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의 존속기간
임대차의 존속기간에 관해 학생들의 질문이 워낙 많아, 여기에 한 데 모아 정리하고자 한다.
임대차의 존속기간에 관한 기본개념은 다음과 같다:
임대차는 계속적 계약이기 때문에, 그 계약에 존속기간이 존재할 수 있다. 당사자는 원칙상 자유로운 약정으로 임대차의 존속기간을 정한다. 그러나 그것을 완전히 자유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 기간에는 법률상 최장기 또는 최단기의 제한이 있어, 그 범위 내에서만 임대차의 존속기간을 정할 수 있다. 만약 임대차의 존속기간을 정하였다면, 당사자는 그 어떤 사정변경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존속기간을 준수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존속기간 중에 당사자는 계약을 자유로이 해지하지 못하게 된다(물론 해지에 합의하거나, 해지권을 유보하였거나, 즉시해지사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 만약 임대차의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다면, 당사자는 언제든지 자유롭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해지의 효력은 바로 발생하지 않고, 일정기간 이후에 발생한다. 그리고 존속기간이 만료할 경우, 임대차관계는 갱신이 될 수 있는데, 그 갱신은 당사자의 자유로운 합의에 의할 수도 있고, 법률상의 의제에 의할 수도 있다(제651조 2항).
그런데 이에 관해 제기된 학생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여기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Q. 존속기간이 있을 경우에도 양 당사자가 해지권을 유보하면 해지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경우에도 해지의 효력발생기간이 지나야 해지가 효력을 발생하는가?
A. 물론이다. 존속기간의 약정이 없을 때, 또는 존속기간의 약정이 있으나 양 당사자가 해지권을 유보한 때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제635조 1항, 제636조). 그러나 이러한 해지의 통고는 부동산임대차의 경우 임대인이 해지를 통고했을 때는 6개월, 임차인이 해지를 통고했을 때는 1개월이 지나야 효력을 발생한다(제635조 2항 1호). 다만 당사자 간에 다른 합의가 있다면 그에 따르도록 한다.
Q.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경우, 해지의 효력발생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A. 임차인은 임대차기간에 관해 약정이 없을 경우, 그 기간이 만료하기 전에 계약을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으며, 그 해지의 효력은 해지의 통고로부터 1개월의 기간이 지난 뒤에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주택임차인이 임대차기간 만료 1개월 전의 시점이 지난 뒤에 해지의 통고를 하면, 이미 그 주택임대차계약은 묵시의 갱신이 되어버린 후이기 때문에, 해지의 통고는 3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Q. 존속기간의 갱신은 당사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가?
A. 물론이다. 존속기간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또는 임차인의 청구에 의해, 또는 법률의 의제에 의해 갱신이 될 수 있다. 다만 당사자가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임대차는 갱신될 수 없으며, 갱신될 필요 자체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Q. 최장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토지임대차의 존속기간이 갱신될 경우에도 10년의 기간제한이 적용되는가?
A. 최장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토지임대차(제651조 1항) 역시도 존속기간이 있었다면 이를 갱신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10년의 기간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갱신의 횟수에 제한이 없는 것은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 경우에 임차권자는 어느 정도 지상권자와 비슷한 지위에 있어서, 건물ㆍ수목 기타 지상시설이 현존하는 때에, 임차권자는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제643조, 제283조).
Q. 무권임대차가 갱신기한을 넘겼을 경우, 양 당사자가 갱신하고 싶어 한다면 처분권한을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가?
A. 무권임대차의 경우에는 갱신하려면 기간만료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임대차기간을 갱신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토지에 대해서는 기간만료 1년 이전, 건물 기타 공작물에 대해서는 기간만료 3개월 이전, 동산에 대해서는 기간만료 1개월 이전에 임대차기간을 갱신하여야 한다(제620조). 갱신되는 기간은 위의 최장기를 넘지 못하며, 이 규정은 강행규정이다. 만약 위 기간을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차관계를 더 지속시키고자 한다면, 양 당사자는 약정에 의해서 존속기간을 갱신하여야만 하며, 이 경우에 처분권한의 취득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Q. 약정에 의해 존속기간이 갱신되면, 당사자 또는 제3자가 제공한 담보는 소멸하는가, 존속하는가?
A. 약정에 의한 갱신의 효과는, 존속기간에 관한 약간의 제한을 제외할 경우, 당사자의 약정에 의해서 자유롭게 정해지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차임의 액수를 비롯한 임대차계약의 여러 내용들, 그리고 담보에 관한 문제들은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서 자유롭게 정해질 수 있다.
Q. 임차인의 갱신청구권이 인정되는 임대차와 최장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토지임대차는 같은 개념인가?
A. 임차인의 갱신청구권이 인정되는 임대차의 범위는 최장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토지임대차와 거의 일치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임차물인 건물이나 공작물이 꼭 견고해야 할 필요가 없고, 목축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임대차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어, 그 범위가 조금은 더 넓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토지의 임차권자는 지상권자와 유사한 지위를 갖고 있어, 지상물의 보존을 위해서라도 자기 임차권의 유지에 관한 법적 보호를 더 많이 받을 수가 있게 된다.
Q. 임차인이 갱신청구를 하는 경우, 그 청구권의 성질은 형성권이 아니라고 했는데, 형성권이나 청구권이나 별 차이가 없는 것 아닌가?
A. 임차인의 갱신청구권이 갖는 법적 성질은 형성권이 아니고 청구권이다. 따라서 갱신청구권의 행사에 의하여 갱신의 효과가 바로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러한 점에서 형성권이 아니라는 데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해 임차인이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임대인이 그에 응하여 갱신계약을 체결하여야만 갱신의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물론 임대인은 그에 불응할 경우, 손해배상의 책임을 부담할 수 있으며(제390조), 임차인이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경우, 자동으로 지상물매수인의 지위에 놓이게 되는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여야 하게 된다(제643조, 제283조 2항).
Q. 묵시의 갱신은 주택임대차가 아닌 다른 임대차에 대해서도 적용이 되는가? 만약 그렇다면, 임대인에게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A. 묵시의 갱신은 주택임대차가 아닌 다른 임대차에 대해서도 적용이 된다. 그런데, 전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임대인에게 반드시 불이익하지만은 않다.
Q. 무권임대차는 묵시의 갱신이 안 된다고 그랬는데, 그럼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 또는 식목ㆍ채염ㆍ목축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가 무권으로 임대된 경우 임차인의 갱신청구권도 인정되지 않는가?
A. 건물 기타 공작물의 소유 또는 식목ㆍ채염ㆍ목축을 목적으로 하는 토지임대차라 하더라도(제643조), 그것이 무권임대차라면, 임차인은 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고 본다. 물론 개인적 견해이기 때문에, 다른 교수님들께도 한번 견해를 여쭤보시기 바란다.
대략 이상과 같다. 임대차의 존속기간에 관해 궁금했던 학생들은 부디 위와 같은 내용들을 참고해주시기 바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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