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제도에 관한 단상
2016-06-27 01:26:40

대륙법계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어느 누구도 자기에게 불리한 증거의 제출을 강제당하지 아니한다(Nemo tenetur contra se edere)”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모색적 증명(Ausforschungsbeweis)’ 역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법상 ‘pre-trial discovery’ 같은 제도는 아무래도 우리 법제에서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느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가 구조적으로 편재되어 있는 경우 당사자 지위의 실질적 평등을 실현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사건이나 자동차 급발진으로 인한 사망사건의 경우처럼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하자의 증명이 용이하지 않은 경우, 가해자로 의심되는 회사가 내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관련 자료를 소비자 측에 제출하게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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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는 법학이 기본적으로 실천학문이라는 점에 대해서
2016-05-31 06:21:40

독일의 법률가들은 기본적으로 법학을 실천적 학문(praktische Wissenschaft)이라 생각한다.(각주: 이러한 입장은 이미 19세기 독일 판덱텐법학시대부터 보편적으로 통용되고 있었다. 이에 관해서는 Stahl, Die Philosophie des Rechts, 2. Band, 1833, S. 169 참조.) 일반적인 순수이론을 연역적으로 전개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의 맥락과 계약 또는 법률규정 등 법률요건의 제약 속에서 각 주체가 어떤 의미 있는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인들은 법률가의 실력을 결정하는 것이 법서에 나열된 이론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 즉 그 순수한 법학지식이 얼마나 방대한가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 그 대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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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민법의 행위능력 규정과 우리 민법의 행위능력 규정
2016-05-14 01:24:50

독일민법의 행위능력 규정과 우리 민법의 행위능력 규정은 대체로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일단 행위능력의 개념 자체가 독일민법에서 나온 것이며, 미성년자의 경우 法定代理人이 그 법률행위를 代理할 수 있고, 법정대리인의 同意가 있을 경우 미성년자가 독자적으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독일민법과 우리 민법에 공통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없었을 경우 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과연 효력이 인정되겠는가 하는 점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우리 민법상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지 못한 미성년자의 법률행위는 취소사유 있는 법률행위가 된다. 반면에 독일민법상 미성년자의 법률행위가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지 않았을 경우, 그 법률행위는 본래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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