할된 현물의 가치가 하락할 것임을 계산에 넣었을 것이고, 그 후 환매권을 즉각 실행하는 등 민첩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이상, 환매권자는 그로 인한 결과를 감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가 100억 원의 10층 빌딩에 대한 50%의 지분권을 가진 자가 그 지분을 환매권유보하에 처분한 뒤, 그 빌딩이 분할되어 매수인이 그 빌딩의 1층부터 5층까지를 소유하게 되었다면, 매도인(환매권자)은 그 빌딩의 1층부터 5층까지, 즉 매수인이 분할 받은 현물에 대해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아무리 그 빌딩의 1층부터 5층까지의 가치가 그 후 폭락하였다 하더라도, 그 10층 빌딩 전체의 가격 50%와 환매대금 간의 차액을 지급하라고 매수인에게 요구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분매수인 역시 자기 노력에 의해 분할이 아주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분할 받은 현물부분 모두를 반환하여야지, 목적물 전체가격의 50%만을 지분매도인에게 반환하겠다고 주장하지는 못하는 게 당연하다. 만약 지분매수인이 그 분할 받은 현물부분을 제3자에게 처분해버렸다면, 아무리 그 지분매수인과 그 승계인이 그 공유지분의 소멸로 인해 공유지분의 환매권도 소멸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공유지분의 환매권자는 그 승계인에 대해 그 분할된 현물부분의 환매를 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제390조).
2) 공유물의 경매시 : 공유자 중의 1인이 그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환매권을 유보하였다면, 나중에 그 공유목적물 전부에 대해 경매가 행해질 경우(공유자 중 나머지 1인의 채권자가 저당권을 실행할 수도 있고, 공유지분 매수인의 채권자가 저당권을 실행할 수도 있음), 지분매수인은 일단 공유지분환매권자에게 경매통지부터 하여야 할 것이다(제595조 단서). 이 경우 공유지분환매권자가 공유물을 경락 받거나 공유물의 경매 직전에 환매권을 실행할 수 있게끔 지분매수인은 일정한 기회를 제공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분매수인이 이를 통지하든 통지하지 않든, 공유물이 경매된 것 자체가 공유지분환매권유보약정에 대한 지분매수인의 채무불이행이 되는 것은 아니고(이 경우 공유지분환매권은 그 내용만 변경될 뿐, 그 목적이 불능해지는 것은 아님), 공유물분할은 그 자체로 유효하다. 그리고 그렇게 공유물이 경매되면서, 지분매수인이 그 지분에 상응하는 경매대금의 부분을 반환받는다면, 이 경우 공유지분환매권자는 지분매수인이 받았거나 받게 될 경락대금 전액에 대해서 반환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지분처분 이후 목적물의 가격이 앙등하여 그 경락대금이 환대매금을 훨씬 초과하더라도, 어차피 매도인은 확정된 교환가치가 아니라 그 지분을 다시 돌려받아야 하는 것이었으므로, 그 지분의 경락대금은 전액이 환매권자에게 이전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그 경락대금과 환매대금 간의 차액은 환매권자의 이익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그 경락대금의 대부분은 지분매수인에게 반환되는 것이 아니라 경매상의 채권자에게 배당되는 경우가 태반이므로, 그 금액만큼 공유지분환매권자는 지분매수인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매수인이 받은 경락대금보다 환매대금의 액수가 더 많을 수도 있는데, 이때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해 환매권을 실행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만약 환매권을 실행한다면 비싼 환매대금을 지불하고 적은 액수의 경락대금만을 돌려받게 될 것임). 그 경매에 대해 통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환매권을 미리 실행하지 않았고 그 손실에 관해 지분매수인의 귀책사유가 없는 이상, 그 손실의 전보를 공유지분환매권자가 지분매수인에게 청구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할 것이다.
3) 환매권의 부기등기가 있었던 경우 아무리 환매권의 목적이 공유지분이라 하더라도 그 공유물이 부동산이라면, 그 환매권은 부기등기되는 경우가 많다 할 것이다. 이 경우 매수인이 환매권자에게 분할이나 경매를 통지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환매권자는 분할이나 경매가 없었던 것처럼 공유지분을 환매할 수 있고, 분할이나 경매는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金亨培, 393면; 宋德洙, 1319면; 李銀榮, 349면). 이러한 점에서 부동산의 분할이나 경매에 참가하는 제3자는 목적부동산의 지분에 관한 환매권유보의 부기등기 여부를 꼼꼼히 살피고 챙길 책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환매권의 등기가 없었다면, 아무리 분할이나 경매의 통지가 없었다 하더라도, 환매권자는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 다른 공유자가 공유물의 지분을 환수하였을 때 : 만약 그 공유재산이 상속재산이었다면 다른 공동상속인인 공유자는 지분매수인에게 그 지분매매가액과 양도비용을 상환하고 그 양도된 지분을 환수할 수도 있다(제1011조 1항). 다만 이러한 환수권은 공유자가 특정의 공유재산이 아닌 상속재산 전체에 대한 지분을 처분했을 때에 한하여 행사될 수 있고, 특히 환매권유보 하에 처분한 경우 그 행사가 제한될 수 있음에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공유지분의 환매에 관해 질문한 학생들은 위와 같은 정리를 잘 참고하기 바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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