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무부가 제출한 민법 총칙편 개정안에 대한 단상
2018-11-07 09:35:39

최근 법무부가 그동안의 딱딱하고 난해했던 민법을 '알기 쉬운 민법'으로 만든다는 목표 하에 민법개정안을 만들어 민사법학회에 검토를 의뢰하였다. 그 중에서도 총칙편을 가장 먼저 내놓았는데, 아닌 게 아니라 몇몇 조문을 읽어보니 확실히 예전보다 알기가 쉬워진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법무부의 그러한 의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법조문은 개정작업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더 쉬워지지는 않았으며, 그동안 학계에서 지적한 사항들도 반영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 구체적 내용을 아래에 간단히 적어보기로 한다.

1. 우리나라 민법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의’라는 관형격 조사로 점철이 되어 있다. ‘피성년후견인의 법률행위의 범위’, ‘설립등기 외의 등기의 효력과 등기사항의 공고’, ‘이사의 대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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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법과대학 졸업식
2018-02-25 12:56:32

지난 2월 23일에는 우리 숙명여대 법과대학 졸업식이 있었다. 무사히 학위과정을 마친 우리 숙법의 약 110명 학생들이 학사 졸업장과 상장, 그리고 장미꽃을 손에 들고서 진리관을 떠나갔다. 젊음과 낭만의 태양이 비치던 날을 뒤로 하고, 이제는 미지의 빛이 비치는 또 다른 나날(autres jours, qu’éclaire une lumière inconnue)을 맞이하는 우리 숙법 졸업생들에게 언제나 행운이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박수를 쳐주었다. 아래는 이번 졸업식 축사 전문이다:


법과대학 졸업생 여러분! 기나긴 학사과정을 마치고 이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졸업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어느 바람 세차던 겨울날, 시린 손을 비비며 처음 이곳 숙명여대 교정에 발을 디디셨던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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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홍규, 이슬람 정육점
2017-10-07 04:39:58

손홍규의 2010년작 '이슬람 정육점'을 이제야 읽었다. 줄거리 전개가 느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과 자기 주변인물들의 과거 기억과 상처를 파고들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는 주인공의 잡상으로 얘기가 흘러가는 소설이었다. 예전에 부르디외의 책에서인가, 중세인들은 사건에 무관심했고 오히려 인간과 세계의 본질에 관심이 많았던 반면, 근현대인들은 오로지 긴박감 넘치는 사건에만 열광하며 스포츠, 드라마 등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반전의 묘미만 즐기려 한다는 구절을 읽었던 것이 기억났다. 그러한 점에서 시종일관 사건의 극적 전개에 무관심하고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의 의미만을 천착하는 이 책은, 지독히 반근대적인 느낌을 주는 책이다 싶었다. (일단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부터가 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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