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학기 종강


2010년도 제 2학기 강의를 드디어 다 끝냈다. 이번 학기는 수업 외의 일이 워낙 많아서 강의준비에도 소홀한 편이었고, 10월 하순부터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오늘까지 거의 6주 정도를 완전히 겔겔거리며 보냈다.

그래도 밤샘이 연속되는 와중에서 힘들게나마, 매주 정해진 시간마다 모여든 학생들 앞에서, 법(法)의 추상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들, 우리의 살아가는 문제들, 그리고 생존의 궁극적 문제 등에 관하여 내 나름대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었으며,

그러한 과정이 일정한 마침표를 찍게 될 때마다 스스로 뿌듯한 감동에 빠져드는 것을 어쩔 수 없게 된다. 종강을 한 뒤, 연구실의 모든 전등불을 끄고 촛불만 켜놓은 채 휴식을 취하면서, '난 지금 얼마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하는 등의 생각을 갖게 된다.

체력이 거의 고갈되긴 하였지만, 기말고사 문제를 출제하는 데 일단 전력을 기울여야 하므로, 지금 내게 휴식의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문제출제가 다 끝나면 시험감독을 해야 한다. 물론 시험감독이 끝난 다음엔 무조건 휴식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건강에 진실로 문제가 생길 듯하다.

채점은 체력이 회복된 다음에 해야 한다. 채점을 24일 전에 마치고, 31일 전까지는 논문 한 편을 써야 한다.

그렇게 하면 올 한 해 농사가 다 끝나게 된다. 그리 풍작은 아니지만, 대략 선방은 했다고 자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어쨌든 이번에도 한 학기 강의를 무사히 마치게 된 데 대해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며,

내년에는 체력안배를 잘 하여 매년 되풀이되는 이 후반기 체력고갈현상을 끝맺음해야겠다고, 다짐을 해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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