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老化)는 생명체가 일부러 만들어낸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노화라는 과정이 없이 무한번식을 한다면, 근친상간이 빈번해져 기형아 출산률이 높아지고, 세대의 순환을 통한 진화의 가능성 역시 사라져서, 그 종이 모두 공멸(共滅)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화의 과정에서 생명체가 일부러 노화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단세포 생물과 같은 하등생물들은 수명 없이 무한히 분열한다. 그런데 그 대신에 조금만 환경이 바뀌어도 유전자의 다양성이 없어 한꺼번에 전멸해버리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 반면에 고등생물들은 양성생식으로 끊임없이 다양한 유전자구성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반드시 살아남는 개체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로써 유전자를 보호하고 자손을 통해 발전적으로 영생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그 대신에 모든 고등생물에게는 수명이 정해져 있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예외 없이 노화하기 시작하며, 늙음과 죽음을 피할 수가 없게 돼있다.
그 노화를 실현하는 과학적 메카니즘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명체가 일부러 만들어낸 telomere라는 DNA에 있다고 한다. telomere는 염색체 끝에 달린 DNA로서,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면 할수록 점점 짧아진다. 그 짧아짐이 노화를 일으키고, telomere가 다 닳아 없어지면 그 세포는 죽게 되어 결국 생명체가 자연수명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Harvard 의대 암 연구소에서 이 telomere를 다시 길게 만듦으로써, 노화의 정지는 물론, 심지어 나이를 되돌리는 것까지 성공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http://www.segye.com/Articles/NEWS/INTERNATIONAL/Article.asp?aid=20101130004538&subctg1=&subctg2=
속단은 금물이긴 하지만 이 정도 성공이면 몇십년 내에 병원에 가서 성형수술 대신에 회춘시술을 받는 것도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게 됐다고 생각한다.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시대, 영생(永生)의 시대가 갑자기 인류 앞에 펼쳐질 수도 있게 됐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이게 과연 우리에게 좋은 일이기만 한 것일까?
사실은, 이로 인한 부작용 역시 심각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불로불사, 영생의 시대가 오지 않느니만 못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얘기이다.
그럼 이번의 회춘실험 성공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그 부정적인 결과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도록 하자.
첫째, 인간의 가족제도와 혼인제도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차피 영생할 수 있을 바엔 노후봉양의 걱정도 없을텐데 힘들여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으려는 풍조가 만연하게 될 수도 있다. 혼인도 이젠 잘 하지 않으려고 하게 될 것이다.
자기와 똑같이 젊은 얼굴과 팔팔한 몸을 가지고 있는 부모에게 존경심이나 연민의 정 역시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심지어는 부모자식 간에 근친상간도 더 많이 일어나게 될 것이고, 그것이 수대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둘째, 빈부격차는 더욱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들 중에 특히 더 영악하고 교활하며 탐욕스러운 자들이 죽지 않고 계속 정력적으로 일하면, 그들에게 몰리는 부의 양은 더욱 더 커질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기 때문이다.
이젠 더 이상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도 아닌 이상, 그들은 지금까지 벌어들인 재산을 하늘까지 쌓아놓고도 더 많은 재물을 벌어들이려 할 것이다. 물론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가난한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회춘할 수 있는 권리 자체도 현재의 '가진 자'들이 독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진 죽음이 모두를 평등하게 만들었지만, 이제는 부의 격차가 새로운 종류의 불평등, 그것도 가장 끔찍한 불평등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바로 신처럼 영생하는 계급과, 늙어서 죽을 수밖에 없는 계급으로 인간이 분리되는 것이다. 돈만 있으면 그리스신화 속의 신이 될 수도 있는 현실 속에서 돈이 없다는 이유 그 하나만으로 노쇠의 숙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들의 자괴감과 모멸감이 얼마나 더 커지겠는가?
결국 그로 인해 사회통합이 깨어지고 폭력혁명이 일어나면 인류 전체가 옛날의 공룡처럼 공멸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지금 부와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노인들이 거기에 더해 젊음과 영생까지 움켜쥐게 된다면 순순히 부와 권력을 내놓으려 할 리가 없을 것이다. 천년 만년이 지나도록 현재의 기성세대는 사회 피라밋구조의 제일 꼭대기에서 계속 아랫사람들을 짓누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재벌총수, 대학교수... 모든 자리의 얼굴이 바뀌지 않은 채 지금 그대로 쭈욱 가게 될 것이다. 빌 게이츠, 조지 소로스, 루퍼트 머독... 이런 사람들의 얼굴을 앞으로 천년 만년 계속 보게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권력을 가진 자들은 은퇴하지 않고 계속 사회의 주요 포스트를 그들끼리 장악하면서 영구무한의 기성세대 독재체제를 수립하게 될 것이다. 지금 신문 일간지 1면을 장식하고 있는 인간들이 천 년 뒤에도 만 년 뒤에도 계속 신문 일간지 1면을 장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신진세대들은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전혀 없을 것이다.
이 정도에 이르게 되면, 인류문명의 발전은 정체되고 심지어는 퇴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본디 모든 문명의 발전은 인습과 편견의 혁명적인 단절, 즉 패러다임의 전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궁극적으로 세대교체를 통해서만 가능해진다. 모름지기 기득권 집단의 교체와 인적 쇄신이 없는 조직은 필멸하게 돼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회춘실험의 진행을 법적으로 금지시키는 것이 옳을 것인가?
내 생각에는 옳고 그르고를 떠나, 그건 아주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자본의 요구를 거역하기 힘들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애국시민들의 궐기를 막을 방법이 없을 것이다. 돌이켜보라. 황우석 사건 때에 우리 애국시민들이 보여줬던 그 열렬한 광기와 편협한 애국주의를.
어쨌든 이런 저런 점을 고려해보건대, 생명윤리나 과학윤리의 관점에서, 법학자들 앞에 지금 아주 무거운 주제가 던져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갑자기 흡혈귀영화가 범람하고 Benjamin Button이 재림할 때부터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는 했었다. -_-;

그러나 자연법칙의 한계는 과학이 발달해도 무너지지 않을것입니다. (복제, 영생 등)
아 좀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 영화 중 제목은 기억 안나고 내용이 선사시대부터 살아온 남자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거 아주 재미있습니다. ^^
살인사건이나 상해사건이 늘어나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법치주의가 엄연히 살아 있는데...
마차가지 이유로, 법치주의가 살아 있는 한 언론기관이나 사법기관의 권력을 제한할 수도 없을테니 앞으로는 인간들이 더욱 더 착하게 살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범죄율이 오히려 더 떨어질 거다.
가족제도나 혼인제도는 오히려 더 강화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가족이나 배우자관계가 몇십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몇백년으로 늘어나게 될텐데, 가족들과 배우자에게 더 잘 하는 문화가 확산되지 않을까?
빈부격차는 오히려 더 줄어들게 될 거 같다. 옛날에는 '공부도 때가 있다' '돈 버는 것도 때가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포자기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게 없어지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핑계 댈 것이 없어져서 더 열심히 살게 될 거 같다.
그리고 유능한 사람들이 더 열심히 일해서 부의 총량이 늘어나면, 복지도 더 넉넉해질 거 같다. 가진 자들 입장에서는 편하게 부려 먹을 수 있는 자들이 오래 살수록 더 좋은 거니까, 직원들 재교육비용과 연금비용을 아끼게 될테니까, 회춘시술은 당연히 의료보험에 들어가지 않을까?
회춘시설이 의료보험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회춘시술이 위험하고 부작용이 심할텐데, 그때까지는 부자들이 시험용 모르모트가 되어주고, 수많은 임상실험의 결과 회춘시설이 안전해지게 되면 회춘이 가난한 자들에게도 보편화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렇게까지 되려면 앞으로 오십년은 더 걸리게 되겠지.
기성세대가 포스트를 안 내놓을 거라고 했는데, 내놓지 않고는 못 버틸 거다. 니 말마따나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모든 조직은 인적 쇄신 없이는 버티지 못하니까...
자연스럽게 물갈이와 세대교체가 일어나게 될 것이고, 기성세대 중에서도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하는 자만이 최고의 자리에서 버틸 수 있을 거다.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에서 권위주의 문화가 사라질 거다.
회춘실험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거, 나는 결코 반대다. 요즘 지병으로 고생하고 계시는 우리 아버님을 생각한다면, 결코 회춘실험을 막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버님께서 회춘시술을 받고 회춘하셔서 그 고통스러운 질병에서 벗어나시고, 나와 함께 젊은 몸으로 농구도 같이 하시고, 축구도 같이 하실 수만 있다면, 이 불효자식과 어깨동무하고 맥주도 같이 드실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이 낙원 그 자체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 추천하시면서 제목 얘기 안 하시면 그거 무효입니다. -_-*
내 생각엔 회춘시술을 받을 때마다 엄격한 법적 의무를 부담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군대를 졸병으로 2년 갔다 오라고 한다든가... (나 같으면 군대 2년을 다시 가느니 그냥 늙어 죽고 만다. -_- 명박이 아저씨나 이건희 아저씨도 회춘시술 한번 받으면 무조건 논산훈련소에서 굴러야 하는 거다.)
아니면 장애인이나 극빈자나 아프리카 난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약 3~4년 정도 하게끔 만든다든가... (김태희나 이민정 같은 여자들이 5년에 한번씩 회춘시술 받고나면 그 중에 3~4년은 사회봉사활동으로 썩어야 하는 거다. ^^)
아니면 전 재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라고 한다든가... (그렇게 하면 부자들일수록 회춘을 주저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미국, 독일 할 것 없이 모든 정부의 재정적자가 단숨에 사라지고, 보편적 복지가 실현될 듯. ^^)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 한 회춘의 가능성은 오히려 끔찍한 사회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생각된다. -_-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286/10588286.html?ctg=1601&cloc=joongang|article|headline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