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법과대학 졸업식
2017-02-25 22:14:21

어제는 법과대학 전기 학위수여식이 있었다. 지난 4년 이상의 시간 동안 수시로 마주치며 정들었던 학생들이 드디어 졸업하여 학교를 떠나고, 교수들은 이를 축하해주는 자리였다. 좁은 모의법정은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꽉 들어찼다. 졸업생들은 파란색 학위복과 학위모를 쓴 채 나란히 앉아 있다가 차례로 상장과 학위증 등을 받아갔다.

졸업생 중에는 학교 전체수석을 차지한 후 연대 로스쿨에 합격한 학생을 비롯해, 다수의 로스쿨 합격자들이 있었다. 사법시험과 행정고시에 합격한 학생도 있었고, 훌륭한 직장에 취업한 학생도 있었다. 그 외에도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취직이 되어 밝은 표정으로 졸업장을 받아갔다. 그러나 졸업생들 가운데는 아직도 진로가 결정되지 않아 어둡고 씁쓸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학생들도 있었다. 사실은 그런 학생들의 모습이 내 마음에 더 많이 걸렸다.

아래는 이번에 학장으로서 졸업축사를 한 원고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우리 법대 모든 졸업생들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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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대학 졸업식 축사


법과대학 졸업생 여러분! 기나긴 학업의 모든 과정을 마치고 이제 사회로 나아가는 졸업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이제 여러분들께서는, 그동안 거의 골동품처럼 느껴졌던 지식을 학점 때문에 외우고 익혀야만 했던, 그 수많은 의무적 학습의 시간들로부터 해방되셨습니다. 자기와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던, 그 수많은 필수강의를 억지로 들어야 했던 의무로부터도 벗어나셨습니다. 밤 새워 법조문과 판례를 외우셔야 했던, 그 허다한 시간들도 이제는 끝이 났습니다. 수업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강의실로 달려가셔야 했던 시간들, 과제물을 작성하기 위해, 수많은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던 그 모든 시간들은, 이제 여러분들께 다시 오지 않을, 추억의 시간들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러분들께서는, 드넓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거대한 문 앞에 홀로이 서계신 셈입니다. 그동안 물론 도움도 많이 주었지만 간섭도 많이 하셨던, 여러분들의 부모님, 그리고 교수님들께서는 이제 여러분들 곁에서 천천히 물러나실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들께서는 온전히 스스로의 걸음으로 사회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야 할 지점에 서계신 셈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앞으로 맞이하실 사회는 사실 그렇게 낭만적인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지루한 곳도 아닙니다. 사회는 이곳 대학보다 훨씬 더 역동적인 곳입니다. 앞으로 여러분들께서는 학교에서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사람들을 만나시게 될 것입니다. 훨씬 더 재미있고 신기한 일들을 겪게 되실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께서는 지금 설레는 마음보다 불안한 마음을 더 많이 갖고 계실 것입니다. 저 역시 대학을 졸업할 때 그러했습니다. 대학만 졸업하면 나의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거라 생각했던 제 어린 시절의 기대는, 그저 환상에 불과했던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저는 사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제가 목표했던 것들을 대부분 이루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학점은 만족스럽지 못했고, 합격하고자 했던 시험에는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저는 제 자신을 ‘실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좀 더 긴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나 자신을 좀 더 너그럽게 대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집니다. 그때는 정말 모든 것이 헛수고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제가 대학시절 동안 기울였던 그 모든 노력들은, 그 후의 제 삶에 훌륭한 자양분이 돼준 것들이었습니다. 그때 만나고 인연을 나누었던 수많은 친구들과 선후배들은, 그 후의 제 삶에 정말 소중한 인맥이 돼준 사람들이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이 세상은 여러분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손만을 내미는 곳이 아닙니다. 언제나 여러분들을 긍정해주고, 여러분들의 뜻에 동의만 해주는 곳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여러분들에게 언제나 “아니야”라고만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준비만 되어 있다면, 언제나 어긋날 것처럼만 느껴지던 이 세상의 시계바늘과 여러분들의 시계바늘이 언젠가 정확히 일치할 때가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 세상이 여러분들에게 “아니야”라고 말하더라도, 여러분들께서는 결코 낙담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이 세상이 여러분들에게 “아니야”라고 말한다면, 이를 슬퍼하기보다, 여러분들이 잘 하는 것,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것과, 이 세상이 여러분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과연 어디서 만나는지를 찾아보기 위해 애쓰셨으면 합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우리 숙명여자대학교 법과대학의 엄격한 학위과정을 통과하신 분들입니다. 그 정도 어려움을 견뎌낼 정도의 끈기를 계속 유지하실 수만 있다면, 여러분들께서는 모두 이 세상이 “넌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을 “그래 바로 너야”로 바꾸실 수 있는 분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 모두 그러한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생 여러분들 모두 앞으로 펼쳐질 여러분들의 미래에 대해서 좀 더 큰 희망을 가지시기를, 그리고 여러분들 스스로를 좀 더 사랑하시기를 당부 드리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그동안 졸업생 여러분들께서 기울이신 그 수많은 노고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치하를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의 인생행로에 언제나 꿈과 보람이 함께 하길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법과대학 학장 백경일





Tannersax
사기도 이 정도면 초일급 사기로구먼. 듣기 좋은 사탕발림 소리도 정도껏 해라 씨발놈아. 대학졸업하고 십년이 넘도록 취직 안 된 사람들은 그럼 니같이 잠재력이 없고 준비가 안 돼서 이 꼴인 거냐 이 씹새야? 아파도 청춘이다 류의 개소리는 이제 그만 듣고 싶다!
2017-02-28
14:53:13




Brandontah
여러분들의 인생행로에 언제나 꿈과 보람이 함께 하길 기원하겠습니다.
---> 새빨간 거짓말.

감사합니다.
---> 니나 감사해라. 씹.쌔.꺄.
2017-03-07
11:01:04




노나바
당신이 욕을 먹는 이유: 사회의식의 결여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사회가 일자리를 마련해주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사회과학적으로 심도 있는 분석을 해주지는 않고,

그 현상의 이면에 숨어 있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학생들에게 보여주지 않고,

제자들에게 헛된 희망고문을 강요하는

자본주의 기득권 교수의 교활한 눈속임.
2017-03-09
16:10:52




세바스찬
근래 보기 드문 엿같은 졸업 축사네요.

이 글이 갖는 문제점은 취업 못한 졸업생들의 감정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가뜩이나 졸업하면서 취업 못해 불쾌한 감정을 갖고 있는 졸업생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졸업생들을 우롱했다는 거지요.
2017-03-11
16:01:41




세바스찬
위로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공감과 동지의식을 전제로 해야 위로가 되는 겁니다.

졸업축사를 하려면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그냥 졸업을 축하한다는 말만 하면 되지, 취업 못한 졸업생들은 대체 왜 언급하는 겁니까? 왜 그들을 일부러 언급하면서, 시키지도 않은 위로를 한답시고 상처를 후벼 팝니까?
2017-03-11
16:04:42




세바스찬
"이 세상은 여러분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손만을 내미는 곳이 아닙니다"? 이런 말을 들으며 속에서 욕지기가 나올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인 줄 압니까?

자기도 실업자 생활을 해봤거나, 아직도 실업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취업 못한 졸업생들에 대해 공감을 할 만한 능력도 공감을 할 만한 자격도 없어보이는 사람이 이런 싸가지 없는 소리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입니다.
2017-03-11
16:08:04




세바스찬
장기 미취업 백수들의 생활이 얼마나 비참한 줄 압니까? 매일 밤마다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졸 미취업 백수들입니다.

세상에서 버림 받은 것 같아 친구도 하나 없이 몇 년 동안 외토리로 살아가는 것이 장기 미취업 백수들입니다. ‘다 큰 나이에 부모나 등쳐먹는 못난 놈’ 소리를 들어가며 죽어라 취업준비를 하지만, 수백군데에 원서를 내봐도 모두 서류전형 단계에서 외면을 당하는 그 기분을 당신 같은 대학교수라는 작자들이 알기나 압니까?
2017-03-11
16:12:18




세바스찬
당신의 졸업축사가 좆같다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사죄를 해야 할 사람이 위로를 했다는 것. 세월호 참사 이후 닭근혜가 욕을 얻어 쳐먹은 이유와 똑같습니다.

이렇게 좆같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그동안 제자들의 소외와 아픔을 나누기 위한 그 어떤 봉사나 희생도 하지 않았던 인간이, 그 흔한 입사과조차 거부한 채, 시키지도 않은 위로나 쳐해대고 있으니 욕이 나오는 겁니다.
2017-03-11
16:14:30




임종혁
헐... 이렇게 배려심 없는 졸업축사라니.

졸업하고 일자리 못 갖는 청년들이 대체 누구때문에 개고생인데...
2017-03-17
12:2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