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선 여사의 별세
2011-09-06 17:51:36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분신자살한 아들의 모습을 봐야 했던 한 여인이 그 아들의 뜻을 이어 반평생을 힘든 투쟁으로 살아가다가 끝내 아들이 있는 하늘나라로 떠나갔다. 그 날, 1970년 11월 13일에 온 몸이 불 탄 채로 헐떡이면서 그 아들은 어머니에게 이러한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한다: "실천하는 사람이 돼야 해요. 엄마가 나를 그렇게 키웠으니 내가 이런 생각을 한 거야. 나는 자기보다 남을 더 사랑하고 도와줘야 한다는 엄마 말을 따라 자라서 그대로 실천했으니까 엄마도 내 부탁을 들어주세요. 엄마가 내 친구들하고 노력해서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노동자들에게 이익을 준다면 많은 아들 딸들과 함께 살게 될 거야." 그 후 그 여인은 노동청에서 거액의 보상금으로 회유하는 것도 마다하고, 모든 시위현장에 앞장서면서 180번이나 검거되고 세 차례에 걸쳐 3년 간의 옥살이를 하는 등 온갖 끔찍하고 험한 꼴을 자청하면서 치열하게 살아갔다. 그렇게 스스로를 불 사르고 싸워가면서, 그녀는 자기가 직접 낳아 길러 자신보다 먼저 간 아들이 죽은 후에도 자기 안에 들어와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려 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지칠 줄 모르고 투쟁하던 그녀도 어느덧 폭풍처럼 고단했던 후반생의 종지부를 찍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도달하였었나 보다.

어쨌든 이로써 우리 현대사도 또 하나의 장을 넘기게 되었다. 고인의 넋이 편안히 잠들 수 있기를 바라는 한편으로, 고인의 뜻이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기사 링크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4789.html

사진출처 : http://img.hani.co.kr/imgdb/resize/2011/0905/00403566401_20110905.JPG





Hans
장남을 그렇게 잃으시고 그 후 40년의 세월동안 이 분께서 짊어지셔야 했던 '삶'이 과연 '삶'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었을까? 대학시절 전태일 평전을 읽고 목놓아 울었던 기억이 다시금 새롭다. 사법시험을 공부하던 동안, 단 하루도 내 책꽂이 한켠의 전태일 평전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지 않은 적이 없었다. 사망소식을 듣고서도 최근에 내 일이 너무 바빠 고인의 빈소에 찾아뵙지도 못했다.

요즘 대세(?)라고 하는 안철수는 이러한 고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과연 부끄럽고 숙연한 감정을 한번이라도 느껴본 적이 있을지? 그리고 희망버스의 김진숙에 대해서는 과연 일말의 연대의식이라도 마음 속에 갖고 있었을지 매우 궁금하다.

아무튼 안철수가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나마 백번 잘한 일이었다는 생각이다.
2011-09-06
23:44:45




Sondergänger
저는 법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하는데, 전태일 열사께서 분신한 1970년대만 해도 근로기준법을 비롯한 대부분의 법률들이 한글로 씌어져 있거나 인쇄돼있지 않아서 일반인들은 읽고 싶어도 읽을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그럼 성문법이라는 게 무슨 필요가 있는지?

아직도 북한의 법률들은 모두 국가 기밀들이어서 당간부만 읽을 수 있다고 하더니, 남한도 얼마전까지는 그와 진짜 유사한 상황이었나 봅니다. 전태일 열사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정말 기도 안 차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를 최고의 대통령으로 추켜세우는 사람들은 대체...

그래도 전태일 열사의 희생 덕분에 오늘날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은 옛날보다 훨씬 나은 환경에서 노동할 수 있게 됐죠. 지금은 오히려 노동자들이야말로 진정한 기득권자들이라죠? 노동자보다 못한 '실업자'라는 계층이 사회적 주목을 더 많이 받을 정도로...

그나저나 위에 Hans라는 분께서는 본인이 전태일 열사를 추모할 정도의 의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대단한 선민의식을 느끼시는 것 같네요.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심지어는 그걸 갖고 안철수까지 디스하시다니... 디게 웃깁니다. ㅎㅎ
2011-09-08
00:02:15




오승석
이소선 여사를 추모하려면 일단은 그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 추모를 해야 하는데 도대체 이 홈페이지 주인장이 이소선 여사를 감히 추모할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네요.

숙대에도 교직원들이라든가 청소용역업체, 경비업체 아줌마, 아저씨 등등 노동자들이 디게 많을텐데 이 홈페이지 주인장이 대학교수로서 기득권을 내놓고 그 노동자들을 위해 한번이라도 싸워본 적이나 있는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없으실텐데.

이소선 여사가 아시면 "대학교수 놈들은 단 한 놈도 내 빈소에 들어오지 마라"라고 외치셨을 듯.

대학교수건 변호사건 뭐건 간에 아무튼 육체노동을 하지 않는 자들, 지식인이라 불리는 모든 자들은 전부 다 인간 쓰레기, 교활한 사기꾼.

그런 자들이 노동계급을 향해서 던지는 값싼 동정의 시선과 속보이는 립서비스도 실천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결국은 지들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서일 뿐.

그런 야망만 충족된다면 언제 그랬냐 싶게 노동자들을 패대기치고도 남을만한 인간들이 소위 지식인이라는 인간들이죠.

그렇듯 썩어빠진 정신을 갖고 있는 지식인들이 하는 말은 단 한마디도 믿을 수 없다는 게 우리 청년 실업자들과 노동자들의 상식이죠.
2011-09-08
11:28:46




오승석
그리고 손님으로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충고 한마디.

주위 사람들이 와서 뭐라고 잘못을 지적하면 최소한 고치는 시늉이라도 좀 하셨으면 좋겠네요.

눈뜬 장님이나 귀머거리 병신도 아니고... 아니면 독해력이 딸리는 거야 뭐야?
2011-09-08
11: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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