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학생들의 빗발치는 요구에 의하여 기말고사 예상문제를 공지하기로 했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 예년에 비해 민법총칙 수강생들의 수업태도가 다소 나쁜 편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을 시험준비기간 동안이라도 더 다그치기 위해서 예상문제의 숫자를 조금 더 늘리기로 하였다. 숙명여대생들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한번 참고해보시라고, 예상문제를 여기에 공개하는 바이다.

[대문제] (아래의 예상문제 가운데서 1문제가 출제됨. 100점)

1. 법인의 재산관계에 관한 case
2. 법인의 불법행위능력에 관한 case
3. 법률행위의 무효에 관한 case
4. 비진의표시에 관한 case
5. 통정허위표시에 관한 case
6.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와 그 취소에 관한 case
7. 하자 있는 의사표시에 관한...
[사례20]

           일류 대기업에 박사급 연구원으로 입사한 20대의 총각박사 R은 같은 사무실에서 행정보조원으로 일하던 J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J에게 어느덧 연정을 느끼게 되었다. J는 아들 하나를 홀로 키우는 이혼녀로서 그녀와의 결혼에 대해서는 R의 홀어머니인 G의 반대가 심하긴 하였으나, J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J 없이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한 R은 고심 끝에 J와의 관계를 계속 진전시켰으며, 결국 1989년 6월 24일에는 J와 혼인을 하는 데 이르렀다. 물론 J에게는 전남편 H(전직 가수, 현재 무직)와 혼인 중에 낳은 아들 L이 있었으나, R은 “당신이 낳은 아이라면, 그리고 당신이 한때 사랑했던 남자의 아이라면, 내 아이와 마찬가지요"라고 ...
주체(主體)가 너무 강하면 이성(理性)이 죽는다. 아니 어쩌면 주체라는 것 자체가 지극히 반이성적(反理性的)인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반이성적인 인간들은 대화나 담론의 과정에서 자기 주체적 입장을 언제나 결정적인 요소로서 부각시킨다. "나의 확신이 이렇고, 나의 말이 이러이러해서 옳으니 너는 따라야 한다"는데, 무조건적으로 그렇다는데, 거기다 대고 더 이상 무슨 말을 더 해줄 수 있다는 말인가? (거기다 대고 무슨 말을 하면, 그 '주체'께서는 눈을 빤히 뜨고 노려보다가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곧바로 자기 주체적 반론을 버럭버럭 내지르게 마련일 것임.)

차라리 '난 단지 나일 뿐'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더 낫다.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오로지 '내가 됨(je suis)' 그 자체일 뿐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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